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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손수호] “대우 신화 김우중, 지금 어디서 뭐하나?"

사회 일반

    [탐정 손수호] “대우 신화 김우중, 지금 어디서 뭐하나?"

    공격적인 경영으로 급격히 외형 확대
    한때 삼성 제치고 재계 2위까지 올라
    IMF에도 차입경영 고집하다 부실 가중
    그룹 해체후 도피, 복역 후 베트남 거주
    대우 아쉬워할게 아니라 반면교사 삼아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변호사)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우리 사회에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건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이죠. 탐정 손수호. 오늘도 손수호 변호사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난 시간 주제가 IMF 금 모으기 아니었습니까. 우리가 그 금은 어디로 갔는가 추적을 했는데 반응이 아주 뜨거웠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포털 사이트에서도 굉장히 많이 그 기사를 봐주셔가지고 저희도 보람을 많이 느꼈는데요.

    ◇ 김현정> 많이 본 뉴스 1위를 하루 종일 했을 정도니까.

    ◆ 손수호> 감사합니다.

    ◇ 김현정> 그래서 오늘 IMF에 관련해서 여러분들이 또 궁금해하실 만한 주제 하나를 골라오셨다고요?

    ◆ 손수호> 네, 그렇습니다. 얼마 전에 지방세 고액 체납자 명단이 공개됐어요. 정태수 한보그룹 전 회장 49억 원. 오문철 보해저축은행 전 대표 104억. 이렇게 익숙한 이름이 있었는데 가장 익숙한 이름. 김우중 대우그룹 전 회장.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지방세 35억 1500만 원 체납.

    ◇ 김현정> 사실 잊고 있던 이름이 갑자기 나와서 많이들 놀라셨을 텐데. 그런데 세금이라는 건 경제 활동을 해야, 수익이 있어야지 무는 건데 김우중 회장은 그동안 수익 활동 안 한 거 아니에요?

    ◆ 손수호> 그런데 이게 갑자기 세금이 부과된 건 아니고요. 예전에 나온 세금입니다. 김우중 전 회장이 세금도 큰 금액을 막대한 세금을 내야 되고 또 범죄 수익, 범죄 관련된 물품에 대한 건 추징금도 내야 돼요.

    ◇ 김현정> 추징금도.

    ◆ 손수호> 네. 그런 상황에서 차명 주식 공매 대금. 이게 좀 어렵죠. 다른 사람 이름으로 숨겨놓았던 주식이 들통났어요. 그래서 그거를 공매 절차에 부쳐서 돈으로 바꾼 다음에 세금부터 내야 되냐, 추징금부터 내야 되냐. 이것에 대해서 소송을 제기합니다. 즉 세금부터 내게 해 달라. 이렇게 했는데 이게 작년에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패소 판결이 확정됐어요.

    ◇ 김현정> 작년에.

    ◆ 손수호> 네. 그래서 이렇게 세금 관련된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체납 명단 공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거고요. 이제 패소 판결이 확정됐기 때문에 지방세 고액 체납자 명단에 포함돼서 공개된 건데요. 또 작년 말에는 같은 이유로 양도 소득세, 더 많아요, 369억 원 체납 사실도 공개됐습니다.

    ◇ 김현정> 재판 중에는 발표되지 않았던, 공개되지 않았던 것이 재판이 끝나면서 공개가 되니까 이제 와서 드러난 거군요.

    ◆ 손수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사실 김우중 전 회장 하면 여러분, 뭐 떠오르세요? 저는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이 책.

    ◆ 손수호> 그 책 읽으셨습니까?

    ◇ 김현정> 저 읽었어요. 이게 1989년쯤. 제가 어렸을 때인데 베스트셀러 1위였어요. 저희 반 아이들 다 읽었어요. 읽고 감동하고 야, 정말 세계는 넓어, 내가 할 일은 많아. 이랬던 기억이 생생해요.

    ◆ 손수호> 그렇죠. 큰 화제였죠, 그 책 자체가.

    ◇ 김현정> 그런데 그런 회장이 이끄는 대우그룹이 무너지고 세금 못 낼 정도로 빈털터리가 되고. 이게 참... 희한해요.

    ◆ 손수호> 공식적으로는 그런 거죠, 지금 현재. 그런데 사실 김우중 회장에게는 체납 세금 몇백억 원은 큰돈이 아닙니다. 전혀 큰돈이 아니에요. 왜냐하면 현재 미납 추징금. 이 규모가 무려 23조 원이기 때문인데요.

    ◇ 김현정> 23억이 아니라 조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이제 추징금 미납으로 유명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가 현재 미납 추징금이 1042억 원이거든요. 이것보다도 훨씬 많은 거예요.

    ◇ 김현정> 비교가 안 되네요.

    ◆ 손수호> 이게 범죄 수익 또는 범죄에 제공된 물건 등을 추징당하는 건데 이게 추징금 액수가 이만큼 크다는 거는 그만큼 범죄의 규모도 엄청났다는 의미죠.

    ◇ 김현정> 경제 사범인 거죠, 경제 사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런데 지금, 지금 김우중 전 회장이 어디에서 뭘 하는지 혹시 아십니까?

    ◇ 김현정> 글쎄, 저는 몇 년 전에 베트남에서 뭘 한다는 얘기를 들은 것 같기는 한데 그게 몇 년 전 얘기고 그 후로는 통 소식 들은 게 없어요. 고령이니까 집에서 은둔 중이거나 그런 거 아니에요?

    ◆ 손수호> 그럴 것 같은데 지금 활발하게 후진 양성 작업을 하고 있어요. 일종의 교육자 역할이죠.

    ◇ 김현정> 후진 양성이요?

    ◆ 손수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아니, 지금 세금 체납이 몇백 억에 추징금 23조 원 있는 사람인데 교육 일을 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샐러리맨 성공 신화를 썼던 김우중 전 회장이 도대체 어떻게 추락했고 또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또 이 상황을 통해서 우리가 되짚어봐야 할 부분을 오늘 좀 살펴보겠는데요.

    ◇ 김현정> IMF 금 모으기만큼이나 궁금했던 사람 김우중 전 회장의 행적을 한번 추적을 해 보죠. 우선 샐러리맨 신화다. 이렇게 스스로 계속 얘기를 해 왔는데. 그거는 맞아요. 샐러리맨 신화는 맞아요.

    ◆ 손수호> 한번 들어보시죠. 1960년에 대학교를 졸업하고요. 친척이 운영하던 무역 회사 한성실업에서 6년간 근무했습니다. 그래서 늘 자신을 샐러리맨 출신이라고 말하는 건데요. 67년, 32살 젊은 나이에 서울 충무로에서 자본금 500만 원으로 대우실업을 창업합니다. 샐러리맨 출신이기는 한 거죠. 친척이 운영했던 회사지만.

    ◇ 김현정> 그러니까 샐러리맨 출신이기는 하지만 MB처럼 현대에 입사해서 말단부터 사장까지 간 건 아니고 중간에 창업.

    ◆ 손수호> 승진한 건 아니고 창업을 한 거죠. 김 전 회장은 유창한 영어 실력이 있었어요. 또 박정희 대통령과의 인맥, 그리고 경기고 인맥을 자랑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일단 돈을 빌려서 사업을 키운 다음에 돈 갚고 그 다음에 더 큰 돈 빌려서 더 큰 사업하는 이런 방식으로 사업을 급속하게 확장시키는데요. 창업 5년 만에 100만 달러 수출. 또 이후에는 신군부의 비호를 받으면서 대한전선 가전사업 부분 인수해서 이게 대우전자. 또 새한자동차 인수해서 대우자동차. 이렇게 사업을 계속 확장합니다. 또 1982년 주식회사 대우를 출범시키면서 재계 규모 4위까지 오르죠.

    ◇ 김현정> 그런데 영어 잘하고 인맥 튼튼하다고 해서 다 재벌 되는 건 아니고 그만큼 경영 능력도 있었다는 얘기죠?

    ◆ 손수호> 당연하죠. 대인 관계 능력도 좋았고요. 특히나 워커 홀릭이라고 불릴 정도의 부지런함, 또 돈 되는 사업 찾아내는 안목도 대단했어요. 또 당시에 이런 말도 있었죠. 대우가 좋아서 대우그룹이다.

    ◇ 김현정> 대우그룹 가면 대우가 좋다.

    ◆ 손수호> 그렇습니다. 이렇게 급여가 좋다 보니까 또 인재도 많이 몰려들었죠.

    ◇ 김현정> 그럼요, 그럼요. 지금도 김우중 회장 명예 회복, 복귀 위해서 뜨는 사람 있다고 제가 들었거든요.

    ◆ 손수호> 맞아요. 그렇습니다. 사실상 위인으로 모시면서 재평가 주장을 하기도 하는데. 그런데 이렇게 대우가 클 수 있었던 건 바로 차입 경영 덕분이에요. 내실을 단단히 다지는 대신에 돈을 빌려서 확장하는 데 치중을 한 거죠. 물론 차입금이 없는 기업을 찾기는 쉽지 않아요.

    ◇ 김현정> 물론 그렇죠.

    ◆ 손수호> 또 빚을 잘 얻어서 잘 쓰는 것도 경영 능력이죠. 하지만 대우는 좀 심했어요.

    ◇ 김현정> 빌려도 너무 빌렸어요.

    ◆ 손수호> 김우중 전 회장이 자주 했던 말이 있습니다. 기술은 사오면 된다. 이 정도로 자체 기술 개발에는 소홀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전자, 자동차, 건설, 조선. 이런 굵직한 업종에 진출해서 대부분 3위권 안에, 해당 업종에서 3위권 안에 들었지만 평판이나 기술력에서는 늘 후발 주자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죠.

    ◇ 김현정> 지금 같으면 사실 이게 말이 안 되는 경영 철학이네요. 기술은 사 오면 된다. 지금은 기술이 제일 중요한 건데 창의력이 제일 중요하고. 그런데 기술은 사오면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경영이라는 개념을 처음 우리나라에 도입한 사람이 김우중 회장 아닙니까?

    ◆ 손수호> 그렇습니다. 동남아, 미국 시장에 공을 많이 들였어요.

    ◇ 김현정> 맞아요.

    ◆ 손수호> 그러다가 80년대 말에 동유럽에 당시에 민주화 바람이 불었고 또 시장 개방도 시작됐잖아요. 그때 세계 경영을 선언하면서 진출합니다. 당시 이야기를 자세히 드리자면 굉장히 재미있어요. 그런데 오늘 시간 관계상 줄이고. 발빠르게 움직여서 동유럽 여러 국가의 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합니다. 특히 대우의 수입차 생산 거점이었던 폴란드. 폴란드는 지방 공무원의 관용차가 대우 차였어요.

    ◇ 김현정> 공무원들이 쓰는 차가 대우 차였을 정도예요?

    ◆ 손수호> 네. 그리고 수도인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는요. 세종대왕 고등학교가 세워졌습니다.

    ◇ 김현정> 한류였네, 한류.

    ◆ 손수호> 그렇죠. 당시에 대우그룹의 TV 광고들도 생생히 또 기억이 나요.

    ◇ 김현정> 맞아요, 맞아요. 그렇게 해서 재계 서열 몇 위까지 갔어요, 대우는?

    ◆ 손수호> 98년에요. 고용 인원이 15만 명, 계열사 41개, 해외 현지 법인 무려 400개에 가까운 굉장히 큰 회사가 됐고 삼성을 제치고 재계 서열 2위까지 오릅니다. 당시 1위는 현대그룹이고요.

    ◇ 김현정> 그래요. 그러면 세계적 경영 전략이 성공을 거둔 셈이잖아요.

    ◆ 손수호> 일단 외형상으로는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그랬던 세계 경영의 대우가 왜 몰락하게 된 겁니까?

    ◆ 손수호> 여기부터 중요한데요. 잘 굴러갈 때는 문제가 드러나지 않죠. 하지만 97년 세계 경제가 위축되고 또 구제 금융 사태 발생하면서 은행 이율이 20%를 넘나들었어요.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그러자 차입금을 통해서 큰 판을 벌이는 과거의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 거죠. 하지만, 하지만 김 전 회장은 당시에 오히려 쌍용차,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는 등의 공격적인 경영을 했어요. 그런데 외형은 그렇게 해서 재계 2위가 됐지만 결국은 부실이 점점 더 심각해진 거고요.

    ◇ 김현정> 아니, 이율이, 금리가 20%까지 올라가면 어떻게든지 그거를 좀 갚고 사업을 축소하고 정리할 생각을 해야 되는데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더 공격적으로 해야 된다. 이렇게 나간 거예요?

    ◆ 손수호> 현대, 삼성 같은 다른 대기업들은 구조 조정에 나섰죠.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대우는요. 안 팔린 제품을 해외 법인으로 밀어내서 우리나라 국내 법인의 수출 실적으로 잡는 방식으로 결국은 구조 조정을 피하려는 그런 꼼수를 부리는데요. 외국 증권사, 신용 평가 기관의 경고가 이어졌어요. 그런데도 상황을 안일하게 본 겁니다. 당시 주요 재벌들이 구조 조정 목표를 90%이상 달성했지만 대우는 18.5%에 그쳤죠.

    ◇ 김현정> 그러다가 결국은 몰락한 겁니다, 무너진 겁니다.

    ◆ 손수호> 이게 늦게나마 정부의 주도로 대우전자를 삼성에 넘겨주고 삼성자동차를 받는 그런 빅딜을 추진했지만 아시는 대로 결렬됐고요. 또 대우자동차를 놓고 미국 GM과 협상 벌였지만 이것도 결렬됐어요. 서울역 앞에 있는 힐튼호텔 매각에는 성공했지만 이게 큰 회사도 아니고, 그리고 이때는 이미 수습이 어려운 지경까지 갔고요. 또 구조 조정안이 발표됐지만 채권단에 의해서 반려됐습니다. 결국 워크아웃 신청하면서 그룹 해체 수순에 돌입했고 그러자 김 전 회장이 중국으로 도피합니다. 또 임원 전원이 사퇴하고 결국 창업 32년 만에 그리고 세계 경영 선포 6년 만에 대우그룹이 무너졌는데 이게 전부 다 1999년 1년 동안 그 한 해에 벌어진 일이죠.

     

    ◇ 김현정> 뭐 생생하죠. 사실 대우그룹의 그 몰락 과정은 여러분 아직 뇌리에 생생하실 거예요. 그런데 그 당시에 어떤 얘기가 있었냐면 재계 2위가 무너지는데 정부가 어떻게 손놓고 있을 수 있느냐. 여기에는 어떤 정치적인 의미도 들어 있는 거 아니냐. 이유가 있는 거 아니냐라는 의혹도 있었거든요.

    ◆ 손수호> 맞습니다. 대마불사라는 말이 있었는데 정말 대마가 무너진거거든요. 당시에 김대중 정권에 밉보였기 때문에 무너진 거다라는 의혹이 제기됐었죠. 그런데 대우그룹이 워크아웃 신청할 때 부채액이요. 무려 500억 달러였어요.

    ◇ 김현정> 500억 달러.

    ◆ 손수호> 지금 환율로 계산하면 거의 60조 원. 그런데 비교를 좀 해 보죠. 당시에 우리나라 한 해 예산이 84조 원입니다. 60조원이면 엄청난 규모죠, 부채가. 결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생각하더라도 정부가 어떻게 살려줄 수 있을 만한 규모를 훨씬 초월한 그런 거대한 부실 상태였거든요.

    ◇ 김현정> 아니, 거기 빚 갚아주고 어떻게 도와주려다가는 나라가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었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또 부실 말고도 또 문제가 있었어요.

    ◇ 김현정> 어떤 거요?

    ◆ 손수호> 바로 어마어마한 분식 회계와 사기 대출인데요. 회사가 상태가 좋은 것처럼 장부를 꾸미는 게 분식 회계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회계를 꾸미는 겁니다, 장부를. 그 자체가 범죄이기도 해요. 또 회사에 돈을 빌려준 금융 기관이나 주주들에 대한 이거는 사기가 될 수 있어요.

    ◇ 김현정> 사기치는 거죠.

    ◆ 손수호> 그런데 이 대우 계열사들은요. 세계 경영에 필요한 돈을 빌리면서 힘들어진 90년대 중반 이후에 회계 분식을 밥먹듯이 했습니다. 그 규모가 무려 41조 원. 이거 세계 최대 규모예요.

    ◇ 김현정> 생각해 보면 그때는 기업들이 분식 회계가 이게 범죄인지 뭔지도 모르고 다 했던 것 아닌가요?

    ◆ 손수호> 알기는 했을 거예요. 모르진 않았을 겁니다. 알지만 너도 나도 없이 다 한 거죠. 그럼 이게 41조 원의 회계 분식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 비교해 보죠. 회계 부정으로 파산한 유명한 미국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엔론. 에너지 회사죠. 다 알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이 회사의 회계 분식 규모가 15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1조 7000억 원이에요.

    ◇ 김현정> 아까 여기 대우가 얼마라고 했죠?

    ◆ 손수호> 41조 원. 어마어마한 규모죠. 대우가 저지른 범죄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겠죠. 게다가 여기에 더해서 대우는요. 10조 원에 달하는 사기 대출까지 받았습니다.

    ◇ 김현정> 도와줄 수가 없었네요. 정부가 뭐 어떻게 해 줄 수 없는 지경까지 간 거네요. 곪아터진 거네요.

    ◆ 손수호>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래서 김우중 전 회장은 죗값을 치러야 되는데 도피를 한 겁니다.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는 우리가 압니다, 알아요. 그런데 그다음에는 소식이 뚝 끊겼어요.

    ◆ 손수호> 재판 결과 유죄 판결을 받았어요. 유죄 판결을 받았고 결국은 징역 8년 6개월, 벌금 1000만 원에 추징금 17조 원으로 대법원에서 확정됐습니다. 그런데 2007년에 특별 사면받아서 석방됐고요. 하지만 사면됐어도 추징금은 내야 하거든요.

    ◇ 김현정> 내야 되죠.

    ◆ 손수호> 지금 추징금이 굉장히 많이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면 아니, 지금 개인 재산이 있나 없나. 이것도 궁금하잖아요. 공식적으로 개인 재산은 없어요. 하지만 가족들은 상당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장남 같은 경우에 우리나라의 골프장 대주주, 또 3남은 베트남에 큰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어요. 또 서울 종로 소격동에 있는 아트선재센터. 관장은 부인이고 부관장은 딸입니다.

    ◇ 김현정> 여기 여전히 그대로 운영합니까, 딸과 부인이?

    ◆ 손수호> 네, 여기에 고가의 미술품 은닉하고 있다가 압류되기도 했었죠. 전두환법이라고 알려진 그 법이 있는데요.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별법. 이 법이 통과되면서 29만 원밖에 없다고 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은 아들 등의 친인척에게 넘어간 비자금을 환수했어요. 일부 추징했죠. 하지만 김우중 전 회장은 공무원이 아니거든요. 이 법이 적용 안 됩니다.

    ◇ 김현정> 그러네요.

    ◆ 손수호> 김우중법 만들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지금은 흐지부지된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친척들, 가족들한테 분산해놓은 돈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거네요, 공무원 아니니까.

    ◆ 손수호> 네, 그렇습니다. 현재로서는.

    ◇ 김현정> 그러네요. 그리고 호텔 관련한 소송도 있었던 것 같은데.

    ◆ 손수호> 대우그룹이 서울역 앞에 힐튼호텔을 소유하고 있었잖아요. 최상층, 제일 꼭대기층 좋은 층을 회장 집무실을 썼어요. 그런데 그룹이 어려워지니까 이 호텔을 매각하게 됐죠, 팔게 됐죠. 그런데 그렇게 되자 김우중 전 회장이 계약을 체결합니다.

    ◇ 김현정> 어디랑요?

    ◆ 손수호> 그 회사. 팔기 전에 호텔을 소유하고 있던 대우 계열사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데, 그 펜트하우스에 대한 장기 임대차 계약. 빌리는 거예요. 23층을 25년간 빌리는 겁니다.

    ◇ 김현정> 얼마에 빌려요?

    ◆ 손수호> 1년에 12만 원.

    ◇ 김현정> 한 달에 1만 원?

    ◆ 손수호> 네, 한 달에 1만 원에 호텔 꼭대기층을 25년 동안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했고요.

    ◇ 김현정> 잠깐만요. 팔기 전에 직전에 그렇게 계약을 체결해 놓고 그 다음에 팔아버리니까 그대로 유효한 거네요?

    ◆ 손수호> 이 호텔을 인수한 회사에서 이건 말이 안 된다, 소송을 제기해서 결국은 법원에서 그 계약은 무효라는 판단을 받기는 했습니다만 도덕적인 비난을 피할 수 없죠.

    ◇ 김현정> 그룹이 해체 직전에 호텔 팔 걸 알면서 이런 계약을 했다는 거 보니까 참 경영이 얼마나 마음대로 이루어졌었을까. 이런 생각이 좀 드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또 특별 사면받은 뒤에는 최근에 하노이, 호치민 등을 오가면서 베트남 글로벌 청년 사업가 양성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수입이 생기면 추징당해요, 공식적으로.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손수호>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서 사업적으로 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그럼 지금은 베트남 하노이에 거주하는 거예요? 주로 체류하는 거예요?

    ◆ 손수호> 베트남을 오가고 있다고 하는데 정확히 어디에 체류하는지는 확인이 안 되고 있어요.

    ◇ 김현정> 베트남에서 사업가 교육을 하고 있다.

    ◆ 손수호> 그렇습니다. 베트남과 우리나라의 관련성이 깊네요. 축구도 그렇고.

     

    ◇ 김현정> 참 그러네요. 오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성공과 몰락. 지금은 뭘 하는가까지 짚어봤는데 손 탐정의 한마디.

    ◆ 손수호> 아쉬울 거 하나도 없다.

    ◇ 김현정> 뭐가요?

    ◆ 손수호> 아직도 대우에 대한 향수 가지고 있는 분들 있어요. 꽤 많아요.

    ◇ 김현정> 그래도 김우중 회장 탱크주의 그거 대단했다, 세계 경영 잘했다. 이런 향수 있죠.

    ◆ 손수호> 그렇죠. 김우중이 경영은 잘했다. 김대중만 아니었으면 세계 경영이 성과 냈을 것이다. 당시에 운이 안 좋아서 그랬던 것이다라는 그런 이야기도 많이 하는데.

    ◇ 김현정> 운이 안 좋았다는 말을 하죠.

    ◆ 손수호> 사실 대우가 IMF 때문에 무너진 게 아닙니다. 그때 위기가 아니었고요. 오히려 당시에는 쌍용차 인수하는데 공격적 투자에 나섰고요. 심지어 98년부터 99년까지 전경련 회장이었습니다. 또 대통령 찾아가서 무역 흑자론 주장하기도 했고요. 문제는 더 이상 차입 경영을 할 수 없는 환경이 됐는데도 그 방식을 오히려 더, 더 가속화했어요. 또 분식 회계로 부실 감추려다가 결국 거기까지 간 거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내실 없이 외형 성장에만 의존한 김우중식 경영은 언제든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자전거 경영이라는 말을 했잖아요. 한번 출발하면 계속 페달을 밟아야만 하는 거죠. 대우와 김우중의 몰락을 아쉬워할 게 아닙니다. 대우를 보고 깨달은 많은 기업들이 그 후에 재무 건전성을 위해서 노력을 하게 된 게 오히려 다행인 거죠.

    ◇ 김현정> 지금 저는 쭉 얘기 듣고 보니까 오히려 잘 나가던 시절이 운이 좋았던 거네요. 운이 나빴던 게 아니라 그때가 운이 오히려 좋았던 게 이상하다. 신기루 같은 신화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고.

    ◆ 손수호> 그렇습니다. 당시에 또 대우그룹에서 열심히 일했던 노동자분들을 폄하하면 안 되기 때문에. 그분들의 가치는 저희가 당연히 인정해 드려야 합니다.

    ◇ 김현정> 물론입니다. 그때 저는 지금 노동자 얘기하시니까 거느리고 있던 그 많은 계열사들이 다 어떻게 됐나. 왜, 대우건설은 지금 있지만 대우중공업, 대우전자. 다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요.

    ◆ 손수호> 상당수의 기업이 다 매각돼가지고 이름은 대우를 붙이고 있지만 사실 그동안 여러 차례 매각을 반복했어요.

    ◇ 김현정> 그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조금 더 풀어가도록 하죠. 수고하셨습니다.

    ◆ 손수호> 감사합니다.

    ◇ 김현정> 손수호 변호사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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