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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출신 윤도한 수석 임명… 노조 "청와대 직행,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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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출신 윤도한 수석 임명… 노조 "청와대 직행, 유감"

    언론연대 "문재인 정부에서도 못된 악습 반복"
    이용마 기자는 응원 보내 "새 출발에 축복 기원"

    윤도한 신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사진은 지난해 4월 'MBC '100분 토론' 새 진행자로 발탁됐을 당시의 모습 (사진=MBC 제공)

     

    청와대가 비서실장, 정무수석, 국민소통수석 등을 8일 교체했다. MBC 기자 출신인 윤도한 씨가 새 국민소통수석으로 임명됐다. 지난달 31일자로 명예퇴직한 지 열흘도 지나지 않아 청와대로 자리를 옮긴 것이어서 언론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본부)는 8일 성명을 내어 "권력과 언론의 건강한 긴장 관계는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MBC본부는 윤 수석이 2018년 12월 31일자로 명예퇴직했다는 점을 들어 "직전까지 회사에서 보직을 맡거나 일하다가 곧바로 청와대로 간 경우와는 다르긴 하지만, 사실상 현직 언론인이 청와대에 직행했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고 설명했다.

    MBC본부는 윤 수석이 MBC노동조합의 1호 노조원이자, 시사 고발 프로그램 '뉴스후'를 만들고 진행하는 등 방송 독립과 공정방송 투쟁에 모범이 돼 온 선배이기에 이번 선택이 더 아쉽다고 전했다.

    MBC본부는 "국민소통수석은 대통령의 대국민 소통과 국정 홍보를 총괄하는 자리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권력을 감시하고 고발하는 것을 소명으로 여기던 분이 다른 자리도 아닌 청와대를 대표해 홍보하는 자리로 갔다는 것은 쉽게 납득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MBC본부는 "권력은 언제나 언론을 길들이고 언론인을 이용하려는 속성을 갖는다. 이미 수많은 MBC 출신 인사들이 정치권에 몸을 담고 있다"며 "건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언론과 권력이 긴장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영방송의 언론인은 특히 엄정한 정치적 독립과 공정성, 정확성을 요구받는다. 그래서 당사자의 진정성이나 직업 선택의 자유를 떠나, 감시와 견제자에서 정치 행위자로 직행하는 행태는 방송 독립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역행하고, 현역 언론인들의 진정성을 퇴색시키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MBC본부는 1987년 경찰과 안기부(국정원의 옛 이름)를 피해 동료들과 모여 MBC노조를 탄생시켰던 윤 수석의 과거 일화를 전하며 "87년 겨울 초심의 종착점이 청와대 홍보는 아니었을 것이다. 이제 그는 우리 언론인들의 감시와 견제의 대상이 되었음을 알린다"고 성명을 마무리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공동대표 전규찬·최성주, 이하 언론연대)는 9일 논평을 내어 "현직 언론인들이 청와대로 직행하던 과거 정권의 비뚤어진 언론관과 얼마나 다르다고 할 수 있는가"라며 청와대를 정면 비판했다.

    언론연대는 청와대가 김의겸 대변인이 현직 기자일 때부터 직을 요청한 점, KBS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저널리즘 토크쇼 J'의 고정 출연자였던 최강욱 전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를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데려간 점 등을 거론하며 "청와대는 도대체 무슨 짓인가. 과거 정부와 얼마나 다르다고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지난 2008년 당시 MBC 시사 고발 프로그램 '뉴스 후'의 취재데스크와 진행자를 맡았던 윤도한 신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사진='뉴스후' 캡처)

     

    언론연대는 "'방송법'에서 공영방송 이사의 결격사유로 '정당원 또는 당원의 신분을 상실한 날로부터 3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사람’으로 두고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언론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처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그 반대라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일까. '폴리널리스트(politics+journalist)'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고 꼬집었다.

    언론연대는 "폴리널리스트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명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로 가기 위해서라면 방송 독립의 원칙과 언론인으로서의 직업윤리는 무시해도 좋을 만큼 가벼운 것이었을까? 그 피해는 본인이 평생을 몸담았던 방송사와 현역 언론인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는데 말이다"라며 윤 수석에게도 쓴소리했다.

    반면, 2012년 파업 때 해직됐다가 2017년 복직한 이용마 MBC 기자는 윤 수석의 새 출발을 응원했다. 이 기자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그동안 윤도한이 없는 MBC를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가 있으므로 인해서 MBC 내부의 개혁과 저항이 가능했다. 그는 항상 선봉에 섰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무소불위 삼성의 불법 행태에 대한 비판, 친일인명사전 작성을 방해하는 세력들에 대한 비판, 조선일보와의 싸움, 빗나간 종교계의 행태 등에 대한 비판 등등. 권력에 대한 그의 감시망에 성역은 없었고, MBC는 그로 인해 개혁적인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 후배들이 비판적인 기사를 쓸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이뤄낸 성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며 "그가 정치권으로 옮겨간 것을 이전의 다른 선배들의 모습과 다르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그런 그의 삶의 족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가 MBC에서 그동안 기자로서 보여주었던 모습,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의 시각을 계속 견지한다면 자신의 직무를 훌륭히 해낼 것이다. 단순히 권력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건전한 비판은 적극 수용하고, 비난을 위한 비난은 잘 걸러낼 것이다. 그의 새로운 출발에 축복을 기원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청와대는 8일 노영민 주중대사를 새 비서실장으로, 강기정 전 의원을 새 정무수석으로, 윤도한 전 MBC 기자를 새 국민소통수석으로 임명했다. 이날 인선을 직접 발표한 임 전 비서실장은 윤 수석을 "국민 중심의 소통 환경을 만들고 동시에 신문, 방송 등 언론과의 소통도 강화해 국정운영의 세세한 부분까지 국민들이 편안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최선 다할 것으로 본다"고 소개했다.

    윤 수석은 MBC 보도국 통일외교부 차장, 사회1부 부장대우, 문화과학부장, MBC 논설위원 등을 거쳤고 지난해 4월부터 7월까지 '100분 토론'을 진행했다. 70일 넘는 파업 끝에 김장겸 사장이 물러났던 지난 2017년, MBC 신임 사장 공모에 지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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