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의 해외법인인 필리핀 '수빅조선소(HHIC-Phil Inc.)' 모습. (사진=자료사진)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의 자회사인 필리핀 수빅조선소(HHIC-Phil Inc.)가 장기간 지속된 조선업 불황을 버티지 못하고 끝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부산·경남지역 부품·협력업체로 피해가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진중공업은 8일 자회사이자 해외 현지법인인 수빅조선소가 필리핀 현지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지난 2016년 채권단 자율협약 체결 이후 경영 정상화에 매진해 온 모기업 '한진중공업'도 3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 달성 등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종속기업 회생신청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상선을 전문적으로 건조하는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는 최근 10년간 조선업 불황이 지속되면서 수주절벽과 선가 하락을 버티지 못하고 회생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빅조선소는 선박건조를 본격화한 지난 2006년부터 대부분의 기자재를 부산·경남권에 위치한 기자재업체에서 구매해 부산경제에 큰 도움을 줬다.
하지만, 최근에는 적자누적 등으로 올해 1월 도래한 협력업체 물품대금 수백억 원을 지급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면서 지역 조선기자제업체로 피해가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모기업인 한진중공업은 특별상담센터를 운영하며 협력업체 지원에 나서는 등 수빅조선소로 인한 피해 확산을 최소화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해외 현지법인인 만큼 별다른 해결 방법이 없을 것으로 보이며, 현재로선 필리핀 현지 법원의 결정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단 수빅조선소는 수주량과 일감 감소로 현장작업자들이 자연 감소했고, 일부는 희망퇴직을 실시해 인원감축에 따른 충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곳에 부품을 남품해온 부산 경남지역 조선기자재업체는 수백억원 규모의 남품대금을 제때 지급받지 못하게 돼, 해당 업체는 물론 지역경제에 상당한 충격이 우려된다.
모기업인 영도조선소도 2016년 채권단 자율협약 체결 이후 부동산과 자회사 매각 등의 자구노력과 해군 및 해경 함정 등 특수선 대량 수주로 2016년 이후 3년 연속 영업흑자를 내는 등 경영정상화가 기대됐으나 수빅조선소의 회생신청으로 암초를 맞났다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