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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가 조재범(38) 전 대표팀 코치에게 성폭행당했다고 고소한 사실이 8일 알려진 이후 파문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과거 한 여학생 선수가 소속팀 감독에게 성폭력을 당한 장면을 목격했다는 글이 올라와 파문을 키우고 있다.
해당 글을 올린 주인공은 학생 때 선수로 활동했던 남성. 이 남성은 "10여 년 전 중학교 농구부에 가입한 상태에서 다른 학교 여자 농구부와 연습경기를 했을 때 겪은 일"이라고 운을 뗐다.
이 남성은 "당시 경기를 뛰지 않은 나를 제외한 부원들은 실수할 때마다 감독으로부터 미친듯이 맞았다. 욕설은 물론 인신공격까지 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여자 농구부는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이들은 1주일간 우리 합숙소에 머물었는데, 1주일 내내 여자 농구부 감독 방에서 여자 신음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첫째날에는 감독이 야동을 크게 틀어놓고 보는 줄 알았다. 그런데 둘째날 내 상상을 뛰어넘는 일이 일어났다. 당시 여자 농구부원들과 화장실을 공유했는데, 밤중에 잠을 깨서 화장실에 갔다가 한 여자 농구부원이 감독 방에서 화장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여자 농구부원은 바지와 팬티를 걸어놓은 채 대야의 물로 하반신을 씻고 있었다"고 이 남성은 덧붙였다.
이 남성은 "그 여자 농구부원은 '이 일은 비밀로 해달라'고 애원했다. 더 놀란 건 1주일간 밤중에 여자 농구부 감독실로 찾아간 부원이 매번 달랐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우리팀 감독과 술자리에서 심부름하는 부원을 가리키며 ''저x은 운동할 때는 OO한데 밤에는 참 OO이 좋아'고 낄낄댔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그 이후 운동에 대한 환멸을 느끼고 농구부 정식 입부를 포기했다"며 "그때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 지금도 내 나이 또래 감독들이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간간이 들린다"고 말했다.
이 글이 게시되자 일부 네티즌들은 학생선수 시절 코칭스태프에게 성폭력을 당한 자신의 경험담을 공유했다.
"감독이 자신의 신체에 접촉해서 불쾌해도 항의조차 할 수 없었다. 학교 운동부 내에서 감독은 학생선수의 진로 등 모든 것을 결정하는 절대권력이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한국 체육계의 뿌리 깊은 금메달 지상주의와 성폭력의 대물림 현상을 지적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엘리트 체육 아래에서 학생선수들은 성폭력에 반복적으로 노출되어 있다. 금메달보다 선수들의 인권이 우선이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또 "성폭력을 묵인하는 분위기에서는 성폭력의 부당성을 느껴도 이를 호소하지 못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성폭력이 되물림될 수밖에 없다. 피해자를 양산하는 구조를 방관하는 사람들 또한 가해자"라고 주장했다.
"여자팀에는 여자 코칭스태프를 붙여줘야 한다"거나 "솜방망이에 그치고 있는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