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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 내려온 농성자들 "노조하기 참 힘들어…올곧게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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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뚝 내려온 농성자들 "노조하기 참 힘들어…올곧게 살겠다"

    6차례 노사 협상 뒤 극적 타결, 426일 만에 굴뚝 아래로

    11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열병합발전소 굴뚝에서 426일간의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을 진행한 파인텍 노동자 박준호 사무장(왼쪽), 홍기탁 전 지회장이 땅으로 귀환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426일, 75m짜리 고공농성 대장정에 마침표가 찍혔다.

    11일 오후 4시쯤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서울 양천구 목동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의 굴뚝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1시간 전부터 구급대원과 노조 관계자들이 굴뚝에 올라 짐을 나르는 등 이들을 도왔고, 덕분에 박 사무장과 홍 전 지회장은 각각 차례로 땅을 밟을 수 있었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과 금속노조 김호규 위원장, '스타플렉스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김소연 공동대표 등은 발전소 바로 밑에서 이들을 반겼다.

    400일을 훌쩍 넘긴 세계 최장기 굴뚝농성에 지난 6일부터는 단식까지 한 터라 수척한 모습이었지만 이들은 병원으로 떠나기 전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박 사무장은 "5명밖에 안 남은 파인텍 동지들, 단식까지 하면서 투쟁을 함께 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도 그 마음을 안고 올곧게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홍 전 지회장은 "저 위에서 박준호 동지와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많은 걸 느꼈다"며 "노동조합 하나 지키는 게 왜 이리 힘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내려오는 농성자들을 발전소 문 앞에서 기다리던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노사의 합의문을 받아드는 민주노총 16개 산별노조 대표자들의 손도 떨렸다"며 "모두가 합의 내용을 제대로 지키도록 감시해달라고 국민께 호소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정리해고에 맞서 13년 동안 투쟁해온 콜트‧콜텍지회 이인근 지회장은 "저 두 노동자가 이 땅의 노동 현실을 말해주고 있다"며 "콜트‧콜텍 노동자들 역시 잘못된 해고의 세월을 보상 받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파인텍 노사는 지난 2013년 파인텍의 모기업 스타플렉스가 스타케미칼 노동자 11명을 해고하면서 시작된 6년의 갈등을 해결할 단초를 마련했다.

    모기업 스타플렉스의 김세권 대표와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차광호 지회장 등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6차례 교섭을 거쳐 김 대표가 파인텍 대표이사를 맡고, 업무에 복귀하는 노동자들의 고용을 최소 3년 동안 보장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합의를 도출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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