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12월 28일 (금)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이택광 경희대 교수, 소설가 장강명
◇ 정관용> 금요일 다양한 사회문화 현상들 잡학하고 박식하게 수다 떨어보는 시간 리앤장의 금요살롱 오늘도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 소설가 장강명 씨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택광> 안녕하세요.
◆ 장강명> 안녕하세요, 장강명입니다. {RELNEWS:right}
◇ 정관용> 저희 리앤장 금요살롱이 지난 5월부터 시작했고요. 이런저런 정말 사회문화 현상들, 박식하게는 모르겠는데 (웃음) 좀 잡학하게는 떠들었던 것 같기는 한데. 두 분은 연말이고 하니까 올 한 해 가장 좀 기억에 남는 사회현상, 문화현상. 뭐가 떠오르세요?
◆ 장강명> 교수님, 뭐가 떠오르시나요? 저는 제가 여기 리앤장의 금요살롱에서 다뤘던 것보다 안 다뤘던 거 중에 하나 떠오르는 게.
◇ 정관용> 안 다뤘던 것도 괜찮아요.
◆ 장강명> 남녀 성대결이 떠오릅니다. 저희가 이렇게 다른 코너에서 하니까 저희는 안 다뤘는데 작년까지만 해도 이렇게 남녀 성대결 이런 게 온라인에서만 있는 줄 알았거든요. 아내랑 이제 어디 놀러 가면 데이트하는 젊은 남녀들 보면서 온라인은 이렇게 난리인데 밖은 실제로는 평화롭구나 했는데 이제 아닌 것 같더라고요.
◇ 정관용> 이제 집회도 열고.
◆ 장강명> 저번에 이제 이수역 폭행 사건 같은 거 보니까 이거 좀 뭔가 사회가 퇴행하는 신호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정관용> 남혐 여혐으로까지.
◆ 이택광> 저는 뭐니뭐니해도 방탄소년단이죠. 방탄소년단이 문제도 많이 일으켰고 또 굉장히 기록의 금자탑을 또 쌓았죠. 한류가 명실상부하게 세계적인 어떤 그런 존재감을 획득하는데 방탄소년단이 굉장히 큰 역할을 했고요. 아시아의 비틀즈이다 이런 또 반은 약간 농담이고 반은 진담인 그런 또 칭호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 현상이 오래 갈 것 같고.
◇ 정관용> 제가 최근에 기사를 보니까 BTS가, BTS뿐 아니라 그 팬들까지 어마어마한 액수도 또 기부를 했더라고요.
◆ 장강명> 그렇습니까?
◇ 정관용> 네.
◆ 이택광> 새로운 형태의 연예인이죠. BTS는 자기들의 팬덤을 사회적인 차원으로 확장시키는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방탄소년단이 11월 6일 오후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18 MGA (MBC플러스 X 지니뮤직 어워드)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한형기자
◇ 정관용> 오늘 보니까 장강명 작가는 남혐, 여혐 해서 우리 사회의 아주 참 어두운 면. 아주 골치 아픈 숙제 그걸 집어주셨고 이택광 교수는 BTS. 우리 사회의 미래지향적이고 밝은 면. 이렇게 하나씩 집어주신 것 같은데 오늘 우리가 본격적으로 수다 떨어볼 주제는 방송가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물 중에 한 명 바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에 대한 얘기입니다. 일종의 백종원 신드롬까지라고도 말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보세요?
◆ 이택광> 그렇죠. 백종원 신드롬이라 말할 수 있고요. 백종원이 안 나오느냐가 사실은 굉장히 중요한.
◆ 장강명> 충분히 신드롬으로 봐도 될 것 같고 그냥 우리가 얘기하는 지식인 셀러브리티 아니면 예능인 연예인 스타. 기존에 좀 알던 유명인사하고 다른 어떤 다른 결의. 분명히 신드롬인데 기존에 보던 좀 인기하고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이런 거 느끼고 있습니다.
◇ 정관용> 백종원의 푸드트럭. 백종원의 골목식당 그 이름을 딴 프로그램이 시청률도 두 자릿수를 넘겼다 그러고.
◆ 이택광> 짝퉁들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 장강명> 그런데 한때 왜 유명 셰프들이 이제 뭐 이렇게 방송가에서 발굴을 해서 예능인들로 이제 이렇게 키울 때하고 좀 다른 것 같아요.
◇ 정관용> 백종원 씨는 셰프가 아니잖아요.
◆ 이택광> 셰프가 아니라고 본인이 이야기하죠.
◆ 장강명> 백종원 대표도 처음에는 어떤 셰프는 아니지만 이렇게 요리를 할 수 있는 법 이렇게 그리고 어떤 화면에 나오는 음식 같은 걸 보여주면서 시청자들한테 대신 먹는 감각 같은 거.
◇ 정관용> 초창기에는 그랬죠. 백주부라는 별명으로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 이렇게.
◆ 장강명> 요즘은 이제 다르게.
◇ 정관용> 창업 컨설팅 내지는 다르게 조리 업계의 멘토 그런 어떤 위상이 돼 가고 있는 것 같아요. 두 분 프로 가끔 좀 보세요?
◆ 이택광> 제가 즐겨 보는 프로그램이 백종원의 3대천왕인데요. 지역에 있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맛집이라 부르지 않는 집을 가는 거죠. 그러니까 대중음식점입니다. 이 백종원 씨 프로그램의 특징이 뭐냐 그러면 수요미식회처럼 고급화한 레스토랑이 아니에요. 초기에는 수요미식회가 굉장히 그런 고급스러운 레스토랑만 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제 백종원 씨 같은 경우는 아주 서민 레스토랑을 가서 그 맛의 비결이 뭔가를 또 나름대로 분석해서 이렇게 보여주고. 이런 것들 굉장히 큰 인기를 끌게 됐다는 생각이 들고요.
영국에도 보면 제이미 올리버라는 요리사가 있는데 요리사의 특징이 뭐냐 그러면 요리를 아주 쉽게 만들고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선보입니다. 아주 쉽게 요리할 수 있는 방법. 예를 들어서 빅브렉퍼스트라고 하면 소시지라든가 또 달걀이라든가 함께 (요리)하는 거잖아요. 보통은 하나씩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사람은 큰 프라이팬을 준비해서 한꺼번에 다 한다는 것. 시간도 절약하고 맛있게도 먹을 수 있다 주장한다든가 상당히 그런 콘셉트하고 백종원 씨가 닮아 있죠.
그래서 처음에 인기를 끌게 된 게 설탕 문제도 어떻게 하면 맛있게 할 수 있느냐. 어떻게 하면 고급지게 만들 수 있느냐, 싼 재료를 써서. 이런 데 대한 어드바이스를 줬고. 자취방에서 어떻게 만들 수 있냐. 예를 들어서 참치캔을 가지고 샌드위치를 만드는 팁을 소개하는. 어떻게 하면 그게 맛이 완전히 천양지차가 될 수 있냐. 그게 굉장히 인기를 끌게 되고.
◇ 정관용> 그런데 전부 설탕이었잖아요.
◆ 이택광> 결국은 설탕을 바르라는 거죠. 그러니까 빵에 설탕을 바르면 맛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런 이야기를 한다든가 결국 설탕을 먹으라는 이야기가 됐는데.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 (사진=박종민기자)
◆ 장강명> 저는 사실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먹지를 않거든요. 온통 사먹기 때문에 그때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나 집밥 백선생 이런 프로그램 나올 때는 큰 관심 없었는데. 푸드트럭을 할 때부터 너무 재미있게 봤고 요즘 아주 골목식당 아주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어느 대목이 재미의 포인트예요?
◆ 장강명> 그게 저도 생각을 해 봤거든요. 그런데 이게 굉장히 아주 뭐랄까. 소설이나 어떤 대중 영화의 서사가 거기 이제 매해 에피소드마다 담겨 있는 것 같은 거예요. 그게 굉장히 대중적으로 보면서 빠져들 수밖에 없는 서사인데.
예를 들어서 우리가 늘 겪고 있는 위기가 있습니다. 자영업자 위기라는 거 우리 실감을 하고 있고 다 우리가 아는 얘기인데. 어느 골목에 어느 히어로가 가서 처방을 해 줍니다. 처방을 해 주고 마침내 그 위기를 이제 완전히 극복은 못 하지만 방송만 보면 극복하는 것 같죠. 손님 막 오고 극복하게 해 주고 그 히어로는 굉장히 친근한 분위기의 권위 없고 자기의 어떤 실력이 확실하고. 또 한편으로는 그 히어로한테 뭘 배우는 사람들의 성장 서사기이기도 하고 누구는 처음부터 이제 자세가 돼 있는데. 누구는 이제 뭐랄까요. 인성교육까지 받는 그런 에피소드 나오기도 하고 또 그게 굉장히 어떤 뜬구름 잡는 얘기를 해서 키우는 게 아니라.
◇ 정관용> 구체적인 방법을.
◆ 장강명> 구체적인 솔루션이 나오잖아요. 그래서 보다 보니까 저는 음식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인데도 보면 빠져들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 위기에 빠져 있는 서민을 영웅이 구해주는 히어로물.
◆ 장강명> 그렇게 하면 조금 거부감 가지실지도 모르겠지만 제 눈에는.
◇ 정관용> 그렇게 읽힌다. 이택광 교수는 어떻게 보세요?
◆ 이택광> 푸드트럭과 골목식당은 앞의 백종원 교수의 백주부, 집밥 백선생이라든가 3대 천왕하고 약간 다르죠. 이건 백종원 씨는 사실 이걸 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고 봐요. 이 프로그램 자체를. 골목식당이나 푸드트럭을 하고 싶었다고 볼 수 있는데 왜냐하면 앞에서는 본인의 실력을 증명하는 쪽이었다고 한다면 이것은 이제 말씀하신 것처럼 영웅이 되어서 가서 컨설팅을 해 주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게 이제 시대 상황이 굉장히 맞아 떨어졌다고 봅니다. 그게 뭐냐 하면 지금 백만 자영업자 시대라고 그러는데. 특별한 기술 없이 은퇴를 하면 조기퇴직하신 분도 마찬가지고 자영업을 하는 것이 그동안의 관례였죠.
◇ 정관용> 그래서 너무 많잖아요. 그러니까 더 위기가 심해고.
◆ 이택광> 그러니까 위기가 심해지고 또 열심히 하시는데 잘 안 되고.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이택광> 그러니까 백종원 씨가 가서 왜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거예요. 이 프로그램의 콘셉트를 보시면 대부분 안 되면 이유를 설명하고 왜 안 되는지를 이야기해 줍니다. 그리고 그것을 고치면 굉장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렇게 되는 것인데 이게 제가 볼 때는 굉장히 많은 자영업자를 비롯해서 또 시청자대로 환호하게 만들었다고 봐요.
왜냐하면 그런 문제가 있을 때 그런 실질적인 어떤 컨설팅을 해 주는 데가 없기 때문에. 그것이 어쨌든 방송에 공익성을 내걸고 비록 예능이지만 그런 식으로 접근했을 때 많은 분들이 즐겁기도 하고 동시에 또 공익성도 보장해 주기 때문에 그런 데서 오는 윤리적인 어떤 포만감 이런 것들이 있지 않았었나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본인의 처지가 될 수도 있고 또 실제로 또 자영업자들도 그걸 보고 있으면 뭔가 도움이 되기 때문에.
◇ 정관용> 공감하면서 보게 된다. 100만 자영업자가.
◆ 이택광> 거기에다가 공익성까지 가미돼 있는.
장강명 작가, 이택광 교수 (사진=시사자키)
◇ 정관용> 게다가 백종원 씨가 가서 구체적으로 개선 방안 알려주는 게. 사기쳐라라든지 손님을 속여라든지 이런 게 전혀 아니고 정반대로 정성을 다해서 제일 맛있게 잘하는 걸 이런 거니까.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우리 요식업이 지금 포화상태이다라는 얘기는 백종원 대표 스스로가 말하고 있잖아요. 아무리 백종원 대표 같은 명코치가 있다 해도 자영업의 우리 구조적인 포화상태의 이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잖아요.
◆ 이택광> 그래서 이 프로그램 자체를 통해서 그런 게 해결된다 말할 수 없고요. 그리고 이제 물론 거기에 대한 컨설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지금 여러 가지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이 그게 다 세팅 아니냐. 말씀을 하고 있는데.
◇ 정관용> 설정 아니냐.
◆ 이택광> 내러티브라는 건 사실 만들어지는 부분이 많이 있잖아요. 물론 속이는 내용은 아니죠. 하지만 어느 정도의 포장을 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그런 것들이 뭔가 이제 자영업이라는 환상을 또 조장할 가능성도 큰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장강명> 저는 이게 사실 백종원 대표나 그 프로그램 제작진이 책임져야 될 이야기인 것까지는 아닌 것 같은데요. 그런데 사실 보다 보면 한국 자영업의 문제. 지금 어떤 골목식당에서 장사가 안 되는 집의 문제를 보다 보면 은연중에 저 집이 노력을 안 해서 그렇다. 저 집이 정성이 부족해서 연구를 안 해서 그렇다. 이런 식으로 되게 단순화하게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마 시청자들 중에서도 이렇게까지 무비판적으로 보시는 분이 많지는 않겠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그 단면적인, 단편적인 네거티브를 따라가다 보면 그래, 뉴스 댓글이 달리는 걸 봐도 그렇습니다.
자영업자들 한국 자영업자들 다 저렇게 게으른 사람이 많다. 뭐 어느 식당 갔더니 주방이 지저분하더라 이런 식으로 어떤 이제 자기계발서의 단점 같은 거죠. 그걸 다 가게들의 탓으로 돌리고 어떤 구조에서는 좀 눈을 돌리게 되는. 이걸 누구의 탓이라고 해야 될까요. 제작진의 한계라고 해야 할까요? 시청자의 한계일까요.
◇ 정관용> 그건 탓할 문제는 아니죠. 자영업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대단히 많고 포화상태. 특히 음식 관련해서는 포화상태가 되어 있고 그러다 보니 항상 장사가 잘 안 될 위험이 있는데. 그나마 거기에서 빠져나가려면 잘하는 것을 최선을 다해 정성을 다해 그 방법밖에 없는 거 아니겠어요.
◆ 장강명> 만약에 모든 자영업자한테 모든 요식업 자영업자한테 백종원 대표가 다 코치를 해 줘서 다 따라간다. 그러면 경쟁만 격화되고 나아지는 건 없는 거잖아요.
◇ 정관용> 어떻게 모든 요식업자한테 다 코치해 줄 수가 있습니까? 아무튼 한편에서는 슬픈 현실을 바탕에 두고 그러나 그 안에서 어쩔 수 없이 그 안에서 하고 계신 분들한테 뭔가 좀 미래지향적이고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그런 희망을 준다. 뭐 이런 측면에서 대중들의 관심을 모으는 것 같고요.
◆ 장강명> 우리가 또 그런 멘토에 굉장히 굶주려 있는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이택광> 막연한 멘토라고 하는 것은 아니죠.
◇ 정관용> 아주 구체적이잖아요.
◆ 이택광> 구체적인 걸 하기 때문에. 이제 그런 데 또 이런 비판도 있습니다. 백종원 씨 자신이 또 요식업에 종사하는 프랜차이즈 업주가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있죠.
◇ 정관용> 대기업 수준까지 갔죠, 지금.
◆ 이택광> 그런 부분들에 대한 비판들도 또 엄연히 있어요. 그래서 이제 백종원 씨가 하는 말과 사실 백종원 씨가 지금 하고 있는 여러 가지 비즈니스가 약간 충돌하는 거 아니냐. 모순을 이루는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거죠. 그러니까 백종원 씨는 거기에 대해서 우리는 굉장히 선별해서 그런 분점을 낸다, 또 이렇게 말을 했죠.
◇ 정관용> 그리고 우리 프랜차이즈가 잘돼야 우리가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에 그런 식의 해명을 하기는 했어요. 또 하나 백종원 씨가 항상 이렇게 입에 오르내리게 되는 게 음식평론가 황교익 씨와의 문제인데.
13일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왼쪽)이 부산CBS 북콘서트에서 김정현 아나운서(오른쪽)와의 대담에서 요리연구가 백종원에 대해 언급했다.
◆ 이택광> 사실 지금 황교익 씨는 지금 유튜브를 만들었습니다. 황교익 TV를 만들어서 일주일 조금 넘었는데 벌써 지금 팔로워 수가 1만 명이 넘더라고요. 성공했어요.
◇ 정관용> 황교익TV에서 백종원 씨 얘기만 하는 건 아닌 거죠? 아무튼 두 분이 추구하는 바는 기본적으로 다른 거예요. 황교익 씨는 재료 고유의 맛을 추구하는 음식평론가이고 백종원 씨는 대중적인 입맛을 이끌어가는 요식업계의 큰손이고 이 둘 사이에. 그런데 물론 백종원 씨는 대립이라고 잘 안 보는 것 같은데 황교익 씨는 자꾸 문제제기를 하고 있고. 이건 어떻게 관전하고 계세요?
◆ 장강명> 이거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되죠? 관전하고 싶지 않은데 관전하게 되죠. 저희도 뭐 이제 뭔가를 생산한다기보다 이 자리에서. 남이 한 거에 대해서 떠드는 입장이잖아요. 그래서 참 뭐라고 말씀드리기 뭐한데 황교익 평론가 본인에 대해서보다는 저도 그냥 대중이 황교익 평론가를 지금 어떻게 소비하느냐에 대해서 조금 이런 생각은 듭니다. 그냥 백종원 대표의 어떤 대척점으로 보고 이쪽은 히어로, 이쪽은 히어로의 발목을 잡는 사람. 이런 식으로 이제.
◇ 정관용> 발목 잡는 사람?
◆ 장강명> 그런 식으로 보는 게 아닌가.
◆ 이택광> 조커죠. 저는 사실 황교익 씨와 백종원 씨 사이에는 화해할 수 없는 갭이 있다고 봐요, 간극이 있는 게. 왜냐하면 황교익 씨는 셰프의 음식을 품평하는 그런 분인 거고요. 황교익 씨 입장에서는 백종원 씨는 음식 자체를 이렇게 망치는 그런 악당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 지금 물론 일반 대중들에게 반대로 이미지화 돼 있죠. 황교익 씨가 조커고 백종원 씨가 배트맨 같은 그런 거죠.
◆ 장강명> 저희도 문화 평론을 할 때 어떤 사회 평론을 할 때 무슨 현상을 하나의 잣대로만 설탕이 들었느냐 안 들었느냐. 재료를 본연의 맛을 살리느냐 안 살리느냐. 하나의 잣대로만 평가하는 게 위험한 것 같아요. 어떤 현상이든 간에 다양한 맥락이 있고 또 층위가 있고 요리도 그럴 것입니다. 어떤 요리는 빠르게 먹는 게 좋은 요리일 수 있고 어떤 요리는 재료를 얼마나 잘 살리느냐에 중점이 있을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런 가치를 자기가 생각하는 한 잣대로만 이렇게 환원을 해서 이거 좋다 나쁘다. 그리고 이걸 받아들이는 듣는 사람한테 자기 잣대를 강요하는 거 글쎄.
◆ 이택광> 황교익 씨의 잣대도 훌륭하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일단 이분은 집밥 주의자이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 부분들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 정관용> 저는 아무튼 그냥 두 사람이 추구하는 바가 방향 자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서로 충돌한다기보다는 각자 자기 할 말을 할 수 있다, 각자 자기 말을 할 수 있다, 그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고요. 우리 리앤장의 금요살롱 두 분께 마지막 한마디. 백종원 신드롬은 내가 볼 때 한마디 뭐다.
◆ 이택광> 자영업자의 설탕이죠.
◆ 장강명> 자영업자의 히어로라고 할까요. 제가 좀 밀리는 것 같은데요. (웃음)
◇ 정관용> 새해 인사들 하시고 끝냅시다.
◆ 이택광>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장강명> 청취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정관용>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 소설가 장강명 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