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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 교섭·20시간 협상…절박함이 끝낸 426일 굴뚝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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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번 교섭·20시간 협상…절박함이 끝낸 426일 굴뚝농성

    수시로 정회, 재개 반복한 6차 교섭…"사실상 마지막이란 각오"
    합의의 돌파구는 절박함…사태 마쳐야 한단 데 노사 뜻 모아
    차광호 지회장 "부족한 합의안이지만 좀 더 나아갈 시작점 됐으면"

    413일째 굴뚝 농성중인 파인텍 노조와 사측인 스타플렉스의 2차 교섭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기독교연합회관에서 열린 가운데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가 교섭을 하기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좌측부터 이승열 금속노조 부위원장,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지회장, 김세권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파인텍 두 노동자가 굴뚝에 오른 지 426일만에 노사가 극적으로 교섭을 타결한 배경에는 굴뚝에 오른 두 노동자가 단식까지 들어간 상황에서 노사의 절박함이 자리했다.

    차광호 지회장은 11일 오전 타결 직후 "426일을 굴뚝에서 견뎌야했고 그것이 부족해서 단식까지 했어야 했다. 부족한 합의안이지만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 굴뚝에 있는 동지, 밑에서 굶는 동지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날 오전 11시부터 20시간 넘게 이어진 6차 교섭이 데드라인이라는 각오로 협상에 임한 것이다.

    여러 차례 정회와 재개를 반복하면서 노사는 때론 각각 흩어지기도 하고, 다시 한 테이블에 모이기도 하면서 협상을 벌였다.

    교섭장을 잠시 나올 때마다 스타플렉스 투쟁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측 관계자들은 "좁히려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이 아니겠냐"는 말을 했다.

    중재를 해오던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교섭 17시간이 흐른 이날 새벽 4시쯤 취재진이 대기하던 1층으로 내려와 "최종적으로 마지막 고비를 넘고 있다"며 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교섭 전까지 노사는 '책임 고용'을 두고 평행선을 달려왔다.

    노조는 파인텍 모회사인 스타플렉스의 직접 고용이나 파인텍으로 돌아가되 스타플렉스 김세권 대표가 직접 파인텍 대표를 맡을 것을 요구했다.

    고용 보장 등 약속이 깨지고, 돌연 공장 가동이 중단돼 대량 정리해고가 있었던 과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반면, 파인텍 대표인 스타플렉스 강민표 전무는 지난 8일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었지만 기존 입장만을 반복했다.

    "노동자들을 받아들이면 스타플렉스마저 위험해질 수 있다"는 말까지 꺼내며 위기감이 한때 고조됐다.

    굴뚝 농성이 최장 기록을 써가며 이어지고, 파인텍 노동자들과 스타플렉스 투쟁승리를 위한 공동행동의 오체투지 행진과 무기한 단식농성까지 이어지면서 지난달 27일 첫 교섭이 성사됐지만, 노사의 간극은 좁혀지지 못했다.

    결국 절박함이 합의의 돌파구가 됐다. 지난달 27일 첫 교섭 이후 3차례 교섭 내내 의견차만 재확인하던 노사는 예정에 없던 5차 교섭을 지난 8일 긴급이 성사시켰다.

    이어 20시간에 걸친 6차 교섭끝에 노사는 △7월부터 공장의 정상 가동 △스타플렉스 김세권 대표가 파인텍 대표이사 맡는 등 책임 경영 △고용 최소 3년 보장 등의 내용이 담긴 합의문 도출에 극적으로 성공했다.

    차 지회장의 408일 1차 굴뚝농성과 홍기탁, 박준호 두 조합원의 426일 2차 굴뚝농성까지 834일의 '세계 최장기 굴뚝 농성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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