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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27년 된 강남 대종빌딩 '붕괴위험' 왜 몰랐나?



사회 일반

    준공 27년 된 강남 대종빌딩 '붕괴위험' 왜 몰랐나?

    현행법상 안전진단 의무대상에서 빠져
    13일 0시부터 전면 폐쇄…정밀 안전진단 절차 착수
    강남구 "공공기관 빈 사무실 임시 업무공간으로 지원"
    건물주 113명 동의 필요해 완료까지 상당한 시일 거릴 듯

    12일 오전 서울 삼성동 대종빌딩 내 입주업체 직원들이 짐을 챙겨 붕괴 건물을 나서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11일 오후 신고를 받고 강남구청과 함께 긴급 점검 결과 안전진단 최하 등급인 E등급으로 추정되는 등 붕괴 발생 위험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나 입주자들을 모두 퇴거시켰다고 밝혔다. (사진=황진환 기자)

     

    붕괴 위험이 제기된 서울 강남구 대종빌딩은 1991년 준공 이후 27년이 지난 노후 건물임에도 안전진단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위험 건축물 관리 제도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행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제1종 시설물, 제2종 시설물, 16층 이상 또는 연면적 3만㎡ 이상 건축물에만 안전등급이 매겨진다.

    제1종 시설물은 안전을 위해 특별히 관리할 필요가 있거나 구조상 안전 및 유지관리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대규모 시설물이나 21층 이상 또는 연면적 5만㎡ 이상 건축물이 해당된다.

    제2종 시설물은 제1종 시설물 외에 사회기반시설 등 재난이 발생할 위험이 높거나 재난을 예방하기 위해 계속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는 시설물, 16층 이상 또는 연면적 3만㎡ 이상 건축물이 해당된다.

    그동안 대종빌딩과 같은 15층 이하 건축물을 대상으로 시나 구청이 안전진단을 강제할 수 없어 육안으로 진행되는 형식적인 안전 검사만 이뤄졌다. 지난 3월 강남구의 안전 점검에서 이 건물은 '양호' 수준인 'B' 등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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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지난해 시특법이 개정되면서 재난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15층 이하 건축물을 제3종 시설물로 지정하고 안전진단을 할 수 있게 됐다. 제3종 시설물로 지정되면 구청이 입주자의 건물 사용을 제한하고 퇴거 조치를 할 수 있다.

    강남구는 12일 오전 긴급 합동안전점검 계획을 수립하고 대종빌딩을 제3종 시설물로 지정했다.

    대종빌딩은 13일 0시부터 전면 폐쇄됐다.

    박중섭 강남구청 건축과장은 이날 오전 11시 대종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3일 0시부터 대종빌딩의 출입문을 폐쇄조치했다"며 "현재 건물 안에 들어온 입주자는 1명도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박 과장은 "오전 9시부터 건물주 대표와 응급안전진단을 주도했던 '센구조연구소', 구청 건축관계자가 안전복구진단 관련 회의를 진행 중"이라며 "여러 의견이 있지만 대화를 통해 조속히 응급 복구하고 정밀 안전진단을 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12일 서울 삼성동 대종빌딩 중앙 기둥에 철골 구조물이 드러나고 바닥이 갈라져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11일 오후 신고를 받고 강남구청과 함께 긴급 점검 결과 안전진단 최하 등급인 E등급으로 추정되는 등 붕괴 발생 위험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나 입주자들을 모두 퇴거시켰다고 밝혔다. (사진=황진환 기자)

     

    1991년 남광토건이 준공한 대종빌딩(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1만4799㎡)에는 총 79개 업체가 입주해있다.

    강남구는 정문과 후문, 비상출입구 등 대종빌딩의 모든 출입문을 폐쇄하고 출입자를 통제하고 있다. 전면의 승강기 2대를 이용 중지시키고 후면의 비상용 엘리베이터만 순찰과 점검 등 작업을 위해 운용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도 순찰차와 소방차 등 장비와 인력을 교대 배치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대종빌딩에는 경비, 주차, 청소 등 총 24명의 관리 인력이 상주하고 있지만, 강남구는 안전진단 기간 동안 필수인력만 남기고 최소화할 방침이다.

    또 갑작스럽게 사무실을 비워야하는 임차인들을 위해 삼성2동주민센터와 대치4동주민센터 등 공공기관의 빈 사무실을 임시 업무공간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앞서 대종빌딩은 지난달 말 2층 인테리어 공사 도중 기둥에서 균열이 처음 발견됐다.

    서울시와 강남구가 지난 11일 현장에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2층 중앙기둥 일부가 부서지고 기둥이 설계도와 다르게 시공되는 등 부실시공 의심 정황이 다수 나왔다. 해당 건물은 안전진단 최하 등급인 E등급으로 추정됐다.

    강남구는 13일부터 16일까지 지하 7층~지상 4층 기둥 주변에 버팀지지대를 설치한 뒤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건물 소유주 113명의 동의가 필요해 진단 완료까지는 수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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