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전직 대법원장 최초로 피의자 신분이 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검찰조사가 7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여러 혐의들 중 '재판개입'·'법관사찰' 의혹 규명에 집중하고 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9시30분 양 전 대법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청사 1522호 특별조사실에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이날 양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일제강제징용 소송 등 민사재판 개입'과 '법관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묵인' 혐의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는 수사 전체로 보면 종국 단계라 근거를 가지고 말하고 있다"면서 "객관적인 자료들을 가지고 설명을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 전 대법원장은 혐의를 대체로 부인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양 전 대법원장은 앞서 이날 대법원 앞 기자회견에서도 '지금도 재판개입·인사개입이 없었다는 입장이냐'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건 변함없는 사실"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는 이날 자정 전에 끝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는 저녁 8시 전에 마치고, 이후 조서열람 시간을 포함해 밤 12시 전에 귀가시킬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이 이처럼 심야조사를 강행하지 않은 건, 이미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 분량이 방대해 조사가 몇 차례 더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조사 중인 혐의들 말고도 '수사 정보 등 기밀 누설', '법원행정처 비자금 조성' 등 의혹에도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양 전 대법원장은 조사가 시작하기 직전 한동훈 수사팀장을 만나 조사 계획 등을 설명 들었다. 양 전 대법원장의 희망으로 영상녹화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