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독도 주변을 항해중인 광개토대왕함 (해군제공)
한국 해군의 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에 대한 일본의 이의제기와 반발이 집요하게 계속되고 있다.
인도적 차원에서 공해에서 먼저 작전 중이던 우리 군함이 머리 위로 날아오는 초계기를 확인하려는 것이었을 뿐 초계기를 추적하기 위해 위협적인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연일 광개토대왕함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방위성은 25일 “한국 국방부가 발표한 견해는 사실관계에 일부 오인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국방부 설명을 부정하는 내용의 자료를 또 발표했다.
지난 20일 사건 발생 뒤 모두 세 차례나 자료를 내면서 한국 군 당국을 비난한 것이다.
방위성은 “P-1 초계기가 수집한 데이터로 한국 구축함에서 발사된 전파 주파수는 대역과 전파 강도를 분석한 결과, P-1은 화기 관제용(사격 통제용) 레이더 전파가 수차례 일정 기간 계속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들의 초계기가 국제법과 국내 관련 법령에 따라 한국 구축함과 일정한 고도와 거리를 두고 비행했다는 주장도 폈다. .
이와야 다케시 방위상도 같은 날 "(한국 해군이 사격 통제용 레이더를 일본 초계기에 비춘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안이 중대해 우호국이라도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는 24일 우리 군 당국이 “한 나라의 군함 상공으로 초계기가 통과하는 것은 이례적인 비행”이라고 비판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합참 관계자는 24일"통상적으로 보면 한 나라의 군함 상공으로 초계기가 통과하는 것은 이례적인 비행"이라며 "우리 구축함은 이런 일본 초계기의 특이한 행동에 대해서 조난 선박 탐색을 위해 운용하고 있던 추적레이더(STIR)에 부착된 광학카메라를 돌려서 일본 초계기를 감시하게 됐지만 그 과정에 일체의 전파 방사는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방부도 "당시 북한 어선을 수색하던 광개토대왕함 쪽으로 빠르게 저공으로 접근하는 일본 초계기를 식별하고자 영상 촬영용 광학 카메라를 작동했는데, 광학 카메라는 추적레이더와 붙어 있어 카메라를 켜면 자동으로 추적레이더도 작동하지만 전파 방사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25일 일본 방위성의 발표에 대해 "일본 측 발표대로 오해를 해소하기 위한 협의가 진행될 것"이라며 일본의 입장을 반박하지는 않았지만 우리 해군 함정이 일본 초계기를 추적하기 위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가동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한일 국방 당국이 추후 협의를 통해 서로 오해를 풀기를 기대하지만 일본이 이토록 집요하게 광개토대왕함을 물어늘어지는 이유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공해에 도착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정상적인 작전을 하던 타국 함정 위로 불쑥 초계기를 날린 것이 일본이다.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우리 구축함이 무슨 일인가하고 비행체를 확인하고 감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일본이 자국 안보에 대단한 위협이라도 됐던 것처럼 무슨 큰 건수를 잡은 듯 연일'사격통제레이더' 운운하며 반발하는 것은 아예 이참에 우리 해군 함정의 작전이나
움직임을 위축시키기거나 자국 해상자위대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우리 함정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초계기가 주변을 마음껏 날아다녀도 이 초계기에 위협을 주지않기 위해 쳐다보지도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주장과 다를게 없기 때문이다.
이번 사안에 대해 일본이 연거푸 공식자료를 내고 방위상까지 나서는 등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반면 우리 정부는 부처 대변인의 답변이나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입장을 알리는 수준으로 대응하고 있다.
자칫하면 이같은 일본의 공세에 우리 군이 국제규범이나 관례에 맞지 않는 큰 잘못을 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우리가 실수한 것이 있다면 인정해 확실하게 사안을 매듭짓고 일본의 주장이 과도한 것이라면 우리 정부 역시 확고하고 강력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위협과 핵미사일 시험발사 등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의 공조는 중요하다.
하지만 한일 두나라 사이의 역사와 갈등, 과거에 대한 반성없이 말로만 우방을 내세우며 군사력을 키우고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달고 대한민국 관함식에 참가하겠다고 하는 일본의 행태는 별개의 문제다.
일본 정부는 이달 벌어진 우리 땅 독도방어 훈련에 대해서도 자신들이 영토임을 주장하며 강한 유감을 표시한 바 있고, 앞서 아베 총리는 위안부·독도 망언을 일삼던 극우 인사들을 내각 전면에 내세워 비판과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같은 전범국이지만 일본은 독일과 너무 다르다. 독일이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국으로서 대통령이나 총리가 끝없이 반성을 하면서 세계 평화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일본은 틈만 나면 피해국들의 화를 돋구고 시비를 건다.
좋은 이웃을 두지 못한 처지를 탓해야 하는 것일까. 참으로 가깝고도 먼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