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불법음란물 유포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한국미래기술 회장 양진호씨가 부인과의 외도를 의심한 대학교수를 폭행한 주범자를 친동생 양진서씨에게 덮어씌우는 대가로 3억원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과정에서 "형과 함께 폭행했다"는 진술을 뒤집기 위해 양씨는 동생마저 매수했고, 그 비용은 당초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합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뉴스타파·프레시안·셜록 공동취재팀의 보도에 따르면 양씨는 자신의 부인과 외도했다고 의심한 대학교수 A씨를 폭행한 장본인을 동생으로 지목한데 이어 주변인까지 거짓 진술하도록 교사한 정황이 폭로됐다.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양씨는 2013년 12월 2일 A교수를 사무실로 불러 동생 등과 함께 2시간여 간 집단 폭행했다. 당시 폭행 가담자는 양씨와 동생, 양씨의 웹하드업체 직원 등 모두 5명이었다.
(노컷뉴스 관련기사 : 양진호 폭행 피해교수 "검찰 수사 제대로 안 된 것 같다 / "양진호, 마약 먹고 부인 폭행 코뼈 골절, 부인에게도 마약 강요")
폭행을 당한 A교수는 당시 충격으로 바로 신고하지 못했지만, 2017년 6월 양씨 등을 공동상해, 공동감금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처벌을 받은 사람은 양씨의 동생 한 명 뿐이었다.
뉴스타파 등은 A교수 폭행에 가담했던 직원 등의 진술을 토대로 양씨가 "폭행은 모두 동생이 한 것"으로 사주하고, 다른 직원들에게도 이같이 위증할 것을 교사했다고 폭로했다.
양씨의 각본대로 수사과정에서 이같은 거짓 진술이 이어지자 검찰은 올해 2월 양진서씨만 상해 혐의로 기소했고, 법원은 징역 4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A 교수는 양씨는 물론 다른 직원들이 폭행에 가담했다는 내용을 담아 서울고검에 항고했다. 이 과정에서 양진서씨는 고검에 "형과 여러 직원들이 폭행에 가담했다"고 실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을 재검토한 고검은 지난 4월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재기수사를 명령했다.
갑작스런 동생의 돌변에 당황한 양씨는 그의 의중을 파악한 끝에 검찰에 거짓 진술을 하는 대가로 3억원을 제시했다.
양씨의 주변인 진술에 따라 양진서씨는 당시 형에게 10억원 이상 요구했으나 3억원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진서씨는 결국 "격분한 감정으로 고검에 진술서를 냈고, A교수를 폭행한 사람은 자신 뿐"이라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했다.
그러나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재수사를 통해 이번 폭행에 가담한 양씨의 회사 직원들 모두를 일괄 기소했다.
양씨는 현재 정보통신망법, 성폭력처벌법 위반, 상습폭행, 강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