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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자의 쏘왓] 공시지가 현실화, 나한테 ‘세금폭탄’일까?

금융/증시

    [홍기자의 쏘왓] 공시지가 현실화, 나한테 ‘세금폭탄’일까?

    2005년 이후 아파트 공시가격은 시세 70%반영…단독주택 등 일부는 그렇지 않아
    강남 시세 대비 공시지가 18~50%대…강북 등 다른 지역 60~70%대
    공시가격 상향 조정분은 형평성 훼손 심한 부동산에 한정
    건보료도 공시지가 30% 오를때 평균 인상률 4% 수준
    참여정부 때 나왔던 '세금폭탄론' 반복, 이번엔 '징벌적 과세'등 부풀린 것 들통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홍영선 기자의 <쏘왓(so what)="">

    ◇ 임미현> 화요일 코너 <홍기자의 쏘왓=""> 시간입니다. 오늘도 내 경제 생활에 도움이 되는 뉴스 들고 왔죠? 경제부 홍영선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돈 되는 얘기 해볼 건가요?

    ◆ 홍영선> 경제뉴스 중에 가장 관심 있는 뉴스, 부동산 얘기 해볼 건데요. '공시지가 현실화' 얘기가 나오면서 "세금 폭탄이다", "일부 상류층 얘기다" 논란이 뜨거운데요. 공시지가 현실화 한다는 건 무슨 뜻인지 왜 하겠다는 것인지, 그렇게 됐을 때 진짜 나한테 세금 폭탄이 떨어지는 건지 취재해봤습니다.

    상공에서 바라본 수도권 아파트. (사진=이한형 기자)

     

    ◇임미현> 오늘 얘기해볼 게 공시지가. 땅값이란 건 다 아실테고요. 실거래가가 있고 공시지가가 있잖아요. 이 차이점부터 짚고 넘어가죠.

    ◆ 홍영선> 공시지가는 좀 쉽게 풀어보자면세금 내는 기준이 되는 '공식적인 땅값'입니다. 정부가 매년 조사해서 발표합니다.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적인' 땅값이다보니, 양도소득세·상속세·등록세·재산세는 물론이고 국민건강보험료 등의 기초 자료가 되죠.

    실거래가는 말 그대로 실제 거래된 땅값입니다. 우리가 집 살 때 부동산 에서 '얼마라고 하는 거래하는 부동산 가격'인거죠.

    ◇ 임미현> 실거래가와 공시지가 개념도 다르고 지금 가격 자체가 다른 거죠? 왜 이렇게 다른가요?

    ◆ 홍영선> 단독주택이나 토지의 공시지가는 실거래 반영률이 거의 50% 이하인데요. 공시지가가 실제 거래된 가격의 반값도 안된다는 겁니다. 아파트와 달리 거래도 잘 안되고 시세 파악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정부의 표면적 이유이고요.

    하지만 시민단체 등은 정부가 과도한 세금이 부담된다는 이유로 공시지가를 의도적으로 낮춰왔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실거래 가격의 30%도 안되는 곳도 있는데 이걸 현실화하자, 그러니까 실거래 가격과 비슷하게 맞춰야 한다는 게 시민단체와 이번 정부의 입장인 거고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감시팀 최승섭 부장입니다.

    "우리나라 토지 소유 편중은 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보유한만큼 세금을 내지 않는 게 가장 큰 원인이자 문제인데요. 정부가 적어도 보유한 만큼은 공평하게 세금을 내자라면서 공시지가 정상화에 나선거고요. 그 제도가 정착돼야 과도한 토지 소유, 주택 소유의 편중이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홍영선> 반대하는 쪽은 그렇게 급격히 공시지가를 올리게 되면 세금 폭탄이다 말도 안 된다고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죠.

    ◇ 임미현> 그렇죠. 아무래도 누가 세금 내는 걸 좋아하겠습니까.

    ◆ 홍영선> 네 누구라도 마찬가지 일겁니다. 하지만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내잖아요? 근데 이 공시지가가 어느 한 쪽은 계속해서 비율이 낮았다면 어떤가요?

    ◇ 임미현> 조세의 형평성이란 게 있는데 그럼 안되겠죠?

    ◆ 홍영선> 처음 공시지가가 도입된 이후부터 실거래가 반영률은 좀 낮았습니다. 그런데다 2000년 초반 땅값까지 천정부지로 오르자 2005년도에 아파트만이라도 좀 현실화하자 하면서 공시가격제도를 도입했고요. 그때부터 아파트 공시가격은 실거래가의 70%정도가 됐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단독주택 등은 그렇지가 않죠.

    예를 들어서 실거래가 7억의 아파트는 공시지가가 5억 정도, 실거래가가 7억 단독주택은 공시지가가 2억 정도인거죠. 공시지가는 세금 내는 기준이라고 했잖아요. 그러다보니 똑같은 가격의 집이지만 아파트 산 사람들이 세금을 더 많이 내는 등 '형평성' 차원의 문제도 발생하는 겁니다.

    ◇ 임미현>그렇군요. 세금 내는 것도 싫지만 공평하지 않다는 점은 문제가 있어 보이네요.

     

    ◆ 홍영선> 지역적으로도 좀 불공평합니다. 강남의 경우 시세 대비 공시지가가 18~30%대인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시민단체 경실련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으로 서울 송파구의 헬리오시티는 평당 1억 3천만원 정도였는데 공시지가는 2300만원으로 시세반영률이 18%밖에 안됐습니다.

    2001년 분양을 해서 2004년 입주한 서울 강남구의 삼성동 아이파크의 경우엔 분양 때는 평당 2500만원대였는데 지난해 1억 4000만원이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공시지가는 시세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서 모든 정권에서 30%대에 불과했고요.

    업계에선 강남 시세가 워낙 많이 올라갔기 때문에 공시지가가 속도를 못 맞추는 거라고 하지만, 다른 지역은 시세 반영률이 60-70% 정도로 높은데 강남만 이렇게 시세 반영률이 낮다면 '형평성' 얘기가 나올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 임미현> 형평성을 해소해야죠. 좋습니다. 하지만 이 공시지가가 현실화 되면 세금 폭탄 맞는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고, 나도 그런 게 아닌가 다들 궁금해 하는데요. 그건 어떤가요?

    ◆ 홍영선> 시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일부 지역에서는 세금이 전 보다 늘어날 순 있지만 보통의 다른 지역은 미미하게 상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토부는 '그동안 가격이 급증해 고가 부동산에 해당되지만 공시가격이 시세상승분을 따라잡지 못해 형평성 훼손이 심한 부동산'에 한해 공시가격을 상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대상을 한정 했거든요.

    또 아무리 공시가격이 상승하는 곳일 지라도 '세금폭탄'을 맞을 가능성은 적습니다. 법적장치가 마련돼 있기 때문인데요. 1주택자의 종부세 등 보유세는 공시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전년도 세액의 150%를 넘지 못하도록 법적 상한선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지난해 주택 보유세 납부액이 400만원이었던 1주택자라면 공시가격이 급등하더라도 올해 세액은 600만원으로 묶일 수 밖에 없습니다. '세금폭탄'이라고 보긴 어렵겠죠?

    ◇ 임미현> 건강보험료도 오를 거라는 우려도 많이 나왔어요.

    ◆ 홍영선> 공시지가가 아무래도 세금의 기준이 되다보니 그런 우려도 많이 나왔는데요. 정부가 직접 공시지가가 30% 오르더라도 건강보험료 평균 인상률은 약 4% 수준일 거라고 밝혔습니다.

    ◇ 임미현> 그런데 이러한 '세금폭탄'론, 전 너무 익숙하거든요. 참여정부 때도 비슷한 프레임이 일부 보수언론을 통해 반복됐어요.

    ◆ 홍영선> 네 지금도 일부 보수언론과 경제지들을 중심으로 공시지가, 공시가격이 크게 올라서 세금폭탄이 될 거라는 기사가 나오는데요. 특히 명동 땅의 공시지가가 2018년까지는 1m²당 9천만 수준이었다가 올해 1억 8천만원, 두배가 됐다며 징벌적 과세이며 문제라고요.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요.

    한국에서 가장 비싼 땅인 이 명동땅은 2017년 실거래가가 3.3m²당 10억 2천 9백만원에 거래됐습니다. 그럼 공시지가를 보죠. 1m²당 1억 8천만원이니까 여기에 3.3을 곱하면 6억원 정도가 됩니다.

    징벌적 과세라고 표현했는데 자세히 보면 2017년 시세의 60% 수준 뿐입니다. 올해 시세는 2017년 시세보다도 더 높아졌겠죠? 그럼 60% 이하일 겁니다. 아파트같은 공동주택에 살고 있는 우리가 세금을 내온 70%수준의 공시가격에 비해 아직도 낮은 건데요. 징벌적 과세로 볼 수 있을까요?

    2007년 1월 31일 조선일보 <6억 넘는 단독주택 28% 늘어 '세금폭탄' 논란 일듯> 표에 자세히 보면 "감면과 세부담 상한액을 고려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실제 부담은 약간 줄어들 수도 있다"고 적시돼 있다.

     

    공시지가, 그리고 공시지가에서 건물값까지 포함된 공시가격이 오르면 자연히 세금이 올라가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인데 이를 전체로 싸잡아 '세금폭탄'으로 묘사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참여정부 이후 미디어비평에서도 자주 지적되어 온 사항입니다. 그런데 올해도 똑같이 반복되고 있는 거죠.

    ◇ 임미현> 아무래도 세금 문제가 민감해서 일 거 같습니다. 정부는 계속 적극적으로 반박 자료를 내고 있지만 갑자기 세금을 많이 내려는 사람들의 반발은 계속 클 거 같아요.

    ◆ 홍영선> 조세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어느 정도 실거래가 반영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맞다는 게 다수의 의견입니다. 하지만 어떤 특정 지역이나 특정 계층을 콕 집어서 접근하는 것은 불필요해 보입니다. 자의적인 세금일 수 있다는 부작용을 낳기 때문이죠. 실거래 가격의 몇 퍼센트를 적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가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입니다.

    "공시지가를 실거래가에 가깝게 가져가는 것은 맞다고 봅니다. 실거래 가격의 70~80%를 일괄 적용하라는 원칙을 통해서라도요. 하지만 특정 지역의 공시지가를 올리거나 낮추거나 하는 식이면 정부가 상당히 자의적으로 개입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죠. 정부가 원칙 없이 자의적으로 정책을 쓴다면 내가 맘에 안드는 사람한테는 더 많이 걷고 맘에 드는 사람한테는 덜 걷을 수도 있는 것이고 그런 인식을 줄 수도 있으니까요.

    실거래가 반영률의 원칙을 정하고 이에 적합한 세율을 조정하는 게 맞습니다. 그런 조정 없이 마구잡이식이 되다 보니 안 그래도 예민한 세금 문제에서 불만이 나올 가능성이 크고요. 이런 부분은 절차와 근거를 투명하게 해서 세심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 홍영선> 요즘은 특히 세금을 너무 많이 걷어간다는 인식이 거세지고 있는데요. 정부도 이러한 시점에서 "세금 더 거둬들이는 것 아니다" 반박만 할 게 아니라, 이 세금을 어떤 원칙을 가지고 걷어서 어떻게 더 잘 국민들에게 쓰겠다고 강조하는 지혜를 발휘했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의 경우, 주마다 다르겠지만 보유세를 꽤 많이 때리는 곳에선 미국 사람들 자체가 부동산 관련 세금을 교육세로 생각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세금이 비싸도 그 쪽으로 가는 경우도 많고요. 이런 해외 사례도 참고해봤으면 합니다.

    ◇ 임미현>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우리집 공시지가, 공시가격이 궁금한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요?

    ◆ 홍영선>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데요. 사는 곳에 따라 볼 수 있는 시기가 다 다릅니다. 아파트의 경우는 5월 말 한 번에 나오고요. 단독주택의 경우는 이번 달 25일 공시한다고 하니까 그때 이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겁니다.

    ◇ 임미현>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홍영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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