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향하는 이호진 전 태광 회장(사진=연합뉴스)
수백억대 횡령·배임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뒤 보석기간 중 음주와 흡연으로 '황제보석' 논란이 불거진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에 대해 검찰이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6일 검찰은 서울고법 형사6부(오영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회장의 특정경제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횡령) 사건의 재파기환송심 결심에서 징역 7년에 벌금 70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과 모친은 장기간 회계조작을 통해 조직적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빼돌리는 전형적인 재벌비리 범죄를 저질렀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고 모친이나 다른 임직원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은 보석석방을 받고 자중해야함에도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등 사회 물의를 일으키고 법을 경시하는 태도를 드러냈다"며 "오랜기간 재판을 받고 아픈 점을 감안하더라도 엄중한 처벌 내릴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으로 인해 많은 임직원들이 수시기관에 와서 조사를 받아야 했다"며 "이번 수사의 목표는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자랑스러운 회사원들이 양심에 위배되는 일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후진술 기회를 얻은 이 전 회장은 "과거의 관행을 용기있게 벗어던지지 못해 정말 후회스럽다"며 "태광 가족을 비롯해 국민 여러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어머니 이야기를 할 때는 울먹거리기도 했다.
그러나 "저는 병원에서만 몇 년을 있어 집에 왔다갔다 한 생활이 길지 않다"며 "술집에는 가본 적이 없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앞서 이 전 회장은 2011년 4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됐으나 간암과 대동맥류 질환 등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났다. 이어 법원은 2012년 집과 병원만 오가는 조건으로 병보석을 허가했다.
이후 1심과 2심은 이 전 회장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고, 1차 파기환송심에서는 징역 3년 6개월로 감형됐다. 대법원은 지난 10월 조세포탈 혐의를 다른 혐의와 별도로 선고해야 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지난해 이 전 회장이 음주·흡연을 하고 떡볶이를 먹으러 다니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돼 '황제보석'이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재판부는 이 전 회장에 대한 보석을 취소했다.
한편 재판부는 다음달 15일 오전 이 전 회장에 대한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