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내년부터 국내 제조업이 하강국면에 들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일 발표한 '2019년 산업 전망'을 통해 2015년부터 4년간 증가한 국내 제조업 영업이익이 내년부터 감소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반도체, 석유화학 등 국내 주요 12개 산업의 내년도 합산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2.0% 감소해 다소 부진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합산 영업이익은 2016년 102조4000억원, 지난해 131조6000억원, 올해 139조1000억원에 이어 내년도 136조3000억원으로 추산했다.
다만 비중이 큰 반도체와 석유화학을 제외하는 경우, 합산 영업이익은 6.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산업을 제외한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해 63조4000억원, 올해 53조6000억원에서 내년도 57조3000억원으로 내다봤다.
디스플레이는 수익성을 회복하고, 정유, 발전, 디스플레이, 자동차, 자동차부품, 조선 등 산업은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게 연구소의 분석이다.
전체 제조업 영업이익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10대 산업으로 범위를 좁히면 합산 영업이익은 내년도에 2.7%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소 이주완 연구위원은 "국내 제조업의 가동률은 2011년을 고점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이 기간 생산능력도 크게 확대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생산 자체가 상당히 부진한 상황"이라며 "지난 2년간 반도체와 유가 등 가격효과로 이익이 증가했으나 이제 더 이상 가격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경쟁력 약화에 따른 중국의 추월이 우리 산업의 위험요소로 지적됐다. 연구소에 따르면 주력 수출품 중 디스플레이와 휴대폰 시장에서는 이미 중국에 추월당했고, 반도체의 경우 5년 후면 중국과의 격차가 크게 좁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연구위원은 "앞으로 완만한 하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침체기에 진입한 것은 맞지만, 위기를 거론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위기론 확산을 경계했다.
국내 설비투자와 수출은 내년도에 올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연구소는 전망했다.
반도체 등 설비투자 상위 10개 산업의 내년도 국내 설비투자는 내년도에 2.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5G 상용화를 진행 중인 통신(17.3%)을 비롯해 디스플레이(15.2%)·정유(5.0%) 산업에서 설비투자가 늘고, 반도체(-5.0%)와 철강(-2.0%) 산업에서는 감소할 것으로 연구소는 예상했다.
국내 수출 상위 9개 산업의 내년도 수출도 올해보다 3.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별로는 정유(12.0%)·석유화학(9.8%)·반도체(3.1%)·조선(0.0%) 쪽에서 증가·보합이, 휴대폰(-8.5%)·디스플레이(-5.9%)·철강(-3.0%)·자동차(-2.5%)·자동차부품(-1.0%) 분야에서는 감소가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