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KT&G 사장교체를 지시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신재민 전 사무관의 대학 선후배들이 호소문을 냈다. 신 전 사무관의 개인적 성향과 공익제보의 취지 등을 이해해달라는 내용이다.
또 신 전 사무관의 부모님은 "심성이 여린 재민이는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주위에 폐를 끼친 점을 많이 괴로워했다"며 사과문을 배포했다.
◇ "과정과 의도 선하다면 결과에 너무 가혹하지 말아야"
'대학시절부터 신재민을 지켜봐온 선후배 일동'은 3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 순수한 친구의 목숨을 살리고자 한다"면서 호소문을 배포했다.
이들은 "이 친구(신 전 사무관) 역시 한 국민으로써 이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란 친구였다"며 "자신의 행동이 정부의 성공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누구라도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용납될 수 있으리라 여겼다.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지난 정부처럼 정보유출자에 대한 중한 처벌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순진한 생각이고 모자란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그랬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호소문을 발표하는 저희들 역시 이 친구의 주장에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는다"며 "관점에 따라 생각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 친구가 그토록 이야기하고 싶어 했던, 이야기하지 않고서는 도무지 살 수 없다고 말했던, 관료조직이라는 시스템 속에서 한 구성원이 맞닥뜨리지 않을 수 없는 문제를 개선해나가야 한다는 점에는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후배들은 "정부와 일개 전직 사무관은 애초 싸움이 되지 않는다"며 "싸움이 아니라 그의 의견에 귀기울여줬으면 한다. 잘못된 이야기를 한 것이라면 충분히 말하고 설명해주셨으면 한다"고 정부에 요청했다.
또 신 전 사무관이 뉴라이트 출신이라는 소문과 국가기밀로 사익을 추구 활동을 했다는 얘기와 관련해서는 "가짜뉴스"라고 했다.
이들은 "(주장.폭로의) 결과 여부를 떠나, 그 동기와 과정에서만큼은 공익을 목표로 행동했다"며 "내부고발 역시 과정과 의도가 선하다면 결과에 대해 너무 가혹한 책임을 묻지 않아주시길 거듭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민이의 무모한 도전이지만, 사회를 더 경험하신 사고와 이해의 폭이 넓은 인생의 선배들이시라면, 그 순수한 마음을 이해해주셨으면 한다"며 "그의 무모한 도전에서 찾을 수 있는 교훈을 찾아 우리 사회를 한걸음 더 나아가게 해 주셨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 신 전 사무관 부모 "스트레스 심각해 잘못된 선택...고개숙여 사과"
신 전 사무관의 부모는 이들과 함께 사과문을 배포했다.
신 전 사무관 부모는 사과문에서 "심성이 여린 재민이는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주위에 폐를 끼친 점을 많이 괴로워했다"며 "본인은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용기를 내 나선 일이 생각보다 너무 커져 버리기도 했고, 스트레스가 심각해서 잘못된 선택을 하려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저희 아들이 극단적 선택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국민 여러분과 정부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을 포함한 주변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전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부디 국민 여러분이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이후 필요한 모든 조사절차에 성실히 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신 전 사무관 부모는 "하나뿐안 자식이 안정을 취하도록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