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내 아이에게 항생제 고기 먹이시겠습니까?"

책/학술

    "내 아이에게 항생제 고기 먹이시겠습니까?"

    고기 먹어야 건강하다? 고정관념에 불과
    공장식 축산은 "인류 최악의 범죄"
    돼지, 닭의 분뇨 때문에 지하수도 오염
    좁은 공간에 밀집사육하니 전염병에도 취약
    고기의 잔류항생제, 내성 만들어 치료 방해
    살처분 투입된 노동자들, 트라우마로 자살까지
    공장식 축산 없애려면 고기 적게 먹어야
    동물복지형 농장이 오히려 생산성 더 높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01월 04일 (금)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영화감독 황윤 (<사랑할까 먹을까=""> 저자)


    ◇ 정관용> 남편은 치킨킬러, 본인은 돈가스 마니아였던 한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이 구제역으로 인한 돼지들의 살처분 현장을 찾았다가 큰 충격을 받고 식생활은 물론 인생 자체가 바뀌게 됩니다. 그래서 몇 년 전에 잡식가족의 딜레마라고 하는 다큐영화를 만들어낸 바 있었죠. 이번에는 '사랑할까 먹을까' 이런 책을 펴냈네요. 공장식 축산이 아니라 행복하게 자라는 돼지들을 만나서 사랑에 빠진 스토리를 썼다고 하는데요. 그 주인공입니다. 다큐멘터리 감독 황윤 감독이에요. 어서 오십시오.

    ◆ 황윤> 안녕하세요.

    ◇ 정관용> 2015년 잡식가족의 딜레마 만들고 저희 시사자키에 나오셨었죠.

    ◆ 황윤> 네.

    ◇ 정관용> 잡식가족이라는 게 왜 그렇게 이름을 붙였죠?

    ◆ 황윤> 원래 가제로 잡식동물의 딜레마 작업을 하면서 마이클 폴란이 쓴 책 제목을 갖고 영화를 만들다가 마지막 결정해야 될 때 잡식동물보다는 잡식가족으로 해야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저희 가족 이야기거든요. 영화 자체가 제가 돼지가 사는 곳을 직접 가서 보게 되고 그러면서 돼지와 사랑에 빠지고 돼지와 친구가 되면서 돈가스가 더 이상 고기로만 보이지 않게 되는 그러면서 제가 겪게 된 심리적인 딜레마에 대한 영화거든요. 그러면서 저희 가족하고도 소소한 갈등들도 생기고.
    영화 '잡식가족의 딜레마' 스틸컷

     


    ◇ 정관용> 남편은 육식을 하고.

    ◆ 황윤> 그렇죠. 남편은 잡식, 육식하고 있고 그다음에 저는 영화를 찍으면서 채식주의자가 됐고 그러면서 그 사이에 낀 아들. 저희 세 명의 어떤 좀 티격태격하는 이야기와 함께 돼지들이 실제로 살아가는 모습들이 이 영화에 펼쳐지거든요. 그래서 잡식가족의 딜레마로 제목을 지었었고.

    ◇ 정관용> 그 3년이 좀 넘었는데. 남편은 여전히 잡식?

    ◆ 황윤> 여전히 육식을 하기는 하는데 예전에 비해서 훨씬 양이 줄어들었고요.

    ◇ 정관용> 황 감독은 계속 채식?

    ◆ 황윤> 채식이지만 비건을 지향했지만 채식. 비건을 지향하지만 아직 비건은 아니고 한 98% 정도 비건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비건이라고 하는 것은 계란, 생선, 우유 이런 것도 전혀 안 먹는다는 거죠?

    ◆ 황윤> 그렇죠. 사실 영화 찍기 전에는 저도 이제 고기를 먹어야 되지 않나, 건강상. 유제품 뭐 건강에 좋은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 왔거든요. 그래서 실제로 우유도 굉장히 좋아했고 돈가스도 좋아했는데. 이제 영화를 찍으면서 돼지를 못 먹게 되면서 그러면 나는 뭘 먹어야 하지. 그래서 실제로 건강에 대한 정보들 많이 찾아보게 되고 여러 책들을 많이 봤어요. 전문 서적들을 보면서 그동안에 우리가 육식에 대해서 갖고 있었던 그 단백질은 고기, 고기를 먹어야지 빈혈에 걸리지 않고 우유를 먹어야 뼈가 튼튼해지고 이런 식의 어떤 그런 고정관념들이 사실은 굉장히 주입된 것이었구나.

    ◇ 정관용> 그러니까요. 고기양보다 훨씬 적은 양의 콩을 먹어도 더 많은 단백질이 들어온다잖아요.

    ◆ 황윤> 그럼요. 그리고 아몬드나 같은 그램 수를 비교했을 때 치킨과 닭가슴살보다 아몬드가 더 단백질이 많다고 할 정도로. 그리고 브로콜리나 이런 야채들에도 굉장히 많은 단백질이 있다고 합니다.

    ◇ 정관용> 아들은 지금 어떻게?

    ◆ 황윤> 아들은 지금 영화 찍으면서 점점 채식을 하게 돼서 지금 저와 비슷한 상태고요.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아니, 아이의 먹을 권리를 왜 엄마가 뺏냐. 아이의 선택권은 아이에게 줘야 하지 않느냐라고 말씀하시는데 당연하죠. 아이의 선택권은 아이에게 있는 것이고 저는 어떤 것도 강요한 적이 없고 오히려 알 권리를 저는 보장해 준 측면이 커요. 왜냐하면 아이들이 사실 자기네가 먹는 고기가 어디서 어떻게 생산되는지 정말 비인도적으로 또 굉장히 건강에 좋지 않은 방식으로 사육된다는 것을 아이들이 만약에 안다면 아이들은 다른 것을 선택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스스로 선택해서 거의 채식을 하고 있죠.

    ◇ 정관용> 그러니까 채식을 한다, 비건이 된다. 이런 게 동물을 사랑해서, 동물권이 소중하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우리 황윤 감독의 이 책에서 제가 주목되는 바는 그건 그게 아니다. 지금의 이 공장식 축산 시스템이라고 하는 것이 인류 전체에게, 지구 전체에게 어마어마한 해악을 미치고 있다는 걸 고발하시는 게 가장 중요한 대목 아닙니까?

     


    ◆ 황윤> 고발이라기보다는 함께 좀 정말 팩트를 가지고 우리가 제대로 알았으면 해서 이 책을 쓴 거고. 사실 영화에서 다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너무 많았거든요. 이야기하지 못한 부분이. 영화는 말씀드린 것처럼 돼지가 살아가는 현장의 모습과 그다음에 우리 가족의 모습을 담고 있기 때문에 사실 그 축산이 일으키는 환경 파괴 이야기라든가 그다음에 건강상의 이야기는 거의 담지를 못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쉬움이 있어서 이 책을 쓰게 됐고 말씀드리면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쓴 유명한 역사학자가 공장식 축산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범죄다.

    ◇ 정관용> 범죄?

    ◆ 황윤> 크라임이라는 단어를 썼거든요. 이런 얘기를 했어요. 그리고 굉장히 가디언즈에 굉장히 자세한 칼럼도 쓴 바가 있는데. 그만큼 공장식 축산이 지금 현재 인류에게, 지구상에 일으키는 이 환경파괴는.

    ◇ 정관용> 그렇게 안 좋아서 범죄라고까지 하는 겁니까?

    ◆ 황윤> 정말 지구종말적인 상황인데 사실 2시간 넘도록 얘기해야 할 분량이지만 짧게 말씀드리면 가장 큰 게 분뇨 문제거든요. 분뇨와 그다음에 기후 변화,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 변화 이게 대표적인

    ◇ 정관용> 축산업에서 온실가스가 나와요?

    ◆ 황윤> 온실가스가 엄청나고요. 가축이 트림을 한다거나 방귀를 뀔 때 나오는 가스, 이게 메탄가스인데 여기서 나오는 이 메탄가스가 이산화탄소보다 23배가 강력한 온실효과를 일으키고요. 그 분뇨나 이런 데 있는 산화질소, 산화질소. 그러니까 여러 가지 성분들이 있는데 이 산화질소가 이산화탄소보다 300배 가까운 그런 강력한 온실효과를 일으킨다고 하는데. 전 지구적으로 봤을 때 온실가스 총량 있지 않습니까? 자동차나 자동차에서도 온실가스가 나오고. 또 그다음에 석탄 화력발전소나 여러 가지에서 온실가스가 막 나오는데. 그 모든 산업 분야를 다 통틀어서 축산업이 51%를 차지한다는, 51%를 차지한다는.

    ◇ 정관용> 전체 온실가스의 절반 이상이 축산업에서 나온다고요?

    ◆ 황윤> 축산업에서 나온다는 월드워치 연구소의 보도가 있었어요.

    ◇ 정관용> 진짜요?

    ◆ 황윤> 그리고 그 전에는 한 19%나 20% 정도 될 것이다라는 UN 쪽의 보고가 있었는데 그보다 더 나중에 더 자세히 월드워치연구소에서 조사를 해 보니 50%가 넘는다라는 보고가 있습니다.

    ◇ 정관용> 소, 돼지의 방귀와 트림이 그만큼이나 세다 이거예요?

    ◆ 황윤> 그리고 분뇨. 그리고 사실은 사육 과정, 걔네들이 내뿜는 배설물도 있지만 사실은 저도 이제 가봤지만 공장식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그 일정한 온도를 맞추기 위해서 엄청난 냉난방을 해요. 냉방, 난방. 여름에는 엄청 더웠잖아요. 그럴 때는 또 막 냉방 온도를 맞추기 위해서 여러 가지 그런 에너지를 쓰게 되고 그다음에 그 가축을 먹이기 위해서 곡물을 또 엄청나게 대규모로 재배를 하는데. 곡물을 또 실어나르고 먹이고 또 고기를 운송하고 이런 여러 가지 과정에서.

    ◇ 정관용> 그 모든 걸 합치면.

    ◆ 황윤> 그렇죠. 그런데 사실상 우리가 육식을 안 할 수는 없겠죠. 모든 사람들이 다 지금 채식주의자가 되자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그러니까 불가능한 건데.

    ◇ 정관용> 알겠습니다. 온실가스 배출의 51%가 축산업이다.

    ◆ 황윤> 그렇죠.

    ◇ 정관용> 또 그다음에는? 건강에 안 좋은 건 뭡니까?

    ◆ 황윤> 그다음에 인류역사상 가장 큰 범죄라고 한 점이 어떤 점이냐 하면 분뇨 문제인데 이 분뇨가 일으킨 환경오염이 어마어마하거든요. 그래서 이제 미국만 해도 1초에 몇 억톤의. 몇 만 톤이었나, 제가 수치를 못 외우겠는데 어마어마한 똥이 쏟아져 나오고 있죠. 그래서 우리나라도 해양투기를 했었어요, 원래 이제 축산에서 나오는 분뇨를 그냥 바다에다 막 버리고 그랬는데 세계적인 어떤 문제로 지목을 받으면서 땅 안에서 해결을 해라라고 한 거죠.

    그래서 어쨌든 지금 우리나라에 사육되는 동물이 엄청나게 많은데. 돼지는 1100만 마리가 넘고, 1년에. 그리고 닭은 수억 마리가 사육이 되고 있고 연간 우리가 먹는 닭이 육계나 8억 마리가 넘거든요. 그 정도기 때문에 걔네들이 내뿜는 분뇨를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이건 엄청난 거죠. 그것들이 땅과 강과 우리가 먹는 식수와 지하수와 이런 것들을 다 오염을 시키고 있고 제주도 같은 경우도 상당히 굉장히 청정섬, 이렇게 알려져 있지만 사실 숨골이라고 하는 제주도 지하수가 굉장히 중요한데, 식수원으로. 그런 것까지도 지금 분뇨로 오염이 되고 있다고 해서 두루미가 오는 겨울서식지인 철원 같은 경우 그러니까 익산도 제가 아는 분이 10년 넘게 그 분뇨 분뇨문제 때문에 악취로 그 주변에 살아가는 분들이 축사 주변에 살아가는 분들이 숨을 못 쉴 정도로 너무 고통을 받고 계세요.

    제가 직접 경험한 건데 영화를 보여주러 학생들한테 고등학교를 갔는데. 겨울이었는데 문을 다 닫고 있었을 거 아니에요. 그래도 너무 냄새가 심해서 이게 무슨 냄새인가 그랬더니 주변에 양돈농장이 너무 많아서 학생들이 숨을 못 쉴 정도로 고통을 받고 있었어요. 너무 축사가 많아진 거죠. 그래서 네덜란드 같은 경우는 보면 우리나라처럼 굉장히 작은 나라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나라잖아요. 그래서 그 나라랑 비교를 해 보면 1헥타르당 3000평 정도 되거든요. 1헥타르당 돼지가 한 5마리 정도 이렇게 사육이 되고 있어요. 굉장히 적은 수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1만 2000마리.

    ◇ 정관용> 그래요?

    ◆ 황윤> 그만큼 너무 작은 나라에 너무 많은 동물을 사육하고 있어요. 먹기 위해서. 그러니까 분뇨도 그렇고.

    ◇ 정관용> 우리가 그러면 네덜란드 사람들보다 육식을 더 하는 거예요?

    ◆ 황윤> 네덜란드 같은 경우 육식 안 한다고 볼 수 없겠죠. 물론 수입하는 것도 있을 수 있겠고. 그렇지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그만큼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거죠. 지속가능하게 축산을 하고 있는데.

    ◇ 정관용> 알겠어요. 공장식 축산, 온실가스, 분뇨. 그런데 그렇게 해서 얻어진 그 고기들도 인간 건강에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라면서요.
    순천 별량면 우산마을의 한 양돈농장에서 돼지 수백마리가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드러누워 있다 (사진=박사라 기자)

     


    ◆ 황윤> 제가 이제 돼지농장을 갔을 때 제일 충격적이었던 게 물론 어미 돼지들이 감금틀에 갇혀 있고 이런 것 자체도.

    ◇ 정관용> 감금틀이라고 하는 건 아예 움직이지도 못하고.

    ◆ 황윤> 아예 움직이지 못해요. 그러니까 자기 어깨 넓이만 한, 돼지의 어깨 넓이만 한 폭 60cm 그리고 그 딱 자기 몸에 딱 맞는 감금 쇠틀로 된 감금틀에 스토리라고 그 틀에 갇혀서 앉았다 일어났다 외에는 다른 동작은 불가능한. 그 속에서 얘네들이 계속 인공수정으로

    ◇ 정관용> 새끼만 낳는 거예요?

    ◆ 황윤> 임신 되고 또 새끼 낳고 임신 되고 새끼 낳고 해서 이게 생명인데 그런 식으로 키워지는 것 자체가 너무 가슴이 아팠고요. 충격이었고. 그다음에 또 하나는 충격이었던 건 약병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살처분해서 돼지를 더 이상 키우지 않게 된 폐축사를 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구제역 당시에. 그런데 갔었을 때 엄청나게 다양한 약병들이 막 있는 거예요. 보니까 피부병약, 그다음에 호흡기 질환약, 장치료제, 신장약 그다음에 호르몬제 그리고 항생제. 이런 온갖 약들이 즐비해 있었어요, 약봉투나 약병들이.

    ◇ 정관용> 그건 그렇게 밀집해서 공장식으로 키우면 다들 약해져서. 전염병도 들고.

    ◆ 황윤> 왜 그러냐면 햇빛도 통하지 않고 바람도 전혀 통하지 않는 곳에서 수만 마리의 돼지나 닭들을 몰아넣고 그 속에서 계속 사료만 주고 똥 싸고 하다 보니 걔네들이 질병에 걸릴 수밖에 없는 거고.

    ◇ 정관용> 그걸 치료한다고 계속 약을 투여하고.

    ◆ 황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약을 먹여도 낫지 않는 돼지들은 또 중간에 도태를 시키는데 최근에 망치로 새끼 돼지 머리를 때려서 죽인 사건이 적발돼서 굉장히 지금 사회적인 공분을 샀었잖아요. 그런데 그런 경우가 사실은 얼마나 되는지는 다 헤아려볼 수는 없지만 저도 이제 축산 현장을 갔을 때 병든 돼지들이 이렇게 한쪽에 빼내져 있는 거 많이 봤거든요. 그리고 심지어 어떤 곳은 이렇게 돼지 똥 쌓아놓은, 분뇨 쌓아놓은 곳에 뭐가 이렇게 움직여서 가보니까 새끼 돼지였어요. 눈을 껌뻑껌뻑거리면서 살아 있는데 그냥 이렇게 마치 과수원에서 썩은 사과를 따서 버리듯이 그렇게 비인도적으로 병든 돼지들이 처리되고 있었죠.

    ◇ 정관용> 그러니까 뿐 아니라 그렇게 수없이 많은 약을 먹인 (고기에) 그 약성분이 안 남아 있을 수가 없죠.

    ◆ 황윤> 안 남아 있을 수가 없죠. 그리고 실제로 고기에서 굉장히 많은 항생제들이, 잔류 항생제들이 나와서 지금 문제가 되고 있잖아요. 항생제 내성균. 그러니까 어떤 약을 써도 우리가 폐렴이나 뭐에 걸렸을 때 염증에 걸렸을 때 항생제를 써야 하는데 어떤 항생제를 써도 낫지 않는.

    ◇ 정관용> 그러다가 그렇게 밀집 사육되는 동물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그 스트레스 성분도 고기와 다 들어가 있다면서요.

    ◆ 황윤> 그렇죠. 사실 우리가 건강상에 먹었을 때 우리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은 당연하고 저는 사실 이 책에서 제가 강조하고 싶었던 건 정신적인 문제였어요. 그래서 살처분에 투입된 노동자들, 그러니까 공무원 노동자분들을 제가 직접 인터뷰를 했었는데 그분들이 엄청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었고 자살하신 분도 굉장히 많아요.

     


    ◇ 정관용> 그래요?

    ◆ 황윤> 자살하신 분도 많고 그리고 몇 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악몽에 시달리고 불면에 시달리는 그런 분들이 많았고요. 또 군인들이 그린 그림도 봤는데 굉장히 온통 빨간색으로 그리고 돼지들을 죽였던 그 죄책감과 충격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도 봤었는데요. 이건 정말 어떻게 해서든지 살처분 자체도 사실 잔인하지만 왜 살처분이 일어나느냐.

    사실 그 바이러스나 이런 것들이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는 그런 사육 구조, 환경. 이런 것을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고 단지 동물에 대한 어떤 안타까운 마음뿐만 아니라 인간 자체가 너무 고통 받고 있고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기반 자체가 완전히 지금 무너지고 있는. 이번 여름에 폭염을 우리가 다같이 경험하면서 기후 변화가 얼마나 큰 재난으로 올 수 있는지를 경험했잖아요. 이대로는 정말 안 될 것 같아요. 그래서 빨리 이걸 바꿔야 하는데 그 방법은 동물복지농장으로 가면서 그런데 이 축산, 많은 동물을 키우면서는 동물복지로 갈 수 없습니다.

    ◇ 정관용> 못 가죠.

    ◆ 황윤> 못 가죠. 확 줄여야 해요.

    ◇ 정관용> 면적부터가 안 되죠.

    ◆ 황윤> 그렇죠. 그러니까 사육 두수를 좀 줄이고.

    ◇ 정관용> 사육두수를 줄인다는 얘기는 그만큼 적게 먹어야 한다?

    ◆ 황윤> 적게 먹어야 한다는 얘기고요. 그래서 많은 것들을 우리가 포기할 수 있는 지금 그런 상황이... 포기해야만 하는. 그래서 사실 고기를 줄인다고 그래서 우리가 손해볼 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더 건강해지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생존이 달린 문제라고 생각을 해야 될 것 같아요. 이 육식 문제가 단순히 옛날에는 취향의 문제였고 그럴 수 있었지만 지금은 더 이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정관용> 혹시 황 감독 그거 알아요? 우리나라 국민들의 암 발병 어느 암이 제일 많은지 알아요?

    ◆ 황윤> 대장암인가요, 혹시?

    ◇ 정관용> 대장암이 몇 년 전부터 위암을 앞질렀어요. 그것도 전 세계 평균 1등이에요, 우리가. 특히 한국 남성들의 대장암 발병률은 세계 평균에 2배예요.

    ◆ 황윤> 그렇죠. 미국을 앞지른 거 알고 있었거든요, 미국의 대장암을. 그만큼 우리나라가 결코 이제는 육식을 적게 하는 나라가 아니고 이제 통계만 봐도 지난 30년 사이에 육류 소비량이 4배가 늘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사실은 먹방도 되게 문제예요. TV에 먹방이 너무 많이 나오고.

    ◇ 정관용> 또 먹방은 대부분 또 육식이더라고요.

    ◆ 황윤> 대부분 육식이더라고요. 그러니까 돼지해에 한쪽에서는 돼지가 얼마나 영리하고 사랑스러운지 보여주다가 채널을 돌리면 바로 또 먹방이 나오는 이 좀 약간 굉장히 자기 분열적인 상황에 우리가 살고 있는데. 이제는 조금 심각하게 돌아봐야 되지 않나. 식습관을 많이 고쳐야 하지 않나 생각도 들고. 사실은 이건 정부가 좀 책임이 크다고 봐요. 그러니까 지금 현 정부 말고도 이전부터 1980년대나 90년대부터 공장 축산이 시작된 거거든요. 이게 자연발생적인 게 아니라 국민들이 고기를 많이 먹어서 공장식 축산이 시작된 게 아니라 공장식 축산이 시작됨으로써 고기가 굉장히 대량으로 공급돼서.

    ◇ 정관용> 가격을 싸게.

    ◆ 황윤> 그렇죠. 싸게 많이 공급이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물론 고기를 먹게 된 측면도 있지만 이제는 너무 많이 먹게 됐죠. 그래서 이제 중독에 걸린 상태였기 때문에 시급한 문제로 좀 받아들여야죠.

    ◇ 정관용> 정부 말씀하셨으니까 유럽의 몇몇 국가들은 이제 동물복지형 축산이 아니면 유통 못하도록.

    ◆ 황윤> 작년에 2017년에 핀란드 농업환경부 장관이 왔었거든요, 우리나라에. 와서 이제 신문에 인터뷰 한 걸 보니까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1970년대부터 핀란드는 동물복지로 정부가 정책을 끌고 갔대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항생제나 이런 게 금지된 건 당연하고 동물을 굉장히 인도적으로 사육하게 된 거예요, 30~40년 전부터. 그러다 보니 전혀 이제 중간에 폐사되는 동물이 없는 거예요. 아파서 병들어서 죽는다거나 이런 게 0%고, 즉 그 얘기는 뭐냐 하면 생산성도 높아진다는 거죠. 그러니까 제가 양돈업자분들 인터뷰를 하면 동물복지 그거는 누가 좋은지 모르냐. 사실 이거 잘 사는 나라들 얘기고 그러면 생산성 떨어진다. 이거 우리는 명백한 산업인데 우리는 손해 볼 수는 없지 않느냐.

    ◇ 정관용> 그런데 핀란드는 생산성도 높아지더라.

    ◆ 황윤> 그런데 사실은 그게 폐사율이 25%에 달한다라는 얘기가 있어요, 우리나라의 양돈농장의 돼지 중간에 병들거나 아파서 도태되는. 도축장에 가지 못하고 중간에 도태되는 게 25%에 달한다는 걸 통계를 제가 어디에선가 본 적 있거든요. 정확한 건 모르겠지만 저도 굉장히 많이 목격을 했었고. 그러니까 동물복지로 바꿨을 때는 모두가 좋은 거죠. 업자분들도 사실 이제 굉장히 폐사율을 줄일 수가 있고.

    시사자키 출연 중인 황윤 감독(오른쪽) (사진=시사자키 유튜브 캡쳐)

     


    ◇ 정관용> 그러니까요. 앞서 가고 있는 나라들은 이제 그런 동물복지형이 아니라 항생제를 쓰거나 공장식 축산을 한 육류는 아예 유통을 못 시키도록 금지하는 것까지 가고 있나요?

    ◆ 황윤> 유럽이요?

    ◇ 정관용> 네.

    ◆ 황윤> 그것까지는 제가 정확하게 모르겠는데 분명한 건 동물복지농장으로 당연히 가고 있고요. 우리나라도 그런데 아직 좀 느려서 그렇지 시작이 안 된 건 아니에요. 그래서 제가 책에도 뭔가 대안이 되는 육류의 선택지는 무엇인가를 썼거든요. 그래서 세 가지 선택지가 있는데 하나는 정부가 인증한 동물복지 고기가 있어요, 축산물이. 마크가 있어요. 그래서 이제 그런 것들을 좀 아주 흔하지는 않지만 구할 수가 있고요. 그다음에 생협에서 나오는 게 두 번째 선택지인데. 생협도 좀 할 얘기가 있는데 사실 생협이라고 해서 제가 갔더니 사실 거기도 공장식 축산이었어요. 그러니까 생협이 종류가 여러 곳이 있잖아요.

    ◇ 정관용> 대형화된 생협은 공장식이더라.

    ◆ 황윤> 제가 다 가본 건 아니에요. 생협이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다 가본 건 아니지만 좀 대표적인 생협을 갔었는데. 거기 양돈농장이 공장식 농장이고 어미 돼지들이 감금틀에 갇혀 있는 모습을 보고 너무 충격을 받았어요. 그래서 이거 생명윤리나 이런 걸 중심에 두는 그것이 철학인 생협에서 이렇게 하는 것에 대해서 놀랍다라고 여쭤봤더니 조합원들이 많아지고 고기 소비량이 많아져서 어쩔 수 없게 이렇게 변했다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래서 중요한 건 고기 소비량을 확 줄이면서 동물복지농장으로 가고. 많은 식사를 채식 위주로 하는 것 그것이 답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게 동물이 위해서가 아니라.

    ◆ 황윤> 모두를 위해서 사람을 위해서.

    ◇ 정관용> 우리 건강을 위해서.

    ◆ 황윤> 아이들의 생존이 달린 문제인 것 같아요.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지금 2030년에 북극이 다 녹는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올해 폭염도 너무 힘들었는데, 작년. 올해 2019년 여름은 얼마나 더 더울지. 더우면 작물이 재배가 힘들 것이고.

    ◇ 정관용> 조금 더 세게 얘기하죠. 우리 아이들한테 항생제 덩어리 고기를 먹이시겠습니까?

    ◆ 황윤> 그럼요. 항생제뿐만 아니라 호르몬제도 먹이는 거고 성장촉진제도 고기를 통해서 먹이는 거고. 그런 거죠. 그리고 사실 이제 영양학적으로도 고기가 굉장히 여러 가지 논란들이 있지만 제가 이제 콜린 캠벨 박사님 세계영양학계에서 거의 아인슈타인 분인데 이분이 평생의 업적을 연구를 쓴 무엇을 먹을 것인가라는 책을 요약해서 제 책에 썼는데 동물성 단백질이 결코 좋지 않고 오히려 암의 스위치 역할을 한다.

    ◇ 정관용> 맞습니다.

    ◆ 황윤> 라는 얘기가 있거든요.

    ◇ 정관용> 새삼 어느 학자, 어느 학자 할 것 없이 그쪽 분야를 연구한 그쪽 분들은.

    ◆ 황윤> 이구동성이죠.

    ◇ 정관용> 안 좋다는 거고요. 또 그런 소고기 한 1kg를 만들기 위해서 또 어마어마한 곡물이 들어가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선진국 국민들이 소고기 조금씩만 덜 먹으면 아프리카, 아시아 모든 기아를 다 해결할 수 있다잖아요.

    ◆ 황윤> 맞아요. 아이러니한 게 비만에 시달리는 인구가 전 세계 20억인데 한쪽에서 기아로 죽는 사람이 20억이래요. 똑같은 수치로 사람들이.

    ◇ 정관용> 이런 내용들을 '사랑할까 먹을까'라고 하는 책에 담아오셨네요. 어느 잡식가족의 돼지관찰기입니다. 다큐멘터리 감독 황윤 감독이었어요. 고맙습니다.

    ◆ 황윤> 네, 고맙습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