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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손혜원의 '목포 사랑'은 왜 논란이 됐나

기자수첩

    [뒤끝작렬]손혜원의 '목포 사랑'은 왜 논란이 됐나

    손혜원 "목포 구도심 살리려 매입"했다지만 논란 지속
    현역 의원·상임위 간사·영부인 친구 등 자신의 지위만으로도 오해 여지 충분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죽어가던 목포 구도심 살리기가 장안의 화제가 됐다.

    손 의원의 남편이 운영하는 재단을 비롯해 조카, 보좌진이 동참해 특정 지역의 주택을 10여채나 샀으니 그럴 만도 하다.

    민주당은 긴급히 진상조사에 나서는 한편 손 의원에게 상임위 사보임 등을 권유했지만 본인이 잘못한 것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정리가 쉽지 않은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

     

    손 의원의 '목포 사랑'이 남다른 점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

    2017년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와 처음으로 목포 구도심을 찾은 그는 이 곳의 예술적 가치에 빠져 그때부터 홍보에 나서기 시작했다.

    SNS 등을 통해 꾸준히 건축물의 가치에 대해 알림은 물론 주변인들에게도 매입을 권유함은 물론 자신이 운영 중인 나전칠기박물관을 목포로 옮길 계획도 언급했다.

    보도가 된 내용을 살펴봐도 10채 중 절반 이상은 박물관을 짓기 위한 매입이었고, 손 의원의 조카는 실제로 목포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손 의원이 이런 활동을 직접 하기에는 여론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손 의원은 문화재청을 피감기관으로 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여당 간사인 국회의원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고교 동창이다.

    목포 주민들에 따르면 손 의원이 영부인을 "정숙이, 정숙이"라고 친근하게 부르며 돌아다녔다고도 한다.

    중앙에서 여권 정치인이 초청하지도 않았는데 지역에 직접 내려와서 다수의 부동산 매입을 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인다면 어느 지방자치단체나 해당 지역 주민인들 반기지 않겠는가.

    일반인이 투자나 투기의 목적으로 건물을 매입한다면 단순한 사적 지대 추구행위로 여길 수 있다.

    하지만 현지 주민들이 "유력 정치인"으로 부를 정도의 인물이 특정 지역의 부동산 매물을 알아보고 가족과 측근인사를 통해 10여 채의 건물을 매입한다면 이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소문이 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하다.

    직접 1억원의 현금을 증여하며 조카에게 매입을 권유하고 해당 건물에서 정부와 지방정부가 하는 홍보행사에 편입되도록 한 점도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했다.

    손 의원 측은 "지역 활성화를 위해서는 목포에 거주하는 사람이 건물을 매입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며 손 의원 자신이 직접 매입을 하는 대신 배우자의 재단이나 조카, 보좌진의 배우자 등의 명의로 구입한 경위를 설명했다.

    또 손 의원은 "시세차익을 노린 바 없고 문화재로 지정되면 건물 값이 오르지 않는다"고도 일반적인 현상을 설명했다.

    하지만 그의 해명과는 무관하게 일부 여론은 "차명 거래"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고 목포 구도심 건물들의 시세와 거래량도 크게 증가한 상태다.

    여기에 매입이 시작된 이후 시점에서 상임위 소위원회에서 문화재청에 목포 주택의 보수 필요성을 언급함은 물론 문화재 지역 내 건축물의 숙소화를 가능하도록 당부한 점, 국정감사를 통해 다른 의원들과 조카가 소유자인 창성장을 방문한 점 등도 순수성을 의심받는 대목이기도 하다.

    손 의원의 행위로 지역 활성화를 이룬 목포 지역 주민들은 상당수 감사의 뜻을 표했지만 타지역 주민 상당수는 온라인을 통해 정책 결정 과정에도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손 의원 측은 의원 본인은 물론 보좌진들까지 나서 "공인의 입장이기 때문에 오히려 직접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매입 등 사업을 추진했다"며 적극적으로 해명을 하고 있지만 오히려 적극적인 대응 태도에 논란이 식기는 커녕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때문에 손 의원이 목포 구도심 활성화를 위했다고 하더라도 좀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재 거리를 문화재로 등록하고 국고 지원을 받고 단장하려고 했다면 이 문제에만 천착했어야 했다. 아니면 주변 사람들에게 매입을 권유하는 등 사람들이 모이게 하려고 했다면 계속 그런방식으로만 하는 게 더 나았을 것이다.

    주변에 매입도 권유하면서 국고지원을 위해 힘을 썼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진 것이다. 물론 대부분 박물관 건설를 위한 매입이었다는 점에서 손 의원은 할말이 많을 수 있다.

    그렇더라도 자신의 사회적 위치나 시기에 따라 그 의도가 변질되게 비춰질 수 있음을 신경쓰지 못한 행동이었다.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 끈을 고쳐 매지 말라', '오이 밭에서는 신을 고쳐 신지 말라'는 이 두 성어는 '오해 받을 행동은 아예 하지를 말라'는 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

    같은 뜻이 2번이나 반복해서 함께 사용되는 데는 오해의 소지를 줄이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국회의원이라는 공직자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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