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김태우 검찰 수사관(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개인 비위의혹이 대체로 사실로 드러나면서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김 수사관의 폭로가 진정성을 의심받게 됐지만, 검찰은 청와대 지휘라인의 직권남용 혐의 수사와 함께 김 수사관이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으로 발탁되는 과정의 인사청탁 의혹도 풀어야 할 숙제를 안게 됐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정병하 검사장)는 27일 김 수사관에 대해 중징계인 '해임'을 대검 징계위원회에 청구하기로 결정했다.
감찰결과 김 수사관은 △건설업자 최모씨 등으로부터 골프접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셀프 승진인사' 시도 △국토교통부 공무원 비위 관련 경찰의 최씨 수사 무마 시도 등의 비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감찰본부는 김 수사관의 비위가 형사처벌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며 별도의 수사의뢰는 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김 수사관이 자신의 비위를 덮기 위해 청와대를 상대로 한 폭로전을 벌인 것 아니냐는 의심은 설득력을 얻게 됐다.
"정의를 위한 것"이라는 김 수사관 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의 비위가 드러나면서다.
6급인 김 수사관이 올해 5월부터 7월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260만원 상당의 골프접대를 받고, 과기부에 5급 사무관직을 신설해 자신이 내정되도록 하는 등의 비위를 저지른 것이다.
또 국토부 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최종 유죄판결을 받은 최씨가 또다시 뇌물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경찰에 직접 찾아가 수사무마를 요구하려고 했다.
감찰결과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의 채용청탁 명목 1천만원 수수’ 첩보와 관련한 내용을 언론에 제공한 사실도 드러났다. 감찰본부는 김 수사관이 비밀엄수 의무 및 대통령비서실 정보보안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김 수사관의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사건을 맡은 수원지검 형사1부(김욱준 부장검사)의 수사에 속도가 날 전망이다. 감찰본부는 수원지검에서 요청하면 감찰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를 전달할 방침이다.
반면 관심은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주진우 부장검사)가 맡은 청와대 지휘라인의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 수사에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감찰 대상은 김 수사관의 비위에 한정됐기 때문이다. 김 수사관의 폭로 과정에서 불거진 청와대 지휘라인의 민간인 사찰 지시 의혹은 검찰 수사의 숙제로 남았다.
또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장 비위 의혹 등은 서울중앙지검에서 근무하며 수집한 첩보였지만,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지시 근거인 것처럼 폭로한 배경도 수사대상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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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 수사관이 최씨에게 청와대 특감반원으로 갈 수 있도록 인사청탁한 사실도 감찰결과 확인되면서 수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 수사과정에서 인사청탁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