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87) 전 대통령이 7일 예정된 사자명예훼손 사건 재판에 독감과 고열로 인해 출석이 불가능하다는 뜻을 밝혔다.
전씨의 법률 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독감으로 열이 39도까지 올라 외출이 불가능하다. 광주까지 재판받으러 갈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고령인 데다가 열이 심해 밥도 못 드셔서 지난 3일 재판부와 검찰에 유선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재판기일변경 신청서를 우편으로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감 때문에 광주까지 갈 수 없을 뿐 재판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니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며 "제가 7일 법정에 출석해 독감 진단서를 제출하고 다시 사정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전씨의 재판은 오는 7일 오후 2시 30분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형사8단독 김호석 판사 심리로 열린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조비오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씨는 지난 5월 불구속기소 됐지만, 건강 문제를 이유로 재판부 이송 신청을 했다.
두 차례 연기신청 끝에 지난해 8월 27일 첫 공판기일이 잡혔으나 전씨가 알츠하이머 진단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아 재판이 열리지 않았다.
이후 광주에서 공평한 재판을 받기 어렵다며 법원에 관할이전 신청을 했으나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전씨 측은 전씨가 현재 독감으로 거동이 불편하며 이미 사망한 지인의 안부를 묻는 등 알츠하이머 증세가 더 심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제가 자택을 방문해 재판을 설명하면 '아 그래' 하시고는 다음번에 가면 왜 왔느냐고 물으신다"며 "더 악화하기 전에 재판하기 위해서라도 자택과 가까운 곳으로 관할을 이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이순자 여사님에 따르면 하루에 10번도 넘게 이를 닦으신다고 한다. 조금 전 일도 기억을 잘 못하고 같은 말을 반복해서 하신다"고 말했다.
광주지법 관계자는 "강제 구인에 대해서는 7일 전씨의 출석 여부와 사유를 검토해보고 추후 판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