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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또 분신 사망…카카오카풀 출시, 더 깊은 안개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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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기사 또 분신 사망…카카오카풀 출시, 더 깊은 안개 속으로

    택시업계 "시범서비스 중단 등 先카풀중단, 後협의참여" vs 카카오 "先협의참여…시범서비스 중단 못 해"

    카카오카풀 반대를 주장하며 분신 사망한 택시기사 임 모 씨의 유언 내용 (사진=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제공)

     

    카카오카풀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지난 10일 또 다시 '카카오카풀 반대'를 주장하며 택시기사가 분신 사망했지만 카카오카풀에 대한 택시업계와 카카오의 입장 차이는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광화문에서 분신한 택시기사 임 모(65)씨가 다음날 새벽 숨진 뒤 양측은 "애도를 표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지만, 카풀에 대한 각자의 입장은 고수하고 있다.

    ◇ 택시업계 "서비스 중단 없이 대화하자니 진정성 의심"

    지난해 첫 번째 분신사망사건 발생 직후 택시업계의 제안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수용하면서 '카풀 갈등 해결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출범하는 듯 했지만, 업계가 '카카오카풀 시범서비스 중단'을 대화 참여의 선결조건으로 내걸고 이를 카카오가 거부한 뒤 대화는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전국택시노조 등 택시 4개 단체 회원들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2번째 분신사망자가 나온 뒤 업계는 카카오카풀 시범서비스 중단뿐만 아니라 다른 카풀서비스도 잠정 중단한 뒤에야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현재 시행중 인 카풀서비스를 포함해 카카오카풀 시범서비스 중단 등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대화를 하자는 정부나 카카오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에서는 사실상 카풀시장을 개방해야 겠다는 목표를 정하고 대화를 하자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화를 하자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택시기사 최 모(57)씨의 분신 사망 이후 예정했던 카풀서비스를 잠정 연기한 카카오모빌리티는 2번째 분신사망에 대해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시범서비스는 계속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애도를 표한다"며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서 관련 현안들이 빨리 논의되기를 바라고 기구에서 결정되는 것을 (카카오는) 따를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 대화 참여의 선결조건으로 요구하는 시범서비스 중단에 대해서는 "대타협 기구에 (이해관계자들이) 모여서 (카풀과 관련해) 같이 결정을 하자는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가 독단적으로 (시범서비스 중단을)하기엔…"이라며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제공)

     

    ◇ 문 대통령 "정부가 적극 설득…당사자들, 열린 마음 가져달라" 했지만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정부여당 역시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어 사태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민주당택시·카풀 기획단(TF)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48차례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며 갈등을 조율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에서는 정부‧여당이 나서서 카풀 서비스를 중단해달라는 입장이지만 2015년 당시 여당(현 자유한국당) 주도로 관련법 개정이 이뤄진 뒤 카풀이 이미 법적으로 허용된 상황에서 정부‧여당이 법적 근거도 없는 서비스 중단을 카풀업계에 요구할 순 없다"며 "현재로서는 택시업계 지원 안을 조속히 내 업계를 설득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카풀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면서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이해당사자들의 양보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2명의 택시기사 분신사망으로 깊어진 갈등의 골은 쉽게 메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신년 기자회견에서 "규제혁신을 통해서 길이 열리고 편리해지는 것이 있는 반면에 그 규제를 통해 지키려는 가치는 풀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규제혁신에 대한) 이해집단 간의 격렬한 이해상충이 있는 것"이라며 "물론 정부가 적극적으로 설득해야하겠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어느 한쪽으로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연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혁신에 대해 그분들이 지키고자 하는 가치가 과거시대의 가치, 4차 혁명이라는 경제 현실 바뀌고 있는데도 옛날 가치 그대로 고집되는 경우가 왕왕 있어 보인다"며 "그런 가치 추구하는 분들도 바뀐 시대에 맞게,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유연한 대화 태도가 있으시면 좋겠고, 규제가 풀림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는 적절한 보상 주어지는 그런 사회적 합의를 위해 정부 적극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택시업계와 카카오 양측 중 어느 한쪽이 물러서지 않는 한 갈등 해결의 출발점인 '대화 시작'조차 쉽지 않아 카카오카풀 출시는 당분간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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