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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일 굴뚝에서 왜소해진 동료..한품에 들어와 눈물"

정치 일반

    "426일 굴뚝에서 왜소해진 동료..한품에 들어와 눈물"

    여섯번에 걸친 협상, 20시간 마라톤 끝 합의
    가장 먹고 싶은 것? 부추 살짝 올린 라면
    25일 연대단식 해주신 시민사회단체 감사
    단협 체결 순탄치 않겠지만 힘모아 돌파할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1월 11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차광호 (지회장)

    ◇ 정관용> 오늘 아침 파인텍 노사가 20시간이 넘는 마라톤 협상 끝에 극적으로 타결을 했죠. 그래서 426일간 굴뚝농성하던 노동자 두 분도 오후에 굴뚝에서 내려왔습니다.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의 차광호 지회장 잠깐 연결합니다. 지회장님, 안녕하세요.

    ◆ 차광호> 반갑습니다.

    ◇ 정관용> 우선 참 어려운 과정 합의를 이룬 점 축하드립니다.

    ◆ 차광호> 성원에 답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굴뚝에 있던 홍기탁, 박준호 두 분 다 무사히 내려오셨죠?

    ◆ 차광호> 네. 힘이 없어서 어렵게 소방관들의 도움을 받아서 병원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 정관용> 지금 병원으로 가계시군요.

    ◆ 차광호>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직접 대화를 나눠보셨죠.

    ◆ 차광호> 네.

    ◇ 정관용> 뭐라고들 하시던가요?

    ◆ 차광호> 너무 많이 말라서 안았는데 저도 말랐지만 한품에 들어와서 너무 마음이 아팠고요. 오랫동안 고생하셨다면서 서로가 눈물을 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 정관용> 차광호 지회장도 지금 한 달 넘게 그동안 단식하셨는데. 그렇죠?

    ◆ 차광호>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제 뭘 조금씩 드시기 시작했나요?

    ◆ 차광호> 지금 병원 왔는데요. 오늘 저녁에 죽이 나온 것 같습니다.

    ◇ 정관용> 협상 타결 이후에 어떤 언론 인터뷰에서 제일 먹고 싶은 게 라면이라고 하시던데.

    ◆ 차광호> 네.

    ◇ 정관용> 또 부추 넣은 라면. 그렇죠?

    ◆ 차광호> 네, 그렇죠. 정구지라고 일명하는데 부추를 그냥 넣는 게 아니고 라면 다 끓이고 나서 위에 살짝 올려 먹는 겁니다.

    ◇ 정관용> 당장 그거는 못 드시죠.

    ◆ 차광호> 지금은 안 되죠.

    ◇ 정관용> 얼른 회복하셔서 그것 좀 많이 드시기를 바라고요.

    ◆ 차광호> 고맙습니다.

    ◇ 정관용> 여섯 번에 걸친 협상 그리고 마지막 여섯 번째는 밤새가며 20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참 힘드셨겠어요?

    ◆ 차광호> 저희들이 오래 끈 게 파인텍의 강민표 사장이 신의가 없어서 이 사태를 만들었었는데 김세권 사장이 그것을 책임지라고 요구했었는데 파인텍 사장은 끝까지 자기가 파인텍 사장을 하고 김세권 사장을 제1주주로 해서 책임을 지겠다. 이런 식으로 말장난을 하셨죠. 그래서 그래서는 안 된다. 그래서 최종 타결될 수 있었던 것은 김세권 사장이 파인텍 사장을 맡아 책임지고 운영하겠다는 것으로 하고 그게 이제 이야기 되면서 합의까지 이룰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 정관용> 그 지난 과정을 돌이켜보시면서 가장 힘드셨던 순간이 언제셨습니까?

    ◆ 차광호> 아무래도 와서 교섭하는 과정이었다고 저는 봅니다. 김세권 사장은 책임이 전혀 없다고 말씀하시면서 나와서 교섭을 하는 형태여서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와서 그래도 최소한 자기가 책임져준다고 하는 부분은 좋지만 실제로 저희들이 많은 것이 미흡한 상태입니다.

    ◇ 정관용> 그렇지만 서로 양보하신 거죠, 어찌 보면.

    ◆ 차광호> 지금 저희들이 더 할 수도 있었지만 바로잡을 수 있는 부분이 많았는데 426일이라고 하는 굴뚝 고공농성과 굴뚝 위에서 단식을 했었고 밑에서는 또 저를 포함해서 연대시민사회부터 해서 종교계 단체들 그다음에 대표자들이 일반 시민분께서 수십 명이 같이 연대단식을 25일 동안 같이 해 주셨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있어서 그걸 고려해서 하루라도 빨리 내려오게 하고 단식을 풀기 위해서 좀 미흡한 부분이었지만 그래도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한 것 같습니다.

    11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열병합발전소 굴뚝에서 426일간의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을 진행한 파인텍 노동자 박준호 사무장(왼쪽), 홍기탁 전 지회장이 땅으로 귀환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정관용> 그렇죠. 그동안 응원하고 함께해 준 시민들께 한말씀 하신다면요?

    ◆ 차광호> 저희들이 정말 함께해 주셔서 지금까지 이게 왔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공장에 가서 일을 하게 되면 이 사람들 잊지 않고 같이 함께해서 좀 더 나은 노동자들이 살 수 있는 권리를 찾을 수 있는 그런 부분에 함께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관용> 당장 공장에서 일을 시작하는 건 7월 1일부터라면서요.

    ◆ 차광호>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 사이에 제일 하시고 싶은 일이 뭡니까?

    ◆ 차광호> 저는 가족들하고 여행을 한번 가고 싶은 게 제 개인적이고요. 아직까지 남아 있는 것은 4월 30일까지 지금 단체협약을 체결해야 하는 사항이 남아 있습니다. 그 사항도 순탄하지 않을 사항이라고 판단되고요. 하지만 지혜와 힘을 모아서 함께 돌파하도록 하겠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얼른 건강 회복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홍기탁, 박준호 두 분께도 꼭 좀 그 말씀 전해 주시고요. 고맙습니다.

    ◆ 차광호> 고맙습니다.

    ◇ 정관용> 금속노소 파인텍 지회 차광호 지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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