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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논란의 중심 '금융유관기관장', 억대 연봉 ·임기 보장 확실

금융/증시

    낙하산 논란의 중심 '금융유관기관장', 억대 연봉 ·임기 보장 확실

    국회 정무위 소속 이태규 의원실 공개
    기관장들 연봉 1억 2천만원~7억원에 달해
    임기와 억대연봉 보장된 탓에 '낙하산 종착지' 오명

     

    주요 금융협회와 금융 관련 기관장들의 임기가 잇따라 종료되면서 후속 인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기관장이 되면 임기와 함께 억대 연봉이 보장되기 때문에 호시탐탐 '낙하산 종착지'로 눈독을 들이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금융 관련 기관장들의 연봉은 얼마나 될까.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각 금융 관련 기관에 요청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곧 임기가 만료되는 금융유관기관장들의 연봉은 기본급과 상여금, 성과급 등을 포함해 적게는 1억 2000만원에서 많게는 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말 임기가 만료돼 현재 회장 선출을 위해 절차를 밟고 있는 곳은 한국화재보험협회와 상호저축은행중앙회, 한국신용정보원 등이다. 화재보험협회는 지난 해 11월 30일로 지대섭 이사장의 임기가 만료돼 후임 공개 모집을 통해 민간 출신의 3명이 후보에 등록했지만 모두 탈락하고 재공모에 들어갔다.

    화재보험협회 측은 "여유를 가지고 적합한 사람을 찾아보자는 의도"이며 "우리 업무가 보험업계에 속해 있지만 엔지니어링과 방재쪽까지 겸하고 있어 두루 잘 할 수 있는 분을 찾아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간 출신의 후보들을 모두 탈락시키면서 정치권 출신의 인사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됐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해 6월 임기가 끝난 보험연수원장 자리에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출신의 3선 의원인 정희수 전 의원이 취임한다고 발표를 다 해놓고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심사를 받지 않아 취임식을 연기하면서 '낙하산 끝판왕'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었다.

    보험과 관련도 없는데다가 경북 영천이 지역구인 정 전 의원은 지난 대선 때 당적을 옮겨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통합정부자문위원단 부단장을 맡은 탓에 "여권에서 한 자리 준 것 아니겠느냐"는 뒷말이 무성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권 교체 등 사정에 따라 경질될 수 있는 공공기관장과 달리 임기도 보장돼 있고 억대 연봉까지 받을 수 있는데다 금융 관련 기관 자체도 관료나 정치인 출신을 내심 환영하는 기류도 있기 때문에 관련된 분들이 벌써부터 자리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해 11월 임기가 종료된 지대섭 한국화재보험협회장은 기본급 2억 2341만원에 상여금 2031만원을 포함해 2억 4372만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11월 말 기준이어서 성과급은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다. 지 회장은 2017년에는 기본급 상여금 성과급까지 모두 합친 금액 2억 8840만 2000원을 수령했다.

    정희수 전 의원이 취임한 보험연수원장도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해 6월 물러난 최진영 전 보험연수원장은 퇴직금(8300만원)을 포함해 2억 11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6월까지 근무한 탓에 기본급이 반이나 깎여 계산됐다. 최 전 연수원장의 2017년 연봉은 기본급과 상여금을 포함해 2억 5800만원이었다.

    지난해 말 임기가 끝난 신용정보원장 자리는 아직 공모 절차도 확정되지 않았다. 민성기 초대 원장은 2018년 11월 말 기준으로 기본급 1억 9250만원에 성과급 1억 2222만원을 받아 총 3억 1472만원을 받았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2017년 말 기본급이 2억 1000만원에 성과급 1억 2180만원, 총 3억 3180만원을 받은 것으로 볼 때 11월 말 기준 금액보다 더 많은 연봉을 수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6대 금융협회장 가운데 하나인 상호저축은행중앙회장은 임기가 만료된 기관장 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12월 임기가 만료된 이순우 상호저축은행중앙회장은 2018년 3억 9500만원을 받았다.

    최규연 전 상호저축은행중앙회장이 2013~2015년까지 3억 5000만원을 받은데 반해 이 회장은 2016년 부임한 이래로 매년 3억 9500만원을 수령했다. 최 전 회장은 퇴직할 때 퇴직 직전 평균 임금에 근속년수를 곱한 금액을 기본급과는 별도로 퇴직금으로 받았다.

    또 다른 6대 금융협회장인 여신금융협회장은 임기가 곧 만료되는 기관장 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도에 부임한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은 지난 해 11월 말 기준으로 기본급 3억 6600만원(1년 기본급 4억)을 받았다. 여신금융협회는 이사회에서 공로금 성격으로 3년치의 성과급을 준다. 이 성과급을 합하면 더 많은 액수를 수령할 것으로 추정된다. 바로 직전 김근수 전 여신금융협회장은 2016년도 6월에 퇴임해서 기본급 2억원, 성과급 2억 6000만원, 퇴직금 1억원을 받았다.

    올해 4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한기정 보험연구원장은 지난 해 11월 말 기준으로 기본급 2억 8627만원을 수령했다. 하지만 2017년 기본급이 3억 1223만 3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11월말 기준 연봉보다 더 높은 금액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6월에 임기가 끝나는 강길만 한국보험대리점협회장은 1억 2000만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민간 출신의 기관장보다 관이나 정치인 출신의 기관장이 올 때 업무가 좀 더 효율적으로 처리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면서 "돈과 안정된 일자리를 노리는 관료나 정치인 출신과, 자신들의 의견을 힘있게 관철시켜주길 바라는 업계의 욕구가 맞아떨어지는 씁쓸한 단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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