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선수가 8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사보이호텔에서 열린 NC다이노스 입단식에서 동료와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학, 모창민, 양의지, 손시헌 선수.(창원=연합뉴스)
NC와 4년 125억 원 FA(자유계약선수) 잭팟을 터뜨린 양의지(32)의 공식 입단식이 열린 8일 경남 창원 사보이호텔. 양의지는 아내, 딸과 함께 참석해 "두산에서처럼 우승을 목표로 시즌을 준비해 마지막에 선수단 전체가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양의지의 가세로 NC는 마운드 부활의 확실한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양의지는 리그 최고의 투수 리드를 자랑한다. 4년 동안 두산의 한국시리즈(KS) 진출과 2번의 우승을 이끈 공수의 핵이었다.
당연히 NC는 마운드에 불어닥칠 '양의지 효과'를 기대한다. 젊은 투수들을 잘 이끌어달다는 기대감이 크다. 이날 이동욱 감독은 "어린 투수 많이 있는데 그 투수들에게 양의지가 앉아 있는 것만으로 크다"면서 "포수만 믿고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양의지도 젊은 투수들의 가능성을 주목했다. 양의지는 "구창모가 좋은 구위를 지녔고 지난해 선발도 많이 하면서 운영도 늘었다"면서 "장현식도 좋은 구질과 구종이 있어 기대된다"고 화답했다. 이어 "그 선수들이 얼만큼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도록 공을 잡아주는 게 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말을 전해들은 좌완 구창모는 기분이 좋은 듯 미소를 지었다. 입단식 이후 창원 마산구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구창모는 "사실 의지 형에게 올해 약했다"면서 "그런데 우리 팀으로 오게 돼 다행"이라고 웃었다.
구창모는 올해 양의지 상대 피안타율이 5할(12타수 6안타)이나 됐다. 구창모는 "시즌 초반에 속구가 좋아서 자신있게 갔더니 의지 형이 잘 치지 못했고 속구 승부에 '남자네'라고 농담을 했다"면서 "그런데 몇 번 지나지 않아 쳐냈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번에는 커브로 승부했더니 형이 '여자네'라고 했고, 결국 또 쳐내더라"고 덧붙였다.
이날도 양의지는 구창모에게 농담을 걸었다. 구창모는 "오늘도 뭐라고 놀렸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면서 "정말 예측하기 힘든 리드를 하는 의지 형이 왔으니 잘 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의지 형이 리드하는 대로 던지겠지만 정말 난해한 사인이 오면 고개를 저을 것 같다"며 남자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장현식도 마찬가지다. 역시 양의지가 유망주로 자신을 꼽았다는 말을 들은 장현식은 "형이 그렇게 말해주셨다니 영광"이라고 기분좋은 표정을 지었다.
장현식도 양의지에게 아픈 기억이 있다. 장현식은 "원래 의지 형에게 강한 편이어서 지난해 플레이오프 때 자신있게 갔다"면서 "그런데 홈런을 때려내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최고 포수가 온 것은 역시 기분이 좋다. 장현식은 "사실 의지 형을 실제로 본 적이 없는데 오늘 보니 연예인 같더라"면서 "두산을 떠나 우리 팀으로 온다고 들었을 때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나는 내 자신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포수를 믿고 던지는 편"이라면서 "의지 형의 리드를 따르겠다"고 다짐했다.
양의지의 입담도 실감했다. 장현식은 "오늘 의지 형에게 처음 인사를 했는데 '왜 이렇게 늦게 하느냐'고 혼내더라"며 웃었다. 리그 최고의 포수로 꼽히는 양의지와 NC 영건들의 2019시즌 궁합이 벌써부터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