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과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홍영표 원내대표. 오른쪽은 서영교 원내수석부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과 오찬을 갖고 지난해 출범한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올해 더 활성화시킬 뜻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문 대통령이 "여야정 상설협의체의 출범은 의미가 있다. 정착되고 활성화 되면 협치가 제도화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를 향해 "지금도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며 "1차에 이어 2차(회의)도 가급적 빠른 시일에 열어 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는 지난해 11월 5일 여야정 상설협의체 첫 회의를 열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법안과 예산 처리 △취업비리 개선 △규제혁신 △불법촬영물 유포·음주운전 처벌 강화 △지방분권 법안 처리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협조 △선거제도 개혁 등 12개 항을 합의한 바 있다.
이 중 음주운전 처벌강화 등 일부는 처리된 반면 나머지는 여전히 국회에서 합의되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민생과 경제에 활력이 있도록 힘을 쏟아 달라"며 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법과 제도를 완성하는데 힘 써달라"고 거듭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홍 원내대표는 "여야정 협의체를 통해 어려운 법들을 좀 야당과 협의해서 통과시켰다"며 "올해에도 잘 이어나가 협치의 제도화를 시천하는 것이 남은 국회 임기를 보내는 매우 중요한 도리"라고 답했다.
민주당 서영교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해 국정과제 중점법안 230개 중 40.6%인 98개를 통과시켰다"며 "더 잘 사는, 더 안전한, 더 평화로운 대한민국이란 슬로건 아래 국정성과에 대한 국민적 체감을 높이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야당과의 협력 강화를 당부한 문 대통령에게 역으로 민주당 의원 일부도 "기자회견을 하니 대통령을 많이 가깝게 느끼는 것 같다. 야당 의원들도 좀 적극적으로 만나 달라"며 야당과의 소통을 주문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현재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에 대해서도 당이 더욱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공수처는 대통령 주변의 특수관계자, 가족 등 권력형 비리를 감시하고 권력을 투명하게 하는 사정기구적 측면이 있다"며 "공수처 법안이 검찰개혁 법안의 성격도 있지만 사정기구로서의 성격을 잘 살펴 믿음을 모아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인기 홍보수단으로 평가되고 있는 유튜브에 대해서도 "아이디어를 잘 세워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씀'이라는 이름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다는 평가다
문을 연 지 2개월이 지났지만 구독자 2만6000여명, 총 조회수 21만4000여회에 그치고 있다.
유시민 이사장의 첫 유튜브 방송 이후 일주일 만에 구독자가 58만명 증가한 노무현재단 채널이나 23만5000여명의 구독자가 유입된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의 TV홍카콜라의 흥행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이에 홍 원내대표는 "장관도 언론에 나와서 자신의 부처 정책을 많이 홍보하면 좋겠다"며 청와대도 홍보에 협력할 것을 당부했다.
이날 오찬은 1시간20여분 간 진행됐지만 최근 야당이 여당을 압박하고 있는 김태우 수사관·신재민 전 사무관과 관련한 국정조사나 특별검사, 청문회 요구와 개각을 앞두고 국회로 돌아갈 전망인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거취 등 현안에 대해서는 대화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