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비정규교수노조가 3일 영남대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시간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대학들이 강사 대량해고에 나서 강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영남대 비정규교수노조는 1월 1일부터 대학본부 앞에서 강사 대량해고에 반발해 14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대학측이 오는 8월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다수의 강사를 강의배정에서 배제했기 때문이다.
영남대 비정규교수노조 김용섭 분회장은 ""조합원 272명 중 신학기에 강의 배정 못 받은 사람이 64명이다. 비조합원이 370명인데, 학교측에서 조합원, 비조합원 포함해 120-130명이 미배정 상태라고 했다"고 말했다.
영남대는 강사당 6학점을 일률 배정해, 기존에 6학점 미만 강의를 배정했을 때보다 다수의 강사가 강의 배정에서 배제되었다.
영남대 강사노조는 15일 총장과 면담을 통해 협의할 예정이다.
대구대 비정규교수노조 역시 강사 대량 해고에 반발에 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신청을 내, 조정이 진행 중이다.
대구대 비정규교수노조 남중섭 사무국장은 "한 학기에 420명 정도 되는 시간강사가 있는데 지금 현재로는 거의 대부분이 아직 연락을 못 받았거나 강좌 수가 줄어서 배정을 못 받는 그런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대 비정규교수노조는 18일 간 파업과 천막농성을 벌여오다 지난 4일 타결되어 천막농성을 풀고 조인식을 가졌다.
부산대 노사는 오는 8월 강사법 시행 전까지 강사 구조조정을 크게 않는다, 대형 강좌나 사이버 강좌 개설로 강사노동조건을 악화시키지 않는다, 노사협의체를 구성한다는 조항에 합의했다.
부산대 비정규교수노조 사공일 사무국장은 "합의문서는 법적인 효력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대량해고 방지 약속을 지키는지 지켜볼 것이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시간 강사를 줄이기 위해 전임교원의수업시수 확대와 교과목 통폐합을 통해 강좌를 축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임교원과 비정년트랙의 강의 부담이 과중하게 늘고 있다.
이에 부산대 강사노조의 경우 학교규정인 '전임교원 책임시수 9시간'을 단협안에 명시해달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방학 중 강사 임금에 대해서도 "'방학 중 임금을 지급한다'고만 규정되어 있을 뿐, 대학의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명시되어 있지 않아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교육부가 올해 편성한 방학 중 임금 288억원 중 사립에 지급되는 271억원은 1인당 16만원에 불과하다.
방학 중 임금을 한달 분이 아닌, 두달 분을 편성해야 한다고 노조는 요구했다.
부산대, 영남대, 대구대 등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소속 10개 대학은 그나마 목소리를 낼 수 있다.
하지만 노조가 없는 180개 대학의 강사 대량 해고는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게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관계자의 판단이다.
교육 생태계를 파괴시키는 강사 대량해고를 막기 위해서는 대형 강좌 개설, 강좌 수 줄이기 등 대학의 편법 행위에 대해 교육부의 감독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교육부는 시간 강사 강의 시수 반영을 평가해 대학혁신지원 때 반영할 방침이다.
한국비정규수노조 임순광 위원장은 "대학혁신지원사업 때 시간강사 강의 시수 반영 점수 비중을 크게 둬서 지원액의 차등 폭이 커야 한다. 오는 8월 강사법 시행 때 비교 기준시점도 2018년이 아닌 2017년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