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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480일째…또 하나의 세계 최장 고공농성

    택시노동자 김재주 씨, 사납급제 폐지·월급제 실시 요구
    전주시청 앞 조명탑 올라 480일째 농성
    교섭 앞둔 파인텍 동지들 빨리 내려오길
    근육, 관절 제대로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몸상태 안좋아
    월급제 전체 도입 어렵다면, 원하는 노동자에 한해서 적용 검토해주길

    ■ 방송 : 전북CBS 라디오 <사람과 사람=""> FM 103.7 (17:05~18:00)
    ■ 진행 : 박민 참여미디어연구소장
    ■ 대담 : 김재주 택시노동자

    택시 월급제 실시를 주장하며 전주시청 앞 조명탑에 올라 480일째 고공농성 중인 택시노동장 김재주 씨(사진=본인제공).

     

    여기 사람이 있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법인 택시 사납금제 폐지, 완전한 월급제 시행을 주장하며 전주시청 앞 25미터 높이의 조명탑에 올라 고공노성 중인 택시노동자 김재주 씨. 이미 아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겁니다. 처음 조명탑에 올랐을 때부터 100일, 1년 즈음해서 저희 방송도 인터뷰를 했었는데요. 어느덧 고공농성 세계 최장 기록을 세웠답니다. 당사자 목소리 들어보죠. 택시노동자 김재주 씨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김재주 씨 나와 계시죠?

    ◆ 김재주> 네, 안녕하세요.

    ◇ 박민> 오후부터 날씨가 갑자기 많이 쌀쌀해졌는데 겨울 추위는 어떻게 버티고 있어요?

    ◆ 김재주> 지난해 겨울도 견뎠고 여러 가지 침낭 같은 걸 활용해서 버티고 있습니다.

    ◇ 박민> 저희가 농성 100일째다, 1년째다 해서 연결했었는데요. 오늘로 정확히 며칠째인가요?

    ◆ 김재주> 오늘로 480일차입니다.

    ◇ 박민> 파인텍 노동자들이 410일째 고공농성을 벌여서 주목받았는데요. 지금 70일 정도 길게 농성 중이네요?

    ◆ 김재주> 정확히는 69일 먼저 제가 올라왔죠.

    ◇ 박민> 처음에 올라갈 때 이렇게까지 오래 고공농성을 하리라고 생각했었나요?

    ◆ 김재주> 이렇게 오래 있을 줄 몰랐죠. 왜냐면 임금표준안이 나왔기 때문에 이것만 실시하면 되기 때문에요. 곧 한다고 봤는데 이걸 안 하고 있으니까요. 장기간 농성을 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 했죠.

    ◇ 박민> 게다가 파인텍 노동자들은 종교계 중재로 조만간 교섭에 들어간다고 하는데요. 이 소식은 어떻게 들었나요?

    ◆ 김재주> 파인텍 동지들이 고생을 하고 있죠. 한파에 시달리고 있고요. 파인텍 사장이 나와서 제대로 교섭을 해서 거기 올라가 있는 동지들이 빨리 내려왔으면 좋겠습니다.

    전주시청 앞 조명탑 고공농성 현장.

     

    ◇ 박민> 그나저나 제대로 다리를 펴고 눕기도 힘든 공간이잖아요. 지금 몸 상태는 어떤가요?

    ◆ 김재주> 거의 망가졌다고 보면 될 겁니다. 소화도 안 되고 근육이나 관절이 제대로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다 망가졌다고 보면 됩니다.

    ◇ 박민> 가족들도 걱정이 많을 거 같아요?

    ◆ 김재주> 제가 어머니, 딸과 살았는데 어머니는 아흔이 넘으셨고요. 지금 걱정을 많이 하고 계시죠.

    ◇ 박민> 지금 택시 사납금제 폐지와 완전 월급제 실시를 주장하고 있지만, 사측은 반대 입장이 분명하고요. 전주시도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동안 진전된 얘기랄지. 이런 부분이 있었나요?

    ◆ 김재주> 전체 사업장 모두 전액관리제, 월급제를 시행하라고 요구했는데요. 저희가 최대한 양보를 해서 전액관리제를 요구하는 노동자라도 우선 전액관리제를 하자고 안을 냈는데요. 그마저도 제대로 협상이 되고 있지 않아요. 전주시 21개 사업장 가운데 7개 사업장이 확약서를 써주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 2차 행정처분이 나갔습니다. 1차 행정처분 나간 것에 대해서도 내년 초에 법원 판결이 나올 거로 아는데요. 이 판결에 따라서 어떻게 움직일지는 모르겠습니다.

    ◇ 박민> 택시 동료들 중에 꼭 월급제를 찬성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들었어요.

    ◆ 김재주> 물론 그런 분들도 있을 겁니다. 택시 기사들 중에 생활이 어려운 분들이 많잖아요. 매일매일 돈을 벌어서 써야 하는데 전액관리제를 하면 한 달 후에 급여를 받잖아요. 이런 부분 때문에 전액관리제를 반대하는 분들도 있을 거고요. 그리고 사측과 유착된 노조들이 있겠죠. 그러나 현장에 있는 대부분의 택시 노동자들은 전액관리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 박민> 그래도 일단 내려오셔서 대화로 풀어갈 수는 없을까요. 지부장님 상황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 김재주> 저희가 5년 정도 천막농성하면서 대화를 진행해왔는데요. 그럼에도 약속한 부분들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거든요. 전주시가 저희에게 신뢰를 줘야 하지만 사업주들에게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였거든요. 저희는 시청이 어떤 약속을 하더라도 믿을 수가 없는 거죠.

    ◇ 박민> 이렇게 고공농성을 하지 않으면 이야기를 듣지 않을 거라는 우려 때문에 밑으로 내려올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건데요. 오늘은 청취자들에게 인사 한마디 전하는 거로 마무리해야겠네요.

    ◆ 김재주> 택시 노동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니고요. 안전하고 친절한 택시를 만들기 위해서 싸우고 있는 겁니다. 사납금제가 폐지되고 월급제가 실시된다면 택시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이 개선되고 그로 인해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택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박민> 알겠습니다. 법인 택시 사납급제 폐지와 월급제를 주장하며 480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택시노동자 김재주씨 만나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재주>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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