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 (사진=AFC 제공)
"아쉽네요."
베트남의 패배에도 박항서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라는 평가였지만, 오히려 이라크를 압박했다. 마지막 순간을 버티지 못해 승점은 날렸지만, 이라크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지난해 12월 동남아시아 월드컵인 스즈키컵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아시아 수준에서는 여전히 약체였다. 아시안컵 본선 무대도 2007년 이후 12년 만이었다.
실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100위로 88위 이라크에 밀렸다.
하지만 베트남은 이라크를 벼랑 끝까지 몰고 갔다. 베트남은 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이라크에 2대3으로 역전패했다.
선제골을 넣는 등 전반을 2대1로 앞섰다. 하지만 후반 15분 동점골을 내줬고, 후반 45분 역전골까지 허용하며 승점을 챙기지 못했다.
비록 패했지만, 박항서 감독은 만족스러워했다.
박항서 감독은 "결과적으로 역전패했는데 베트남보다 체력이 좋은 이라크를 상대로 최선을 경기를 했다"면서 "마지막 역전골은 아쉽지만, 선수들이 베트남 정신으로 한 치 물러섬 없이 맞섰다"고 말했다.
다만 마지막 순간 승점 1점을 놓친 것은 아쉬웠다. 베트남은 이라크 외 이란, 예멘과 D조에 속했다. 이라크전에서 승점을 챙겨야 조별리그 통과가 쉬워지는 상황이었다.
박항서 감독도 "최소 승점 1점을 확보해야 이번 대회 목표인 조별리그 통과를 쉽게 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면서 "2차전 상대는 우승후보 이란이다. 이라크전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 이란을 상대로 도전자 입장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역전골 장면은) 골키퍼가 프리킥 상황에서 포지션을 제대로 잡지 못했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비록 1차전에서 패했지만, 박항서 매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란에 패해도 예멘을 잡는다면 조 3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할 가능성도 있다. 박항서 감독도, 베트남도 승리를 목표로 다시 뛴다.
박항서 감독은 "열심히 싸웠지만, 결과는 패했다. 경기에 나서면 끝까지 싸워 이겨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이기도록 노력하겠다. 승점을 얻지는 못했지만, 수준 높은 이라크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