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사진=연합뉴스)
헌정 사상 첫 전직 대법원장 소환 조사를 하루 앞둔 검찰이 막바지 준비로 분주하다.
법조계에서는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측과 검찰이 혐의 입증을 놓고 치열한 '수싸움'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오는 11일 오전 9시30분 피의자 신분인 양 전 대법원장의 소환 조사를 위해 질문지를 검토하는 등 최종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수사를 통해 확보한 물증과 관련자들의 진술을 총정리하고 질문할 내용을 검토 중이다. 양 전 대법원장을 둘러싼 혐의가 방대한 만큼 확인할 질문 내용도 상당하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를 통해 특정 재판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법관 인사 불이익 등 각종 사법농단 의혹의 최고 책임자로서 지시하거나 묵인, 방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도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한 차례로 끝나지 않고 최소 2차례 이상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그동안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소환 조사에 앞서 혐의 다지기에 집중해 왔다.
지난해 연말 김용덕, 차한성 전 대법관에 이어 지난 7일과 8일 고영한, 박병대 전 대법관을 연달아 재소환해 조사했다.
노정희·이동원·권순일 대법관 등 현직 대법관에 대해서도 지난해 참고인 신분으로 서면조사를 진행했다.
일제 강제징용 소송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 의료진' 김영재 원장 측의 특허 분쟁 소송 등 재판거래 의혹이 불거진 사건을 확인하기 위한 작업도 이뤄졌다.
검찰은 지난해 말 김규현 전 외교안보수석비서관, 우병우 전 민정수석비서관, 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 청와대 인사들을 불러 조사했다.
이를 위해 전날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구치소 방문 조사까지 나섰지만, 박 전 대통령이 거부하면서 실제 이뤄지지는 않았다.
한편 검찰에 소환된 양 전 대법원장은 서울중앙지검 15층에서 조사를 받게 된다. 이곳은 박·고 전 대법관 등이 조사를 받은 곳이기도 하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특수부 부장검사들이 진행 상황을 살피며 수사를 지휘하고 일선에서 실제 수사를 담당한 부부장검사들이 나설 계획이다.
양 전 대법원장 측에서는 법무법인 로고스 최정숙 변호사가 방패로 나선다. 검사 출신인 최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23기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는 동기다. 최 변호사는 후배 변호사 1명과 함께 입회한다.
양 전 대법원장 조사는 한 번에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은 조사할 내용이 방대한 점 등을 이유로 재소환 조사를 예고했지만, 추가 조사는 비공개로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