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방송된 '2018 KBS 연예대상'에서 방송인 김숙이 유일한 여성 대상 후보로 이름을 올린 이영자 지지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연예대상' 캡처)
지난 22일 열린 '2018 KBS 연예대상'은 2002년 개최 이래 처음으로 여성 대상 수상자를 탄생시키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데뷔 27년 만에 대상을 품에 안은 이영자의 진솔한 수상소감은 많은 시청자의 마음마저 울렸다.
'2018 KBS 연예대상'은 대상 수상자 이영자 외에도 40명이 넘는 사람과 프로그램이 각자의 능력과 공로를 인정받아 상을 받았다. 수상소감 역시 수상자들의 개성만큼이나 다채로웠다. 이날 등장한 인상적인 순간을 모아보았다.
"그리고 제가 팬이 4명 있는데 연서, 정은이, 주은이, 아름이 4명 너네가 나 좋아해 줘서 나도 너네가 좋아."
_ 코미디 부문 남자 신인상 수상자 이승환"카메라 팀들, 정말 타히티의 강한 태양 때문에 화상을 입었을 정도로 정말 힘들게 촬영했는데 한 번도 카메라를 놓지 않는 그분들의 모습에서 정말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웠습니다. 다큐멘터리의 정신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끊임없는 인내심을 가지고 만드는 다큐멘터리어 정신으로 살고 또 연기하겠습니다."
_ 버라이어티 부문 신인상 수상자 이하늬"마지막으로 저와 같이 싱글대디 싱글맘으로 아이를 잘 키우면서 살림하는 남자들, 요즘엔 또 남자분들이 살림도 잘해야 되거든요? 저희 방송 프로그램처럼! 아이 잘 키우시는 분들한테 조금이나마 희망이 됐으면 좋겠고, 이 자리 KBS 연예대상엔 없지만, 상을 받지 못한 분들도 한 해 동안 2018년 동안 KBS 연예대상의 공로자고, 정말 상을 받아도 아깝지 않은 분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에게도 격려 말씀드리고, 나중에 버티다 보면, 열심히 하다 보면 저와 같이 이런 자리에서 상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전 굳게 믿고 있습니다."
_ 버라이어티 부문 우수상 수상자 김승현"제가 2018년도에 진짜 힘들었거든요. 이렇게 너무 상 주셔서 감사드리고 제가 이렇게 공영방송에서 인정받는 상을 받는 것 같아서 정말 출세했다는 생각이 좀 들고요. 저와 비슷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여자 후배 개그우먼들, 변변치 않은 유행어 없이 악착같이 여기까지 올라왔습니다. 저를 보고 힘내시고 개그콘서트 무대 위에서 여러분께 기분 좋고 행복한 웃음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_ 코미디 부문 우수상 수상자 박소라
팽현숙은 이날 '연예대상' 시상식을 34년 만에 처음 해 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남편 최양락이 계속 수상소감을 끊으려고 방해해도 끝까지 이어나가 '꿈을 잃지 말라'는 말을 시청자들에게 전했다. (사진='연예대상' 캡처)
"저는 이런 상을 많이 받아봤어요. 그래서 이렇게 여유롭게 수상소감을 할 수 있는데 이 여자(팽현숙)는 한 30년 하면서 제대로 된 상을 받은 적이 없어. 참 측은하기도 하고. 기분 좋게 오늘 큰 상을 받았으니까 내가 잘나서 받은 게 아니야, 이렇게 도와준 사람들 많으니까. 그분들이나 까먹지 말고 또박또박 얘기하고 내려가자고."
"정말 1985년도에 KBS 3기로 들어와서 34년차 이런 연예대상을 처음 와 봤습니다. 최양락 씨가… 결혼하고 제가 20대 초반에 결혼하고 최양락 씨가 (제가) 은퇴를 했다고… 방송 생활 얼마 하지도 않았는데 그래서 방송국에 얼씬도 못 하다가 지금 34년 만에 연예대상이라는 걸 이런 프로에 같이 동참해서 너무 영광이고요. 최양락 씨가 평소에 저한테 늘 교양이 적다고 그래서 저는 요즘 100세 시대잖아요. 50이 넘어서 대학교 1학년으로 쉰 한 살 때 대학교를 입학했습니다."
"됐어, 이제."
"저희 남편이 아침밥을 해 주면서 전 학교도 멀어요. 강원도에 가톨릭 관동대학교 방송연예학과에 지금 이제 3학년에 올라가는데 밥을 아침밥을 해 주면서 뒷바라지를 다 해줬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최양락이 말을 끊으려고 재차 시도하자) 아니에요, 잠깐만요! 나는 이런 상을,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아요. 여러분, 꿈을 잃지 말고 꿈을 잃으면 안 됩니다. 꿈을 가지십시오, 여러분. 여러분!"
_ 베스트 엔터테이너상 수상자 최양락&팽현숙"잘 모르시겠지만 저도 매년 '연예대상' 이 자리에 함께했었거든요. 근데 전 여러분들 앉아계시는 자리는 아니고 저 옆에 복도에서 수상자들 인터뷰하기 위해서 한 3~4시간 항상 함께했었어요. 그 복도에 있으면 진짜 춥고 캄캄하고 그래서 캄캄하고 추운 그런 게 제 방송 인생인 것 같아서 집에 가는 길이 진짜 쓸쓸하고 그랬거든요. 노력하지 않고 왜 내 노력을 세상이 몰라주나, 하고 탓했던 저 자신을 반성하고요. 제가 24살에 '연예가중계' 시작해서 이제 열흘 후면 마흔입니다. '연예가중계'는 정말 제 인생이 담긴 정말 제 인생을 바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너무 감사하고 사랑하고요. 16년간 함께했던 모든 제작진들께 감사 인사 꼭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올해 제가 모바일 퀴즈쇼 잼 라이브로 많은 관심을 좀 받았거든요? 잼 라이브 제작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고 사랑하는 우리 딸, 사랑하는 우리 아내, 그리고 제가 올해 진짜 자존감이 바닥을 쳐서 너무너무 힘들고 다른 일을 해야 되나 라고 생각했을 때… 매일같이 저한테 전화 걸어주셔서 이제는 너 자신을 믿을 때가 됐다고 위로해주신 신현준 씨께 감사 인사 전합니다. 앞으로도 성실함이 최고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거 제가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_ 베스트 엔터테이너상 김태진
"저희 리얼 야생 로드 버라이어티 1박 2일은 이 상을 주신 여러분들 덕분에 지금까지 왔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매번 시청률을 확인할 때마다 너무너무 다행이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계셔서. 시청자 여러분들도 거꾸로 대한민국 예능 중에 1박 2일이 있다는 사실을 다행으로 여기실 수 있도록 열심히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저희 스태프 여러분들이 너무 많아서 각 팀의 막내분들만 적어왔는데요, 저희 막내 준영이가 읽어주세요." (이후 정준영은 경호팀, 조명팀, VJ, 촬영팀, 지미집, 헬리캠, 음향팀, 진행팀, 거치팀, 맵시가꿈미, 매니저, 밥차, 배차, 작가, PD, FD의 막내들 이름을 하나하나 불렀다.)
_ 최고의 프로그램상 김성 PD, 정준영
위쪽부터 김태진, 김성 PD, 김태균, 신봉선 (사진='연예대상' 캡처)
"저는 개인적으로 제 인생에서 유일무이하게 한 가지 프로그램을 꼽으라고 하면 저는 '안녕하세요'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에 나오는 수많은 고민의 주인공들, 그 고민의 주인공 곁에 있는 다양한 가족들, 많은 인간군상 보면서 저는 여기에서 그 사람들한테 좋은 얘기를 하고 있지만 사실은 나도 개인적인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저분과 별로 다르지 않은데 늘 반성을 하면서 8년 동안 프로그램을 했고 알게 모르게 조금씩 조금씩 깨닫고 성장하고 개인적으로 진화할 수 있었던 그런 프로그램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매주 일요일날 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어서 주말을 제대로 못 보낸 조금 힘들 때도 있었지만 제 개인적으로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면서 아직까지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여러분 곁에서 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끝까지 여러분이 원하는 그때까지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_ 베스트 팀워크 수상자 신동엽"이 자리에 함께 있어야 하는데 함께하지 못하는 찬우 형님이 꼭 빨리 쾌차해서 복귀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 마지막에 늘 클로징 멘트로 외치는 말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에 고민 없는 그 날까지 '안녕하세요'는 여러분들을 응원하겠다는 그 마음 변치 않고 여러분들의 고민을 늘 응원하는 MC가 되겠습니다."
_ 베스트 팀워크 수상자 김태균"사실 요즘에 너무 자극적인 웃음이 많은 대중매체에서 쏟아지고 있는데요. 저희는 예전의 그 명성에는 못 미치지만 저희 '개그콘서트' 후배들, 선배님들, 동료 모두가 자부합니다. 우리나라 코미디 프로그램 중에서 정말 유일한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할 수 있는 건강한 코미디 프로그램이라는 걸 저희들은 확신합니다. 조금 더 힘내서 우리가 예전의 그 명성을 찾을 수 있게 다들 파이팅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_ 코미디 부문 여자 최우수상 수상자 신봉선"저는 대상을 한 번도 타지 못한, 30년간 방송을 했지만 한 번도 타지 못한 우리 이영자 씨를 지지하러 나왔습니다. 어, 이영자 씨가 방송한 지가 아마 30년이 됐을 거예요. 근데 놀란 거는 대상을 한 번도 타지 못했다는 것에, 제가 한 번 놀랐고요. 이번에 대상 후보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해볼 만하다. 우리 영자 언니가 대진운이 좋구나. 올해가 기회다. 오늘 놓쳐서는 안 되겠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갑자기 우리 영자 언니와의 옛 추억이 떠오르는데요. 영자 언니를 처음 만난 게 1995년, 23년 전, '금촌댁네 사람들'의 주인공일 때 처음 뵀거든요. 그때는 이영자 씨가 최고, 당대 최고의 스타였고 저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신인이었습니다. 그때 아무도 신경 써 주지 않고 있었는데 처음으로 저한테 말을 걸어 준 분이 이영자 씨였어요. 이영자 씨가 제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면서 이렇게 얘기하셨습니다. '숙이야, 뭐 씹을 것 좀 있니?' 그때 이제 주머니 안에 작은 사탕이 있었는데 그 사탕을 내어드렸지만, 이제는 언니에게 대상을 건네드리고 싶습니다. 저의 오랜 친구이자 멘토이자 저의 든든한 지지자인 이영자를 온 마음 다해 지지합니다. 그리고 혹시나 대상을 못 받을 때를 대비해서 언니를 대비해서 밥상을 준비했어요. 영자 언니가 고기를 좋아하거든요. 방송 끝나고 밥으로 4차까지 제가 쏘겠습니다. 내일이 없도록 끝까지 한 번 먹어봅시다. 이영자 씨, 파이팅!"
_ 김숙이 올해 연예대상 대상 후보로 이름을 올린 유일한 여성 후보 이영자를 지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