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업계 2위로 꼽히는 대형업체 업비트가 주문을 허위로 만들어 거래량을 부풀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지자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추락하는 가상화폐 가격에 이어 대형업체까지 사기 혐의로 피소되면서, 업계는 이미지 추락은 물론 제도권으로 진입하는 게 사실상 힘든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18일 사기 등의 혐의로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의 전 대표이사 송모(39)씨 등 3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회원들의 거래 체결량과 주문 제출량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거래가 성황을 이루는 것처럼 전산시스템을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2017년 9월부터 11월까지 업비트를 운영하며 임의로 회원 계정을 만들고 1221억원 상당의 실물 자산이 예치된 것처럼 전산을 조작한 혐의다. 또 같은 해 10월부터 두달 동안 거래소에 투자자가 많은 것처럼 꾸미기 위해 254조원 상당의 허위 주문을 제출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에 대해 업비트 측은 "서비스 준비 및 오픈 초기였던 2017년 9월 24일부터 12월 31일 사이(서비스 오픈은 10월 24일) 약 3개월 간 있었던 일부 거래에 관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 현재 업비트 내 거래와는 무관하다"며 "회사는 검찰 발표와 같은 취지의 가장매매(자전거래), 허수주문(유동성공급) 또는 사기적 거래를 한 사실이 없으며 보유하고 있지 않은 가상화폐를 거래하거나 이 과정에서 회사 및 임직원이 이익을 취한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업비트는 현재 거래량 기준으로 업계 2위 업체인데다가 시중은행으로부터 가상계좌를 부여 받은 국내 거래소 4곳 가운데 하나다. 동종업계 경쟁자인 빗썸과 코인원, 코빗 등보다 한참 뒤에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거래량과 이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빗썸을 꺾고 국내 1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업비트의 거래량이 단기간에 폭증한 배경을 놓고 여러가지 의혹이 나온 바 있다.
한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는 "업계 2위 업체가 허위 주문 등 사기 혐의로 피소된 것에 대해 너무 놀랐다"면서 "제도권 진입을 하기 위해서 거래소 내부 통제 프로세스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러한 일들 때문에 전체 업계가 안 좋은 시선으로 비춰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업비트 관계자는 "오픈 초기에 약 2개월 간 마케팅 목적으로 일부 자전거래(가장매매)를 했지만 시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당시 총 거래량의 약 3%에 해당한다"면서 "회사는 오픈 이래 현재까지 고객에게 출금해 주어야 하는 현금과 가상화폐를 안전하게 분리 보관하고 있다. 고객이 출금을 요청할 경우 언제든지 그 요청에 응해 출금해 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1년 전인 거래소 오픈 초기에 발생한 일부 거래에 관한 것일 뿐 현재의 업비트 거래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