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행정관.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와대 탁현민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이번에는 청와대를 떠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탁 행정관은 이날 오전 1시쯤 기자들에게 보낸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통해 자신이 행정관 직분을 내려놓을 것이라며, 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탁 행정관은 "진짜 나가는 것이냐 아니냐? 지난 20개월 동안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며 가장 많이 했던 답"이라며 "나가고 싶고, 나가겠다고 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실행(?)에 옮겼으며, 이번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탁 행정관은 지난 7일 사표를 제출하고 11일부터 휴가를 내 출근하지 않고 있다. 15일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탁 행정관의 사표 수리는)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탁 행정관의 결심은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기획자이며 연출가가 어떤 일을 그만 둘 때는 세가지 이유가 있다"며 "그 일이 끝났거나, 더 이상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거나 그리고 입금이 안되었거나. 바닥 났습니다. 밑천도 다 드러났고. 하는데까지 할 수 있는 것까지는 다 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 감성과 새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도 다시 채워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탁 행정관이 현재 공석인 의전비서관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그는 "의전비서관 자리두고 걱정과 우려(?) 많으신데 안 그러셔도 된다. 제 자리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20개월 동안 혼자 일하지 않았다"거나 "누구 한명 빠졌다고 일이 안되거나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청와대에서는 대통령 한 사람을 빼고는 누구도 언제든 대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공백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켰다.
탁 행정관은 자신의 행보에 대해 "왜 이렇게 화제가 됐나도 생각해 봤다"며 "언론에서 화제로 만들어 줬고 그리고 나서 화제가 됐다고 화제를 삼으니 화제가 되고 나서는 그냥 지나가도 화제, 얼굴만 비추어도 화제 심지어는 얼굴이 안보여도 화제가 되있더라"라며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탁 행정관은 공연기획 전문가로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주요 행사를 주도했다.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임명돼 대규모 국가 기념식 등을 기획하는 업무를 맡아 역량을 발휘해 문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과거 자신의 저서에서 여성 비하 표현을 일삼아 논란을 빚었고, 시민사회와 정치권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탁 행정관은 지난해 6월에도 사의를 표명한 바 있으나 당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첫눈이 오면 놔주겠다"며 사퇴를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