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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식 시계추 외교 또 발동···'틈' 노리는 北

국방/외교

    김정은식 시계추 외교 또 발동···'틈' 노리는 北

    우방인 중국과 소련 사이 등거리 외교 펼쳤던 김일성 연상
    비핵화 국면에서 중국과 미국 사이 실리주의외교 추구
    전문가들 "미국과 협상 없으면 북한이 중국에 다가갈 이유없어"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과 미국의 손을 동시에 잡고 '시계추 외교'를 구사하고 있다. 우방인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펼쳤던 김일성 주석을 연상시킨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일성 주석은 1950년대 말부터 '스탈린 우상화'를 비판한 흐루시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수정주의' 노선을 비판하고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1966년부터 10년동안 중국이 문화대혁명을 하며 자신을 수정주의자로 칭하자 중국을 교조주의로 비판하며 맞받았다.

    그러던 와중에 중국과 소련 간 사회주의 패권 경쟁이 발생하는 등 급격히 사이가 악화되는 가운데 김 주석은 오히려 양측을 오가며 대규모 경제원조를 받는데 성공했다. 중국과 소련 모두 지정학적 이점으로 쉽사리 북한을 버릴 수 없는 점을 이용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비핵화 대화 국면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를 오가며 실리주의 외교를 추구하는 모습이다.

    북한은 올해 신년사에서 평화협정을 위한 다자협상을 거론하며 중국의 존재감을 부각했다. 그러면서도 미국과도 언제든 한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방중 전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대화 의지를 적극 피력했고, 직후 방중을 통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회담을 통해 북중 관계의 완전한 복원을 시도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동북아 지형에서 주도권을 두고 보이지 않는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비핵화 방법론에 대해서도 중국은 미국의 상응조치와 단계적 해법을 요구하는 북한과 궤를 같이 하는 반면, 미국은 선제적이고 확실한 비핵화 조치가 없으면 상응조치는 없다는 입장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에 더해 미중의 무역전쟁까지 이어지며 주요 2개국(G2)인 중국과 미국 사이 경쟁은 계속해서 이어지는 모양새다.

    북한은 이 양국 간 줄타기를 하며 틈새를 노리고 있는 듯 보인다. 현 시점에서는 중국을 '카드'로 활용해 비핵화 대화에 있어 미국으로부터 보다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소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북중 간 협력을 과시해 향후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을 북한의 페이스대로 이끌려고 압박하는 것도 있고, 비핵화에 협력한다는 큰 명분 아래서 북중 협력을 과시하면서 지렛대로 이용할 수 있는 부분을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과의 관계를 가깝게도, 멀게도 유지하면서 나름의 이익을 도출하는 과정이다. 미국과의 협상이 없다면 북한이 중국에 이렇게나 가까이 다가서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미중 사이 시계추 외교를 펼치는 것은 미국으로부터의 위협 못지않게 중국이 정치경제적으로 북한에 대한 큰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을 이용해 중국을 견제하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현재 미중 간 무역전쟁 등 갈등 요소를 활용해 미중과 가깝게도 멀게도 관계를 유지하며 대북제재 국면을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같은 공산권 국가인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외교를 펼쳤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달리, 현재는 중국과 미국, 북한의 경우 각각 이념이나 지정학적 위치가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식 시계추 외교가 보다 복잡한 양상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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