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장기금리가 유럽 선진국과 동조화 경향이 높아 미국 외 선진국의 통화정책에도 국내 장기금리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8일 한국은행 조사통계월보 2018.12월호에 게재된 성병묵 한국은행 통화정책국 과장팀의 '국내외 장기금리의 동조화 원인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같은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상관관계, 주성분, 내외금리차에 대한 통계량 및 기간 프리미엄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장기금리는 선진국과의 동조화 현상이 심화됐으며 특히 유럽 선진국과 동조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와 선진국 장기금리 사이의 상관계수는 상승한 반면, 재정위기국가·신흥국과의 상관계수는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통계상으로 평균 값에서는 한미간 금리차가 가장 작았지만, 변동성 면에서는 한·독일간 금리차가 가장 낮았다고 설명했다.
장기금리 동조화의 원인으로는 주요국의 양적완화정책에 따른 기간프리미엄(장기보유에 따른 추가보상) 하락, 글로벌 저성장·저물가 지속에 따른 저금리 정책기조 등이 꼽혔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수준으로 양호한 대외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국내 장기금리가 주요 선진국과 동행하게 된 요인으로 지목됐다.
연구팀은 "유럽 장기금리와의 동조화 경향이 높은 것은, 국내 금융시장에서 미국 금융상황의 영향력이 약화됐다기보다 우리나라와 유럽 장기금리가 미국의 금융상황 변화로부터 비슷한 영향을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외 장기금리 동조화 현상은 선진국 장기금리의 기조적 흐름을 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며 "유럽중앙은행(ECB) 등 미국 이외의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할 경우, 선진국 장기금리가 상승해 국내 장기금리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