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내외신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머지않은 시기에 개최될 2차 북미정상회담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답방은 한반도 평화를 확고히 다질 수 있는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년 기자회견 연설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최근 열린 북중 정상회담을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가까워졌다라는걸 보여주는 징후"라며 "머지 않아 제 2차 북미회담을 위한 북미 간의 고위급 협상 소식을 듣게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차 담판이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서울 답방'이라는 구체적인 구상도 이번에 처음으로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회견에서 최근 북중 정상회담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준비행위라고 생각한다"며 "김 위원장과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간의 회담은 이어질 북미회담의 성공을 위해서 아주 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북미 간 핵심쟁점인 대북 제재완화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엔 우선적으로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대북제재의 해결은 북한의 비핵화 속도에 따라가는 것"이라며 "대북제재의 빠른 해결을 위해선 우선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보다 더 과감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 그 점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며 "그동안 북미 간 서로 '먼저 해야 한다'는 입장의 차이가 있었는데 그런 부분들이 2차 정상회담을 통해서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회담 전망을 낙관적으로 본 것이다.
문 대통령은 나아가 "(북미 대화가) 늦어진 기간 동안 양쪽의 입장 차이에 대한 접점들이 이제 상당히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머지 않은 시간 내에 (회담이) 이뤄진다면 그 점에 대한 '뭔가 의견접근이 있었을 것'이라고 우리가 보다 긍정적으로 해석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해선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먼저 이뤄지고 나면, 그 이후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답방은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남북관계의 선순환을 위해서 어떤 행태로든 남북정상이 마주앉아서 제2차 북미회담 결과 공유하면서 그에 따른 남북관계 발전을 (논의)해 나가야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올해 초로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이뤄질 것이라는 '회담 순서'를 문 대통령이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 연말에 보내온 친서에 대해선 "성의를 다해 (답장 차원의) 친서를 보냈다"면서도 "그 내용을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담긴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재개' 의사와 관련,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 사업 재개를 위한 '국제 제재' 문제 해결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그는 회견문 발표를 통해 "북한의 조건없고 대가없는 재개 의지를 매우 환영한다. 이로써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의 재개를 위해 북한과 사이에 풀어야할 과제는 해결된 셈"이라며 "남은 과제인 국제 제재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회견에선 김 위원장이 언급하는 '한반도 비핵화'의 정확한 정의를 확인했느냐는 취지의 질문도 나왔다. 이에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나에게나, 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나, 시진핑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김 위원장이 직접 만난 각국 정상 지도자들에게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비핵화, 완전한 비핵화하고 전혀 차이가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고 답했다.
비핵화와 주한미군 철수 문제의 연계성을 묻는 질문엔 "주한미군은 비핵화의 프로세스에 따라서 연동돼 있는 그런 문제가 아니다"라며 "평화협정이 체결된 이후에라도 주한미군을 유지할 것인지, 말 것인진 한미 양국 결정에 달린 문제다. 이를 김 위원장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