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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나치 논란까지...안익태의 애국가 모른 척 할까요?”

사회 일반

    이해영 “나치 논란까지...안익태의 애국가 모른 척 할까요?”

    안익태 파헤치는 <안익태 케이스> 출간
    日 유럽첩보원 에하라 집에 2년 반 기거
    나치 외곽조직 후원받아...친나치 주장
    '안익태 애국가' 사회적 재논의 필요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해영 (한신대 교수)

    애국가의 작곡가 안익태. 하지만 친일 논란에 휩싸이면서 지금은 친일 인명 사전에 올라 있는 인물이죠. 그래서 안익태가 작곡한 우리 애국가를 우리나라 상징으로 계속 불러야 하느냐 마느냐 논란은 있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안익태가 친일뿐만 아니라 독일 나치 정권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이런 주장이 나와서 논란입니다. 한신대학교 국제학부 이해영 교수가 이런 주장을 담은 책을 냈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 직접 만나보죠. 이해영 교수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해영> 안녕하세요.

    ◇ 김현정> 책 제목이 안익태 케이스? 사실 친일 논란은 지난 10여 년간 끊임없이 있었어요. 애국가를 쓰느니 마느니 이런 저희 토론도 하고 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민족 문제 연구소가 친일 인명 사전에 올리기까지 한 이유, 대표적인 친일 행적 몇 가지만 짚어주신다면요?

    ◆ 이해영> 가장 대표적으로는요. 42년 9월 18일 만주국 건국 10주년 기념 연주회를, 축하 연주회를 베를린에서 안익태가 지휘를 합니다.

    ◇ 김현정> 일본의 만주국.

    ◆ 이해영> 그 영상이 당시에, 한 10여 년 전에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가 됐고 그걸 기반으로 해서 안익태의 친일 행적에 대해서 연구서들이 나오고 논문들이 나오기 시작한 거죠.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그렇게 하나둘 밝혀지면서 친일인명사전에까지 오르게 된 건데 이번에는 친일 얘기가 아니라 나치와의 연관성을 주장하셨어요.

    ◆ 이해영> 네.

    ◇ 김현정> 무슨 얘기입니까?

    ◆ 이해영> 안익태의 베를린 시절 한 2년 반 가까운데요. 이때를 풀이할 수 있는 키맨이 에하라 고이치라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이 그런데 OSS. 지금은 CIA죠, 미국의. 그 문서에 따르면 일본의 유럽 첩보망의 독일 책임자, 독일 총책이었다고 하거든요. 첩보 책임자의 집에 첩보 책임자, 전시 상황에서 그러면 아무런 이유 없이 안익태를 2년 반 가까이 데리고 있었겠냐 하는 건 나름대로 합리적 의심이라고 볼 수가 있을 거예요. 그다음 두 번째 측면이 하나가 있는데 안익태를 스폰서 해줬던 독일 협회라고 하는 나치의 외곽 조직이었죠. 나치 외무성과 나치 선전성으로부터 자금을 받는 나치 조직이었어요.

    ◇ 김현정> 나치의 조직이 안익태를 후원했다?

    ◆ 이해영> 후원 정도가 아니라 이 행사를 어레인지를 하고 수고비를 지급한다든지, 이런 것들을 쭉 2년 넘게 해 온 셈이죠, 이 단체에서.

    ◇ 김현정> 독일에 거주하는 일본 첩보원 집에 안익태가 거주했다, 한 가지. 또 나치의 외곽 조직인 독일 협회에서 안익태를 후원했다, 두 가지. 이 두 가지는 어떻게 보면 간접적인 정황이고 보다 직접적인 다른 연관 관계도 있습니까?

    ◆ 이해영> 기본적으로 당시는 전시 상황이고 독일하고 일본은 군사 동맹 관계였어요. 그다음에 43년 7월달에 안익태가 독일로부터 제국 음악원 회원증을 발부받아요. 조선 사람으로서는 유일하죠. 그런데 이 회원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게슈타포가 신원 검증을 합니다. ‘정치적으로 아무 하자 없음’ 이렇게 도장이 꽉 찍혀 있는 이 회원증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려고 하던 차에 전황이 독일에게 점점점 불리하게 된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독일의 나치의 눈으로 사상 검증을 할 때 아무 문제가 없다라는 증서가 나왔다는 거예요?

    ◆ 이해영> 네, 회원증이죠.

     

    ◇ 김현정> 그런데 한국인이라면 꼭 나치에 부역을 하지 않았더라도 특별히 나치에 반대 될, 유태인하고의 관계도 없고 하니까 그런 회원증 나올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 이해영> 그런데 나치즘은 모든 사안, 모든 사람을 정치적인 관점, 자기에게 유리한지 정치적으로 이 관점에서 판단을 해요. 이건 굉장히 중요한 지점입니다. 예를 들어서 게슈타포 측에서 본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이용 가치가 있고 동시에 사상적으로 문제가 없겠다 하는 정도의 판단을 했다고 보는 거죠.

    ◇ 김현정> 나치즘 혹은 히틀러에 부역하는 혹은 동조하는 그들이 주최한 음악회 같은 곳에서 연주한 기록 같은 것도 있나요?

    ◆ 이해영> 그렇죠. 4월 21일이 히틀러의 생일이에요. 그런데 1944년 4월달에 파리에서 베토벤 축제가 열립니다, 페스티벌이. 그때 안익태가 4월 21일날 지휘를 하죠. 그런데 재미난 것은 4월 20일날 우리 다 아는 카라얀이 여기서 지휘를 합니다. 히틀러 생일 축하 공연하는 거죠.

    ◇ 김현정> 제가 지금 듣는 와중에 독일에 거주하는 일본인 첩보원의 집에 거주했다는 게 굉장히 흥미로운데요.

    ◆ 이해영> 재미난 사실이죠.

    ◇ 김현정> 그렇죠. 안익태는 어떻게 하다 그 집에 가게 됐다고 공식적으로는 어떻게 알려져 있었어요, 그동안?

    ◆ 이해영> 공식 기록에 당연히 없겠고. 에하라 고이치라는 사람의 후일담 기록이 남아 있어요.

    ◇ 김현정> 그 첩보원의?

    ◆ 이해영> 41년 연말쯤 돼서 안익태가 불가리아에 있는 일본 대사관에서 기미가요를 연주했다고 하는 기록들이 남아 있거든요. 그 직후에 에하라 고이치가 말하기를 ‘안익태가 자기를 찾아와서 상담을 요청했다, 해서 자기 동생도 마침 일본 동경 음악원 출신인데 안익태가 거기 출신이고 해서 안익태를 후원하고 대성시키기 위해서 자기 집으로 오라고 했다.’ 이렇게 기록은 되어 있어요.

    ◇ 김현정> 그래요. 애국가의 작곡가기 때문에 우리가 안익태 행적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건데 그래서 새로운 애국가가 지금이라도 필요한 것 아이냐는 주장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안익태 흉상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 이해영> 저로 봐서는 우리가 선택을 해야 될 거라고 봅니다. 첫 번째는 그냥 모른 척하기. 지금 10년 동안 그렇게 해 왔지 않습니까? 그 다음에 조금 두 번째는 조금 찜찜하지만 그냥 뭐 사회적, 정치적 비용이 너무 많이 드니 그냥 넘어가자, 이런 주장도 할 수가 있겠죠.

    그 다음에 마지막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역사 정의라는 차원에서 좀 더 국민적인 공론화를 통해서 새로운 국가를 만들자, 왜냐하면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에요, 기본적으로. 국가가 하나라면 예를 들어 애국가는 여러 가지 존재할 수 있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더 이상 그런데 모른 척하기에는 조금 힘들지 않게 되었나,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 김현정> 그러게요. 나치와의 관계성, 의혹까지 불거진 상태라면 이게 과연 그냥 갈 수 있는 건가 의문스럽기는 한데, 우리가 이제 결단을 내려야 될 시점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교수님,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이해영> 고맙습니다.

    ◇ 김현정> 새로운 화두를 던졌네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해영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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