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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아날로그 일자리' 감소 우려

금융/증시

    은행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아날로그 일자리' 감소 우려

    모바일·인공지능·로봇 등 디지털 기술접목 비대면영업 활발
    최근 3년간 은행 임직원 7천여명 감소…인력감축 지속될 듯

    은행권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본격 추진 중이다. 모바일,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혁신금융을 이끈다는 게 업계의 전략이지만, 산업환경 변화에 따른 구조조정 우려도 나온다.

    4일 은행업계의 새해 경영방침을 종합하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초점이 맞아 있다. '글로벌 핀테크 경쟁에서 두각'(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환경변화에 대응한 신 수익원을 발굴'(김광수 NH금융 회장), '디지털 혁신주도'(손태승 우리은행장) 등 표현이 경영인들의 신년사에 담겼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직접 거론했다. 그는 신년사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은행의 모든 업무를 디지털로 재해석해 시간과 노력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그렇게 확보된 여력을 고객 상담과 가치가 높은 업무에 집중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KDB 미래전략연구소 '은행권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현황' 리포트 발췌

     


    업계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단순 디지털화가 아닌, 이를 통한 사업영역 확장과 사업전략 발굴까지 나아가는 4차 산업혁명 차원의 총체적 전환으로 이해하고 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디지털 안내인이 되는 것"으로 규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원년을 선포하고, 2025년까지 2조원 규모의 디지털 관련 투자와 4000명의 디지털 인재 양성이라는 목표를 내놨다. 신한은행은 금융거래에 블록체인 기술도입, ICT기업체와의 제휴를 통한 솔루션 개발 등을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은 빅데이터센터 및 디지털전략부 등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외부 전문가를 최고디지털 책임자로 영입한 상태다. 하나은행도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진행 중이다. 각 은행은 전직원 대상 코딩 교육도 실시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3일 신규 개점한 『KB디지털금융점』 모습(국민은행 제공)

     


    국민은행이 지난 3일 무현금·무서류 기반 '디지털창구 특화점'을 내세운 KB디지털금융점을 김포에 최초로 개점하는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구체화되고 있다. 앞서 여러 은행이 모바일뱅킹에 채팅로봇(챗봇)을 대거 반영하기도 했다. 정부도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도입해 금융사들의 혁신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은행권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고객편익 증진, 업무효율 제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 등 경제적 이익을 담보하고 있지만, 그만큼 '사람이 할 일'이 줄게 된다는 것은 문제로 대두된다. 상황이 진전될수록 인력 감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금융경제연구소가 시중은행 임직원 376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본인의 직무가 로봇·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으로 생각하는 시기'를 2025년으로 답한 사람이 38.6%로 가장 많았다. 2030년(23.6%)이나 2020년(17.2%)이란 응답까지 합하면 79.4%가 향후 약 10년 내 실직을 우려하고 있었다.

    '직무가 로봇·인공지능으로 대체된 뒤 은행 내 새 일자리가 생기겠는가'에는 부정적 응답이 54.1%(아니다 36.9%, 매우 아니다 17.2%)로 나타나는 등 은행업계 노동자들의 불안감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은행권이 인터넷·모바일 이용 비대면 영업을 확대해 나가는 동안 주요 은행 임직원 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기업은행 등 6개 은행의 임직원 수는 지난해 9월 현재 8만3779명으로, 2015년 9월의 9만1389명에 비해 7000명 넘게 줄었다. 같은 기간 전국 지점·출장소도 5742개에서 5347개로 395곳이나 줄었다.

    금융권 인사는 "급격한 구조조정이 없더라도 결국 자연스럽게 기존 아날로그 인력이 줄어들 것"이라며 "IT 전문가 등 디지털 인력 일자리가 증가할 수도 있지만, 느는 일자리보다 사라지는 일자리가 훨씬 많을 것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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