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1월 2일 (수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이동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책연구소장)
◇ 정관용> 평생을 우울증과 자살예방에 헌신해 온 정신의학 권위자 강북삼성병원의 故 임세원 교수. 그분과 함께 활동했던 분이신데요. 한국형 표준자살예방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 교육개발을 함께해 오신 분입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책연구소장 맡고 계신 이동우 소장을 연결합니다. 소장님, 나와계시죠?
◆ 이동우>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먼저 故 임세원 교수 애도를 표하고요. 지금 장례식장에 계시다고요?
◆ 이동우>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 절박한 상황에서도 간호사들 대피에 안간힘을 썼다는 마지막 모습이 알려져서 더 지금 많은 분들이 슬퍼하고 있습니다. 실제 그랬다고요?
◆ 이동우> 아마 평소 임 교수 성품을 생각하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인데 아마 피신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서 그 공간 내에서 머물렀다면 이런 결과가 안 빚어졌을 거라고 저희는 생각하는데 아마 그 순간에도 밖에 있는 간호사들을 염려해서 간호사들 피신시키고 하는 과정에서 또 범인이 쫓아와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진료실 안에 말씀하신 피신공간이 마련돼 있었습니까?
◆ 이동우> 네.
◇ 정관용> 정신과 진료실 안에는 그런 게 마련이 돼 있나요, 원래?
◆ 이동우> 원래는 그런 걸 마련하는 게 원칙입니다마는 지금 모든 기관이 다 그렇지 못한 상황입니다. 강북삼성이 그래도 잘 갖춰져 있는 편에 속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거기 들어가서 문을 잠그고 혼자 숨어 계셨으면 되는데 간호사 안전 걱정 하다가 이런 일까지 갔다, 이 말씀이군요.
◆ 이동우> 그렇습니다.
◇ 정관용> 지금 범인은 1년 전에 조울증으로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한 환자였다는데 이번에는 예약도 없이 그냥 찾아왔다고요?
◆ 이동우> 그렇습니다. 굉장히 사실은 그 시간이 이미 업무종료, 외래업무 종료. 더군다나 마지막 날이니까. 종료시간에 찾아온 환자라 그냥 마감이라서 다음 기회에 오시라 했을 수도 있는데 역시 임 교수의 평소 성품으로 봐서 아마 거절하지 않고 진료를 보다가 그런 변을 당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지금 수사가 진행됩니다마는 범행동기 같은 건 아직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더라고요.
◆ 이동우> 네. 수사가 진행된. 수사결과를 그 부분은 추이를 봐야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치료 받지 않고 증상이 악화된 게 상당한 기여를 했겠지만 저희가 아직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라서 결과를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이른바 임세원법 제정 추진 이런 소식이 들려오는데 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동료 의사가 임세원 교수를 추모하기 위해 그린 그림
◆ 이동우> 그 부분은 지금 응급의료 상황에서의 의료인 폭행 문제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서 미흡하나마 대책, 법적인 대응책이 마련이 됐다고 볼 수 있는데 사실은 그게 응급실만이 그런 게 아니라 응급실 외의 진료공간에서도 폭력사태가 정신과가 가장 빈발합니다마는 이외 다른 과 선생님들도 사실은 폭력에 노출돼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의료인들 응급실 외의 공간, 진료, 특히 외래공간 같은 곳에서의 의료인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법안을 낸 것은 저희가 처음은 아니고 이미 국회에도 몇 가지 법안이 계류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취할 거, 저희가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면서 아주 강력한 실효성 있는 법안을 저희가 추진하겠다는 겁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 의료인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은 어떤 것들이 필요합니까?
◆ 이동우> 그래서 저희가 정신과에 필요한 걸 보자면 아까 말씀하신 대로 피신공간이라든가.
◇ 정관용> 대피 공간.
◆ 이동우> 네, 대피 공간. 그리고 특히 이제 보안요원이 즉시 올 수 있을 정도의 보안요원을 밀도높게 배치하는 부분. 이런 부분이 되겠고 타 이제 다른 의료인들의 정신과 이외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안전요원, 보안요원의 밀도 있는 배치 그리고 유사시에는 경찰, 인근 경찰서에서 즉시 또 도우러 와줄 수 있는 보안요원만으로 부족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조처들 그리고 그런 조처들이 우선 저희가 시급한 조치다라고. 그리고 정신과 환자가 아닌 사람. 말하자면 이렇게 심신미약 상태에 이를 정도로 정신과적인 증상이 심하지 않은 일반인이 어떤 폭력을 저질렀다라고 할 경우에는 거기에 맞는 정상인으로서 그런 폭행을 저지른 분에 대해서 응분의 책임을 지게 하는 이런 내용. 응급의료법 개정안하고 같은 맥락이죠. 그런 것들을 담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정신과 같은 경우는 대피공간 마련 그리고 전반적으로 보안요원의 강력 배치, 경찰의 긴급 출동 그리고 가해자에 대한 책임의 중과. 이런 것들이 좀.
◆ 이동우>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언급하신 것처럼 정신과에서 유독 이런 폭력이 더 빈발하는 이유는 뭐라고 봐야 될까요?
◆ 이동우> 기본적으로 저희가 물론 저희 정신과 전체 환자 속에서 보자면 극히 일부인 분들이기는 합니다마는 이렇게 말하자면 중증 정신질환에 속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분들도 사실은 치료만 잘 받으시면 전혀 문제는 없는 건데 초발한 상태, 초발을 한 상태에서 아직 치료가 개시가, 시작이 되지 않은 분들. 그리고 치료를 받았더라도 재발해서 병세가 다시 심해진 분들 이런 분들을 처음 맞닥뜨리는 의료인들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 일들이 그런 분들이 사실은 만약에 범죄를 저질러도 심신미약, 심신상실로 경감을 받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이동우> 그런 부분들을 저희가 대하면서 치료를 해야 되기 때문에 정신과가 타과보다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 정관용> 자칫 대한신경학회 같은 곳에서는 그런, 이런 사건. 이번과 같은 사건이나 지금 말씀하신 내용들이 자칫하면 정신질환자는 다 폭력적이고 위험하다라고 하는 사회적 편견을 줄까 우려되는 거죠?
◆ 이동우> 그런 부분을 저희가 우려하는 부분이고요. 그래서 저희가 말씀드리는데 정신질환자의 대부분이 위험하지 않고 극히 일부 환자분만이 위험한 상태에 이를 수 있고 이런 분들도 치료만 잘 받으면 저희가 정상인하고 다를 바 없이 위험 없이 생활할 수 있다, 이런 메시지를 동시에 전파하려고 하고요. 임세원 교수님의 유족들도 고인의 유지를 받들여서 저희한테 요구하신 것이 안전한 치료 환경을 만들어달라. 임 교수 같은 분이 더 발생하지 않게. 편견 없는 환경을 치료환경을 만들어달라. 우리 환자들이 편견 없이 안심하고 치료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 이런 당부를 주셨습니다. 아마 임 교수가 평소에 저희와 항상 나누던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가족들도 알고 계시고 그래서 저희한테 그런 당부를 전달한 걸로 생각합니다.
◇ 정관용> 고인의 유족분들도 고인이 희생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혹시 편견으로 작용할까 그걸 우려하셨다는 점이 참 감동적입니다. 여기까지 일단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이동우> 감사합니다.
◇ 정관용>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동우 정책연구소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