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사진=브라보앤뉴 제공)
"5년 연속 한국 선수 신인상을 목표로 뛰고 싶어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평정한 '핫식스'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뜬다. 지난해 몇 차례 출전 경험이 있지만, 퀄리파잉 스쿨을 통과한 올해 신인 자격으로 진짜 미국 무대를 밟는다.
이정은(23)은 KLPGA 투어 최강이었다.
2016년 데뷔한 뒤 2017년 4승을 거두며 KLPGA 투어 대상과 상금왕, 최저타수상 등 전관왕에 올랐다. 2018년 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하는 등 주춤했지만,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차지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퀄리파잉 스쿨도 수석으로 통과했다. 당연히 LPGA 투어도 홈페이지를 통해 이정은을 신인상 후보로 점찍었다.
이정은의 목표도 신인상이다.
이정은은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적응 기간이 필요하기에 적응이 첫 번째 기준이 될 것 같다. 올해의 선수 같은 타이틀은 너무 크게 느껴진다. 주위에서 관심을 가지는 5년 연속 한국 선수 신인상을 목표로 뛰고 싶다"면서 "한국에서도 신인상을 받을 때 우승이 없었다. 우승에 목매기보다 차근차근 하다보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LPGA 투어에서는 2015년 김세영(26)을 시작으로 2016년 전인지(25), 2017년 박성현(26), 2018년 고진영(24)까지 한국 선수들이 4년 연속 신인상을 탔다.
준비도 착실하게 했다. 박인비(31), 유소연(29)의 매니지먼트사인 브라보앤뉴와 계약했다. 브라보앤뉴는 전담 매니저를 통해 이정은의 현지 적응을 도울 계획. 캐디도 구했다. 찰리 헐(잉글랜드)과 유선영(33) 등의 캐디를 맡았던 애덤 우드워드(호주)와 함께 LPGA 투어 무대에 도전한다.
퀄리파잉 스쿨을 수석 통과한 이정은. (사진=크라우닝 제공)
사실 이정은은 퀄리파잉 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하고도 미국 진출에 고민이 컸다. 가족 때문이다. 하지만 가족의 지지에 결심을 굳혔다.
이정은은 "미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없을 때 퀄리파잉 스쿨 기회가 와서 목표를 세우지 못했다. 준비할 것도 많아 힘들 것 같다고 걱정했지만, 새 매니지먼트 회사가 많은 도움을 줘 결정할 수 있었다"면서 "아버지도 몸이 불편하시고, 어머니도 건강이 좋은 편이 아니다. 부모님은 항상 '걱정하지 말고 미국에서 뛰라'고 하는데 자식 입장에서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 어머니가 3개월 정도 미국에서 함께 지낸 뒤 귀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월 호주오픈을 시작으로 LPGA 투어에 '핫식스'가 뜬다. 이정은은 KLPGA 투어에 등록된 6번째 이정은이다. 이름 뒤에는 늘 6이 따라다닌다. 여기에 '핫(hot)'을 붙여 '핫식스'라는 별명이 생겼다.
이정은은 "영어를 못해 외국 선수들과 대화한 적이 거의 없다"면서 "한국 언니들이 '식스'라고 불렀는데 '정은'이라는 발음이 외국 선수들에게 어렵기 때문에 그냥 '식스'라고 불러주면 재미도 있고, 편할 것 같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