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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김용균이다"…'위험의 외주화' 노동자 증언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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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김용균이다"…'위험의 외주화' 노동자 증언 잇따라

    고 김용균 씨 아버지 "꽃다운 청춘들이 더는 죽지 않도록 진상규명 해달라"

    20일 오전 충남 태안보건의료원 상례원 앞에서 열린 '위험의 외주화에 노출된 충남지역 노동자 현장증언 기자회견'에서 故 김용균의 아버지 김해기 씨가 기자회견을 마치고 눈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현대제철에서도 2년 전 고 김용균 노동자처럼 컨베이어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에도 혼자서 작업했다. 2인 1조로 누군가가 옆에 있어 기계를 정지했거나 끌어당겼다면 죽지 않았을 것이다."

    충남 태안화력에서 발생한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의 사망사고 이후 위험의 외주화와 현장의 위험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하나 같이 현장 시설 개선 등 안전관리를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용균 씨 아버지는 증언 현장에 나와 "꽃다운 청춘들이 더는 죽지 않도록 진상규명에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현대제철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는 한 노동자는 20일 김용균 씨 빈소가 마련된 태안의료원 상례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나와 "수많은 하청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지만, 시설 개선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위험의 외주화와 현장의 위험성은 바로 이 위험한 곳에서 일하는 현장 노동자들이 가장 잘 안다"며 "아무리 시설 개선을 요구해도 바뀌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금도 제철 현장은 365일, 24시간 돌아가지만, 혼자서 작업하는 곳이 태반이고 그들의 안전을 지켜줄 인원 충원과 시설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많은 사고와 죽음에도 원청에 강력한 처벌이 내려진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위험한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건의가 반영되지 않는다면 사고는 예방할 수 없다"고도 했다.

    충남 태안화력에서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진 고 김용균 씨의 아버지가 20일 태안의료원 상례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나와 발언하고 있다. (사진=고형석 기자)

     

    그는 "제2의 김용균이 나오지 않으려면 안전에 대한 책임은 원청과 하청이 함께 져야 한다"며 "더 나아가서는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이 와야만 계속되는 죽음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에서 인터넷 기사로 일한다는 또 다른 노동자는 "안전 장구를 차고 전봇대에 올라가도 위험하지만, 우리는 그런 곳에서 일하고 있다"며 "옥상이나 난간에 올라가기도 하면서 떨어져 다치거나 죽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높은 전봇대를 타고 난간에 매달리는 등 위험한 곳에서 일하고 있지만, 우리 역시 혼자서 일하고 있다"며 "위험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없다"고 증언했다.

    이어 "전봇대에 올라갔다가 다쳐도 하청 노동자라는 이유로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고 내 돈으로 치료받아야 했다"고도 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나온 김용균 씨 아버지는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지금도 위험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꽃다운 청춘들이 많다"며 "앞으로 우리 용균이 처럼 억울한 죽음이 더는 없도록 잘못돼 가고 있는 라인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단이 현장에 들어가려는 데도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있다"며 "아들이 억울함을 풀 수 있도록 진상규명에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하며 흐느끼기도 했다.

    김용균 씨 동료는 "발전소에서 중대재해로 숨진 노동자 중 97%가 하청에 소속돼 있다는 사실은 김용균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실상의 살인자가 서부발전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며 "노동자의 생명에 대한 존중보다 사업주의 이윤 보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부와 국회의원들 역시 이 사고의 공범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원청의 책임회피와 무한 이윤추구가 언제든 우리를 김용균 노동자처럼 죽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 등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이번 김용균 씨 죽음의 원청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또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과 기업살인법 제정을 촉구했다.

    죽음의 외주화를 중단할 것과 직접고용 보장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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