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 (사진=연합뉴스)
법원이 심석희 선수를 비롯한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 전 코치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미루고 재판을 더 진행하기로 했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심 선수가 제기한 조 전 코치의 성폭력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도 처벌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원지법 형사4부(문성관 부장판사)는 10일 수원지검 공판부의 변론재개 신청을 받아들여 오는 14일로 예정된 선고 공판을 미루고 23일 속행 공판을 열기로 했다.
검찰은 심 선수가 추가로 고소한 성폭력 피해 가운데 1건이 이미 기소된 폭행과 동시에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성폭력 고소사건을 수사한 뒤에 항소심에서 진행 중인 폭행 사건과 같이 판단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법원에 요청하기 위해 재개 신청을 했다.
폭행이 성폭력으로 이어진 것으로 조사되면 검찰은 공소장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조 전 코치 입장에서는 1심 판결 없이 바로 항소심 판결을 받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법원이 과연 공소장 변경을 허가해 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재판부는 오는 23일부터 변론을 재개해 성폭행 의혹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들은 뒤 재판을 얼마나 더 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조 전 코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해 1월 16일 훈련 중 심 선수를 수십 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2011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총 4명의 선수를 상습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 전 코치는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심 선수는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부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2달여 전까지 조 전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며 지난해 12월 중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오는 16일 구치소를 방문해 조 전 코치를 조사할 계획이다. 조 전 코치 측은 성폭력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