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구 아파트 공사현장 인근 도로가 일부 갈라지고 내려앉아 일대 교통이 전면 통제됐다.
20일 오전 1시께 부산 영도구 동삼동 A 아파트 신축 현장 인근 산복도로에 땅이 갈라졌다는 행인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과 경찰은 도로 길이 40m 구간에서 폭 3㎝ 정도 균열과 침하 현상, 상수도 배관에서 물이 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아파트 시공사인 아이에서 동서와 영도구청 측 의견에 따라 도로를 부분 통제하고 차량을 통행시켰지만,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 측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해 침하한 도로 전체를 통제했다.
오전 4시 50분부터 동삼동 외나무약국에서 덕수탕까지 500m 구간 양방향이 전면 통제돼 시내버스와 차들이 우회했다.
영도구는 상수도사업본부와 아이에서 동서 측과 함께 굴착기로 균열이 난 도로를 파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아파트 공사로 인해 지반이 흔들렸거나 상수도 누수로 인한 균열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계측기로 지반 기울기를 측정해 추가 균열 가능성도 파악하고 있다.
균열이 발생한 도로는 1천200가구가 들어서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공사장 바로 옆이다.
올해 초 착공을 시작했으며 현재 일부 구간 터파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도로 균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20일 전부터 미세한 균열이 있었고 주민 민원이 계속되자 구가 아이에서 시공사에 요청해 지난 18일 도로포장 공사를 했다.
이틀 전 포장한 도로에서 큰 균열이 생긴 것을 두고 주민들은 균열 원인도 파악하지 않은 채 진행된 땜질식 공사를 해 화를 키웠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해당 지점을 지나는 버스 운수회사 직원 이모(45)씨는 "균열이 있었을 때 원인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땜질 포장 공사를 해 화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며 "1차 균열이 있을 때 철저히 조사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영도구로 균열 민원이 최초로 접수된 것은 지난달 30일이다.
구는 이달 초 전문가와 함께 원인을 파악에 나섰지만, 균열을 메우거나 재포장을 하는 임시 처방밖에 내리지 못했다.
구 관계자는 "미세한 균열이 발생한 틈에 빗물이 들어가면 추가 균열이 우려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포장 공사를 했다"며 "정밀조사를 하려던 시기에 큰 균열이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구는 내일 오전 5시까지 도로 복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영도구에서는 지난 6월에도 집중호우로 흰여울마을 신축공사장 옹벽이 무너져 인근 도로 일부가 침하했다.
사고 여파로 절영로가 2달 가까이 통제돼 시민과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