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이동직 기자 (임미현 앵커 대행)
■ 코너 : 홍영선 기자의 <쏘왓(so what)="">
◇ 이동직> 화요일 코너 <홍기자의 쏘왓="">입니다. 내 경제 생활에 도움이 되는 뉴스 알아보는 시간이죠? 홍영선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소식 가져왔나요?
◆ 홍영선> 내년 1월 1일부터 항공 마일리지가 없어진다고 해서 많은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 이동직> 급기야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서 항공사 마일리지 운영실태를 들여다보기로 했죠?
◆ 홍영선> 네 그래서 오늘은 항공 마일리지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보고요. 조금이라도 마일리지를 똑똑하게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이동직> 마일리지 라는게 서비스나 상품의 이용 실적에 따라 보너스 점수를 주는 거잖아요. 항공사들은 비행거리를 나타내는 마일리지로 적립해주는 건데, 이게 내년 새해부터 다 없어지는건가요?
◆ 홍영선> 전체 마일리지가 다 없어지는 건 아니고요. 2008년 이전에 적립된 마일리지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더 정확히 대한항공은 2008년 7월, 아시아나는 2008년 10월 이전에 쌓은 마일리지는 유효기간이 없습니다. 이 시점 이후에 적립된 마일리지가 순차적으로 소멸되는 겁니다.
◇ 이동직> 왜 그런거죠?
◆ 홍영선> 마일리지 유효기간 때문인데요. 원래는 마일리지에 유효기간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2008년에 항공사들이 당시 유효기간을 정하기로 발표했죠. 당시에는 유효기간이 5년이었는데요.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2010년 공정거래위원회와 논의 후 5년을 추가해서 유효기간을 10년으로 정했습니다. 그래서 내년이 처음으로 마일리지가 소멸되는 해가 된 거죠.
◇ 이동직> 아니 왜 유효기간이 없었다가 생긴거죠?
◆ 홍영선> 국제회계기준의 도입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10년에 도입된 회계기준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마일리지를 쓰지 않으면 항공사들에게는 부채로 잡히게 됩니다. 항공사로선 계속 부채 부담을 안을 수 없으니까 유효기간을 정한거죠.
◇ 이동직> 현재 국내 항공사에 쌓인 마일리지는 얼마나 되고 내년에 사라지는 건 얼마나 될까요?
◆ 홍영선> 항공사들은 영업 비밀이라고 마일리지 현황을 밝히고 있지 않은데요. 각 항공사들의 재무제표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는 총 2조 7천억원 가량 되고요. 내년에 사라지는 마일리지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 이동직> 유효기간이 도입된 마일리지, 이건 뭐 쏘왓(So what)? 이라고 물을 것도 없이 해외 여행 다니고 마일리지 적립하신 분들이라면 바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겠어요.
◆ 홍영선> 그렇습니다. 차곡차곡 적립했던 마일리지를 써보지도 못하고 내년이 되면 그냥 사라지게 내버려둘 수 밖에 없는 분들 있으실 텐데요. 줬다가 쓰지도 못하게 해놓고 일방적으로 뺏는 거 아니냐는 불만이 컸습니다.
승객 최모(45)씨의 말 들어보시죠."그동안 마일리지가 쌓였던 거 이용하려고 보니까 도대체 티켓 예약이 안되더라고요. 1만 마일이 남아있는데 그 중에 6000마일이 소멸된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마일리지를 쓸 수 있는 사용처를 보니까, 우리가 돈 주고 사는 거에 비해서 터무니 없이 비싸더라고요. 국내선 티켓이라도 사보려고 6개월 전에 말했는데도 자리가 없다고 하고요.우리나라 마일리지 자체가 어찌 보면 또 다른 형태의 '갑질' 같아요. 선택의 여지가 없이 하다보니까 말이죠"◇이동직> 저도 그렇고 제 주위분들도 불만이 자자합니다. 이게 마일리지에 대한 불만의 핵심일 거고요. 쓸 곳이 없다는 것!
◆ 홍영선> 시민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조사해봤더니 마일리지로 가장 많이 쓰는 것은 항공권 구입과 좌석 업그레이드였는데요. 이게 정말 하늘의 별따기잖아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마일리지로 살 수 있는 좌석은 3~5% 수준으로 제한돼 있으니까요.
이 마저도 최근에 마일리지 소멸 시점이 되자, 국토교통부가 앞으로 극성수기에도 좌석의 5% 이상 마일리지용으로 배정하라고 해서 나온 거고요. 근데 이게 3% 배정했는지 1% 배정했는지 아무도 모르고요. 항공사들은 무조건 '영업 비밀'이라고 공개하지 않으니까요. 이것도 승객들로선 화가 나는 부분이죠. 이게 애초에 쓸 수 없게 한 건지, 진짜 좌석이 꽉 찬건지 알 길이 없으니까요.
2015년 국회에서 강동원 전 의원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 및 사용 현황 등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법안을 냈지만, 논의 과정에서 외국 항공사들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며 결국 무산된 적도 있었습니다.
◇ 이동직> 국회까지 나섰지만 마일리지 현황과 사용 현황을 알 수가 없었다고 하니 대단하네요. 항공사들의 입김.
근데 항공권도 살 수 없고 좌석 업그레이드도 안 되면, 다른 곳에라도 쓸 수 있게 해줘야 하지 않나요. 그것도 아니고 참 너무한 거 아닌가요. 해외 항공사들은 어떤가요?
◆ 홍영선> 외국 항공사들의 제휴사와 소진처 현황 등을 살펴봤는데요. 외국 항공사의 마일리지 소진처는 매우 다양했습니다. 온오프라인 면세점은 물론이고 호텔, 가전제품, 여행, 패션 등 세계 어디서든 적립된 항공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었고요. 제휴 회사만 해도 수백 개가 넘습니다.
또 미국 델타항공이나 프랑스의 에어프랑스 같은 경우는 마일리지 양도도 가능하고, 쓸 수 없는 사람들은 기부를 할 수도 있게 했습니다.
◇ 이동직> 우리 항공사들은 사용처가 제한적인데, 참 비교되는군요. 그마저도 계열사나 자회사들이어서 일감 몰아주기 지적도 나오는데 말이죠?
◆ 홍영선> 네 대한항공의 경우 렌터카, 계열사의 국내외 호텔, 로고 상품 등을 구매하는데 쓸 수 있고요. 아시아나의 경우도 비슷한데, 최근 이마트 이용이나 영화관 관람 등을 할 수 있게 해줬죠. 그런데 여기서도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발합니다. 비싸기 때문이죠.
통상 항공사 1마일리지는 약 20원이에요. 근데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치킨 한마리 상품권을 구입하면 2400마일리지를 공제합니다. 현금으로 따지면 4만 8000원이죠. 치킨 한 마리 5만원 넘는 돈으로 사 먹겠냐는 겁니다.
◇ 이동직> 그런데 마일리지 없는 사람들에겐 이 얘기 와닿지 않을 수도 있어요. 쏘왓?!
◆ 홍영선> 이 얘기 들으시면 분개할 수는 있을 겁니다. 승객들이 마일리지를 쓰지 않았는데 그냥 유효기간이 만료되서 사라지면, 이게 고스란히 항공사 자산이 되는 겁니다. 카드사 포인트도 현금화해주는 때인데, 항공사 마일리지는 쓰지도 못하게 만들어놓고 못썼더니 항공사 재산이 된다니 말이 안된다는거죠. 그렇기 때문에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이고요.
박홍수 소비자주권시민회의 문화소비자센터 팀장입니다."마일리지를 쓰기 전에는 부채이기 때문에 액수 전체에 대해 공개를 안하고 임의대로 할 수 있지만, 소멸되면 그냥 사라지는 게 아니라 항공사 이익으로 잡힙니다. 소비자 재산을 소멸하고 자기 재산으로 만들어버리는 거죠. 이 부분을 공개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특히 외국항공사와 달리 양도도 불가능한데, 어떠한 장치도 없이 소멸시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가처분 신청을 한 거고요. 1월에는 소송을 제기하고 공정위에 불공정약관 심사도 청구할 겁니다"◇ 이동직> 자, 정말 올 해 얼마 안남았는데요. 그래도 이 마일리지 어떻게 하면 좀 똑똑하게 쓸 수 있을까요.
◆ 홍영선> 우선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각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꼭 확인하시고요.
아무래도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사는 게 가장 효율적이니까 올해가 가기 전에 미리 항공권을 사거나 좌석 업그레이드 하는 게 좋겠죠. 만약에 마일리지로만 항공권을 사기에 모자란다면, 포인트 교환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캐시백포인트 등을 항공사 마일리지로 전환할 수 있는데요. 22포인트당 1마일리지가 되니까 포인트를 마일리지로 몰아줘 항공권을 구매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 이동직> 캐시백포인트가 마일리지로 된다고요?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마일리지 사용처도 적고 항공권 구매도 하늘의 별따긴데 반대로 마일리지가 포인트로 전환되거나 현금화 해도 좋을텐데 그건 안된다는거죠?
◆ 홍영선> 네 카드사 포인트처럼 현금화하는게 제일일테고 사용처가 더 많아지면 참 좋겠지만 아직은 요원해 보입니다. 공정위가 항공사 마일리지의 부당한 점을 들여다본다곤 하지만, 한 두 번 본게 아니기 때문에 과연 이번엔 제대로 마일리지 현황을 공개하고 소비자들에게 유익하게 사용처를 확대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이동직>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경제부 홍영선 기자였습니다.
홍기자의>쏘왓(so>임미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