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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반관반민 1.5트랙 동원한 계산적 美 비난



통일/북한

    北, 반관반민 1.5트랙 동원한 계산적 美 비난

    北, 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 명의 담화
    美국무장관 거론하며 "악랄한 대조선 적대행위 격분" 비난
    일련의 제재 조치 지적 "비핵화 영원히 막힐수도" 경고
    외양상 중립적 '미국연구소' 실장 담화로 수위 조절
    "불편한 심기 드러내면서도 北 공식입장 아님을 강조"
    트럼프 비난도 없어…북미대화 앞두고 계산적 담화

     

    북한이 관영 매체를 통해 작심하고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지만, 비난 수준이나 성명 발표 주체의 급으로 미뤄볼 때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상당한 고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

    ◇北, 제재 강화 흐름에 "비핵화 영원히 막힐 수도" 경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미국의 악랄한 대조선 적대행위들이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는데 대해 나는 아연함과 격분을 금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담화는 "싱가포르 조미(북미)수뇌회담 이후 지난 6개월동안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국의 고위정객들은 매일과 같이 우리를 악의에 차서 헐뜯었다"고 비판했다.

    담화에서 북한은 미국 정부의 선박 간 불법 환적 거래나 자금세척, 사이버 공격 등에 대한 일련의 제재에 대해 "반공화국 제재 조치"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특히,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등 북한 정권 실세 3인방에게 인권유린 책임을 물어 제재를 가한 것에 "있지도 않은 '인권문제'까지 거들면서 주권국가인 우리 공화국정부의 책임간부들을 저들의 단독제재 대상 명단에 추가하는 도발적망동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맹비난했다.

    자신들은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오히려 제재가 강화되는 국면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담화는 "제재압박과 인권 소동의 도수를 전례없이 높이는것으로 우리가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수 있다고 타산하였다면 그 보다 더 큰 오산은 없다"며 "오히려 조선반도비핵화로 향하는 길이 영원히 막히는 것과 같은 그 누구도 원치 않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북한의 담화는 협상 파트너였던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까지 거론했다는 점에서 가볍게 보기 힘들다.

    그간 네 차례나 북한을 찾았고, 김정은 위원장과도 면담을 가지는 등 북미 협상의 핵심인물인 폼페이오 장관마저 악의에 차서 자신들을 헐뜯고 있다는 비난이기 때문이다.

    ◇ 北당국 공식입장 아닌 1.5트랙급 담화

    다만, 담화를 발표한 주체를 볼 때 판을 깨려는 의도보다는 내년 초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기싸움의 일환으로 보인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외무성 미국연구소는 반관반민의 1.5트랙 성격"이라며 "이번 담화는 북한의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정부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지는 않는다는 것으로 '할 말은 하겠지만 판은 깨지 않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라고 말했다.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공식 담화가 아니라 외무성의 미국연구소라는 외양상 중립적으로 보이는 연구기관의 담화고, 그것도 소장이 아닌 정책연구실장의 명의를 빌리는 등 수위 조절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분석이다.

    또 담화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은 전무하고, 오히려 칭찬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담화는 "현 조미(북미)관계는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성실히 이행해 나가려는 수뇌분들의 확고한 의지에 따라 나아가고 있다"거나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조미관계 개선의지를 피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협상 실무를 맡고 있는 미 국무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달리 신뢰 조성에 역행하는 행동을 늘어놓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북한의 이번 담화는 내년 초 정상회담을 앞두고 자신들의 입장을 정확히 표출하면서 미국 일각의 불편한 행동들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깔린 계산적 행동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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