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제 돌봄전담사들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8일째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경란 돌봄분과 부지부장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사진=김영태 기자)
초등학교 전일제 돌봄전담사들이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8일째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과도한 행정업무와 들쭉날쭉한 근무시간 때문이다.
저소득층과 맞벌이 가정 아이들을 돌보는 전일제 전담사들은 학교의 모든 돌봄교사 총괄 업무를 강제로 떠맡았다고 주장했다.
총괄업무는 원래 방과후 부장교사의 업무지만, 실제로는 전일제 전담사들이 거의 대부분 처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행정업무 처리에 매달려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농성 중인 한 전담사는 "이건 말도 안 되는 발상이다. 당연히 행정시간과 아이들 돌봄 관리하는 시간을 분리해야 한다. 눈으로 입으로는 얘들 보면서, 컴퓨터 앞에서 업무를 보라고 종용할 수 있는 거냐"고 이유 있는 항변을 했다.
초등돌봄 총괄 업무는 중식과 간식 업체 선정, 급식운영 계획서 작성, 돌봄교실운영계획서 작성, 교육청 및 지자체 공문처리, 내부결재, 예산· 지출·정산, 보조인력 인건비, 특별활동 프로그램 등 큰 항목으로만 15가지에 이른다.
전일제 돌봄전담사들은 정식 직제를 신설하고, 직무수당을 지급할 것과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 업무시간 준수를 요구사항으로 내걸었다.
전일다 전담사 업무시간은 8시간이지만 근무시간은 9-17시, 10-18시, 11시-19시, 12-20시 등으로 제각각이다.
9-17시 근로형태를 제외한 근무시간의 돌봄전담사는 오후에 학생들만 온전히 돌봐야 함에도 다급한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경우 학생들이 방치되어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은 이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행정업무와 돌봄업무를 충분히 병행할 수 있고, 학교별 돌봄 수요에 따라 근무시간도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따라 570명에 달하하는 전일제 돌봄전담사들은 1월 8일까지 요구 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총괄업무를 내놓고, 연가투쟁으로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종일 돌봄 체계를 목표로 돌봄교실 확대를 내세우고 있는 교육당국이 전일제 전담사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