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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3년차 文대통령, '경제 성장' 전면에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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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권 3년차 文대통령, '경제 성장' 전면에 내걸었다

    신년 기자회견 연설…소득주도성장 대신 '혁신 성장' 앞세워
    작년 연설문과 비교해보면 메시지 변화 분명
    '포용국가' 기조 유지하되, 성장 정책으로 무게추 이동 '부각'

    10일 오전 서울역 맞이방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확대이미지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집권 3년차 국정운영의 목표를 "정부의 경제정책이 옳은 방향이라는 걸 확실히 체감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년 기자회견 연설문 발표를 통해 "중소기업,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고, 소상공, 자영업이 국민과 함께 성장하고, 지역이 특성에 맞게 성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등 경제 체질 변화를 강조했던 지난해 연설문 기조와는 달리 '성장'을 전면에 내세우며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주는 데 주력했다는 평이다. '생활 속 적폐 청산'에 대한 의지표명은 올해에도 이뤄졌지만, 지난해 세부 과제로 언급됐던 '재벌개혁'이란 단어도 이번엔 빠졌다.

    ◇ 文 "고용지표 부진, 가장 아쉬워"…연설문서 경제 '35번', 성장 '29번' 언급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커지고,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낮아졌다"며 "정부는 이런 경제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 비판론을 일부 수용하는 한편, 정책의 변화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국내·외 현안 가운데 연설문에 가장 많이 적시된 단어도 경제로, 모두 35번 쓰였다. '성장'은 29번 언급돼 뒤를 이었다. 지난 경제정책을 상징하는 '소득주도성장'이란 단어가 단 한 번밖에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지율 정체로 이어지는 여론의 '경제 불만'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연설 과정에서 혁신산업 투자책, 기존 제조업 혁신 방안, 규제개혁 방안 등을 최우선적으로 설명했다. 데이터·인공지능·수소경제 3대 분야에 대한 1조5000억 원의 예산 지원, 스마트 공장 대폭 확대, 20조 원 규모의 연구개발 예산, 한국형 규제샌드박스 시행 등이 문 대통령식 '성장 견인책'의 세부 내용들이다.

    문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도 지금까지 가장 아쉬운 점을 묻는 질문에 "힘들고 아쉬운 점은 고용지표가 부진했다. 국민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아쉽고 아픈 점"이라며 "앞으로 이 부분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새해 우리 정부의 가장 큰 과제"라고 했다.

    ◇ 달라진 노동계 메시지…"마음 열어야"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현 정부의 상징적 정책들에 대한 문 대통령의 메시지 변화도 눈에 띈다. 그는 '고용 악화의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많은 이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효과도 일부 있었으리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경우도 그렇다"고 밝혔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흔들림 없는 추진을 강조해왔던 문 대통령으로선 뼈아픈 답변이다. 경제 활력 찾기 차원에서 해당 정책들에 대한 속도조절을 시도하는 것을 두고 이번엔 노동계에서 '공약 후퇴'라는 반발이 나오는 데 대해 문 대통령은 답답한 속내도 드러냈다.

    그는 "우리 정부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리고, 또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되도록 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그 점에서 역대 어느 정부보다 정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은 노동계가 인정해 주셔야 한다"고 했다.

    이어 "노동 조건의 향상을 얼마나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지, 그것이 우리 경제나 고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과 종합적으로 살펴나가야 한다"며 "노동계가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노동계 일각을 향해 자기중심적 시각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 "정책기조 잘못됐다고 생각되진 않아… 혁신적 포용국가 반드시 이룰 것"

    문 대통령은 이처럼 '경제 성장'에 집권 중반기 정책의 무게추를 옮기면서도 '함께 잘 사는 경제구조'로의 전환이 궁극적 목적이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 그는 대기업의 성장이 곧 중소기업과 저소득층의 혜택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이른바 '낙수효과'에 대해 "이미 오래 전에 끝났다"며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보완하면서 반드시 혁신적 포용국가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연설문의 서두에서도 "지난 해 우리는 사상 최초로 수출 6000억 불을 달성했다.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열었다"며 "경제성장률도 경제발전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정책 방향 자체가 틀렸다고 지적하며 위기론을 언급하는 데 대한 우회적 반박이다.

    이날 질의응답 과정에서 '경제 기조를 바꾸지 않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이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문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우리 사회의 양극화, 불평등 구조를 바꾸지 않고선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라는 점은 제가 연설 30분 내내 말씀드린 것"이라며 "새로운 답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문 대통령이 '혁신 성장'에 무게를 실어 던진 경제 메시지에 대해 변화는 분명하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을 내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실제 경기 상황과 고용시장 상황은 나쁜 게 맞다. 그런 부분에 대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대통령이 어쨌든 기존 정책을 강조하지 않고, 성장에 대한 얘기를 한 부분은 긍정 평가한다"고 했다.

    성 교수는 "기존에 강조됐던 소득주도성장과 이번에 강조된 포용성장은 다른 개념"이라며 "소득주도성장은 임금을 올리고, 분배를 하면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개념인데, 포용성장은 성장을 하고 그 과실을 어려운 사람과 나눈다는 개념"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혁신, 산업구조 재편, 생산성 향상 등을 실질적으로 이끌기 위해선 보다 구체적인 정책 내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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