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철도공동조사단이 동해선 철도 북측 구간에 대한 공동조사를 17일 마무리한 가운데 함경남도 단천역 역사사령실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사진=통일부)
남북이 경의선에 이어 동해선 철도 북측 구간에 대한 공동조사도 마무리 지었다.
동해선 철도 공동조사에 참여한 우리측 조사단 28명은 열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17일 오후 1시 51분쯤 강원도 고성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귀환했다.
우리측 공동단장 임종일 국토교통부 철도건설과장은 취재진과 만나 "북한의 철도 상태는 경의선과 거의 비슷하다"며 "현재 궤도나 교량, 터널 그리고 시스템 등 분야별로 중점적으로 보고 왔다"고 말했다.
임 단장은 "동해선은 끝이 북한과 러시아의 친선다리, 국경다리까지 저희가 갔는데, 아무도 가보지 못했을 것 같다"며 "저희 28명이 모두 빠짐없이 국경다리까지 조사를 끝마쳤다는 것은 저를 비롯해 다들 감동이 컸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또다른 공동단장 박상돈 남북회담본부 회담2과장은 "남북공동조사단이 두만강 다리에 올랐다"며 "수많은 사람들이 남북을 오가고 대륙을 향한 한반도 철도의 꿈을 꾸리라 생각한다. 이런 이야기를 북측과 같이 나누면서 철도 연결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조사에 참여한 우리측 인원들은 추운 날씨 탓에 대부분 두꺼운 패딩을 입고 있었다. 대부분 피곤한 표정이었지만, 두만강을 처음 목격한 소감에 대해 "감동적이었다"거나 "가슴이 뭉클했다"며 감격을 표했다.
이번 동해선 조사는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모두 10일 동안 진행됐다.
우리측 조사단은 북측 관계자들과 함께 금강산역에서 안변역 구간은 버스를 통해, 안변역에서 두만강까지의 약 800km구간은 열차를 통해 점검했다.
철로 수준은 대체로 지난 경의선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변에서 두만강까지의 구간은 정기적으로 운행되고 있으며, 북측이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있었다. 철도는 약 시속 30㎞ 속도로 운행됐다.
다만, 금강산 인근의 노후화는 심각한 상태로 확인됐다. 임 단장은 "금강산선은 지난 97년에 궤도 공사를 한 번 했던 선이다. 벌써 20년이 지나다보니까 교량이나 터널 등 10km 정도는 굉장히 노후화돼 있다"며 "기술자들 이야기로는 현재 열차가 다니지 못하고 있고, 일부 구간에서 필요할 때 다닐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남북철도공동조사단이 동해선 철도 북측 구간에 대한 공동조사를 17일 마무리한 가운데 함경북도 두만강역 대차교환시설을 둘러보는 모습 (사진=통일부)
남북은 지난 경의선 철도공동조사에 이용한 남북 연결열차를 이번 점검에도 활용했다. 우리측 열차가 동해선 북측 구간을 운행한 것은 이번이 분단 이후 처음이다.
조사에 투입된 우리 열차는 유조차와 발전차, 침대차 등 모두 6량으로, 조사단 귀환보다 하루 늦은 18일 오전 10시쯤 경의선을 통해 돌아올 예정이다.
남북은 우리측 6량과 북측의 기관차 등 5량의 차량을 묶어 함께 이동했고, 조사한 부분들을 수시로 협의하고 상의했다. 식당칸에서는 남북이 번갈아 끼니를 해결했다.
연결된 우리 열차 6량은 오는 18일 경의선을 통해 귀환할 예정이다. 우리측 열차가 이번 경의선·동해선 조사를 통해 북측 구간을 운행한 거리는 2600km에 달한다.
임 단장은 "열차로만 이용을 하니까 한정된 공간에서 타고 내리고 조사하는 등 어떻게 보면 굉장히 단순하고 지루함도 있을 수 있는데, 북측의 참석한 분들이 배려심도 있었고, 우리가 어려움이 있을 것 같으면 사전에 이야기를 해주고 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관계 기관과 심층 분석을 통해 북측과의 추가 현지 공동 조사, 기본계획 수립 등을 준비할 방침이다.
또 오는 26일에는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남북공동행사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