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상담 노동자들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 앞에서 노동 현장 실태조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콜센터 노동조합 대책위원회 제공)
콜센터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 환경을 개선해달라며 인권위에 현장 조사를 요구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콜센터지부와 서울본부 희망연대노조 다산콜센터지부,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로 구성된 '콜센터 노동조합 대책위원회'는 9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약 3만개의 콜센터와 컨텍센터에 50만명에 달하는 노동자가 종사하는데 여성과 비정규직이 대다수로, 저임금과 불안한 고용 그리고 열악한 노동환경에 시달리고 있다"며 "실적을 이유로 효율적인 노동통제가 강조돼 반인권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적으로 보장된 연차휴가는 자유롭게 쓸 수 없고, 휴게시간도 전혀 자율적이지 않으며, 화장실조차 마음대로 못 간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감정노동을 피할 수 없다 보니 고객의 비합리적인 요구나 언어폭력, 성희롱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속수무책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되고 있어 자율성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관련 기사 : 18.10.13 CBS노컷뉴스 "원격 연결했더니 포르노가…" 눈물짓는 콜센터 상담원들)위원회 측은 이같은 현상의 이유로 콜센터 산업이 원·하청이란 구조 속에 존재하며 정량적인 목표를 과도하게 설정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업주들이 저비용과 동시에 고객만족도를 높이려고 하다 보니 "콜센터 상담사는 사람이 아닌 숫자에 불과하고, 원·하청 기업 모두 각종 편법을 동원해 노조를 와해하고 무력화하려 한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들은 "대단한 것을 바라는 게 아니라 건강과 안전 기준을 마련하고 휴식시간을 마음껏 사용하게 해달라"며 "화장실은 원할 때 가게 해주고, 진상이나 성희롱 고객은 회피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모든 말을 훔쳐 듣는 전자감시를 중단하라"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