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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 약속지킨 철도·도로 연내 착공식…그만큼 절박했다



통일/북한

    남북 정상 약속지킨 철도·도로 연내 착공식…그만큼 절박했다

    남북, 동해선 도로 조사 지연에도 26일 북한 판문역서 착공식 개최 합의
    북미 교착 상태서 주요 남북합의 사항 이행 무산되면 한반도 평화 모텐텀 상실 우려에 연내 착공식 공감대 이룬 듯
    "연내 종선선언에 김정은 위원장 연내 답방까지 물건너 가면서 연내 착공식 더 절실"

    남북 철도 공동조사가 시작된 지난달 30일 경기도 파주 도라산역에서 조명균 통일부장관(앞줄 왼쪽 여섯번째),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네번째) 등이 조사단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남북은 13일 개성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실무회의를 갖고 철도·도로 연결과 현대화를 위한 착공식을 오는 26일 북한 판문역에서 개최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남북이 동해선 도로 조사를 시작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연내 착공식을 강행하기로 한 것은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된 상황에서 남북 협력의 모멘텀이라도 계속 살려나가야 한다는 전략적 선택의 결과로 풀이된다.

    통일부는 "26일 착공식에는 남북에서 각각 100명 정도씩 참석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사항은 남북이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착공식 행사 진행 방식과 고위급 인사 참석 여부 등이 조율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철도·도로 착공식을 11월 말~12월 초에 갖기로 한 당초 합의보다는 늦어졌지만 남북한 정상이 9월 평양회담에서 한 연내 개최 약속은 지켜지게 됐다.

    하지만 착공식이 열리더라도 본격적인 공사에 바로 들어가진 못한다. 대북 제재라는 큰 벽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북측 구간에 대한 현장 조사조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면제 승인을 받고 나서야 지난달 30일부터 겨우 시작될 수 있었다.

    따라서 이번 착공식은 철도·도로 연결에 대한 남북한 당국의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하는 선언적인 의미가 강하다.

    문재인 정부는 철도와 도로 연결 사업에 대해 광활한 대륙으로 가는 통로가 열리면서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출발점이라는 의미를 부여해 왔다.

    착공식을 사실상 경의선이 시작되는 북한 판문역에서 개최하기로 한 것도 이같은 상징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한편으로는 지난 1년간 어렵게 조성된 평화와 화해 무드를 어떻게든 지속시켜 나가야 한다는 절박함도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핵시설 신고와 제재 해제 요구가 맞서면서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위태로운 지경으로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남북이 합의했던 연내 종전선언도 사실상 물건너갔고, 문재인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내 서울 답방도 무산되고 말았다.

    통일외교정책 자문을 해온 한 전문가는 "정부 내에서는 북미간 교착 상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마저 해를 넘기게 될 경우 남북관계의 동력까지 약해질 수 있다고 조바심을 내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이 때문에 착공식은 어떻게든 연내에 진행해야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비록 김정은 위원장 답방과 종전선언은 해를 넘기더라도 남북 간에 굵직한 이정표 하나 정도는 남기고 새해를 맞아야 평화와 번영의 모멘텀을 계속 살려갈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으로서도 핵실험과 ICBM 시험 발사를 중단했음에도 오히려 대북 제재의 압박이 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 교류와 경제협력의 가능성을 폭넓게 열어두는 게 내년 초 대미, 대남 전략을 수립해가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본격적인 공사는 대북 제재 면제 조치를 받아야 하지만 남북교류 협력의 상징성을 가진 착공식은 진행하자는 데 남북이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정부는 북한에 대해 합의 사항 이행 의지를 보여주는 효과가 있고, 북한도 대미 협상이 안풀리는 상황에서 남북 연결고리까지 약화되면 운신의 폭이 좁아지기 때문에 착공식 형태로라도 마무리를 짓고 가는 게 좋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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