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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의 90분 자유문답…'여유·긴장'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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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과의 90분 자유문답…'여유·긴장' 반복

    180명 내외신 기자와 조율없는 질의응답…文 대통령이 직접 진행
    한복 차림 기자도 등장…질문권 확보 경쟁 '치열'
    문 대통령, 대체로 즉답…웃음 유도하는 여유도
    '경제 기조 바꾸지 않는 자신감, 근거 뭐냐' 질문엔 '굳어진 표정'

    (사진=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180명의 내·외신 기자들 앞에 앉았다. 질문자와 질문내용 모두 누구도 사전에 알지 못했던 '각본 없는' 신년 기자회견은 예정된 시간을 10분 넘긴 90분 가량 진행됐다. 25개의 문답이 오가는 동안 회견장엔 잠시 침묵이 흐르기도, 웃음이 번지기도 했다.

    회견 진행자는 문 대통령이 직접 맡았다. 직접 질문자를 지명하는 방식이어서 질문 기회를 얻으려는 기자들의 경쟁이 올해에도 치열했다. 대통령의 시선을 끌기 위해 책과 휴대전화를 높이 들어 올리는 기자부터, 아예 한복 차림으로 회견장에 입장한 기자도 눈에 띄었다.

    첫 질문 분야는 외교·안보였다. 최근 이뤄진 북중 정상회담과 올해 초로 예상되는 제 2차 북미 정상회담,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질문들이 이어졌다. 외신 기자들의 관심도 집중됐다.

    이 가운데 질문권을 얻은 한 기자는 북한이 취할 수 있는 비핵화 조치와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상응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이를 한꺼번에 합의하는 '패키지딜'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런 대안을 근거로 북미 양국의 협상을 중재할 의사가 있느냐고 묻자 문 대통령은 "기자가 방안을 다 말씀해주셨다"며 "그렇게 저도 설득하고 중재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부족한 답변에 대한 추가질문까지 받았던 질의응답 분위기는 경제로 분야가 옮겨가면서 다소 변했다. 경제 분야 첫 번째 질문부터 "현재 고용 상황이 이렇게 악화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진단을 듣고 싶다"는 날선 내용이었다.

    문 대통령도 질의응답에 앞서 20여 분 동안의 회견문 발표를 통해 "경제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함께 잘 사는 경제' 구조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기본 기조는 유지하면서도, 신년 정책의 무게는 '성장'에 둘 것임을 강조하는 내용이 회견문의 핵심이었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기자는 "현 (경제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고, 변화를 갖지 않으려는 이유에 대해 알고 싶다.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는 질문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양극화, 불평등 구조를 바꾸지 않고선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라는 점은 오늘 제가 모두 기자회견문 30분 내내 말씀드린 것"이라며 "또 새로운 답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고 답했다. 표정은 굳어있었다.

    경제 문제에 이어 정치·사회 관련 현안까지 대부분 '즉답'을 내놨던 문 대통령은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청와대 압력' 주장 관련 질문에는 5초 가량 생각을 정리한 뒤 신중하게 답변을 내놓는 모습을 보였다.

    예정된 시간을 넘어가자 고민정 부대변인이 이를 알렸고, 문 대통령은 이후에도 추가 질문을 몇 개 더 받은 뒤 회견을 끝맺었다. 그는 마무리 발언으로 "언론과 정부는 서 있는 위치는 다르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 이런 목적을 향해 가는 면에서는 서로 같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한 한 팀이라는 생각을 늘 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노영민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들은 기자들 사이 곳곳에 자리해 대통령의 답변을 경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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