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혁신성장 선봉에 수소 경제를 내세우고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내놓으면서 그동안 부족한 인프라와 지원이 약점으로 꼽히던 수소전기차가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다.
다만 수소연료 확보 등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는 지적과 함께 전문가들은 전기차와 수소전기차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며 공생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설명한다.
수소 연료전지차 '넥쏘'의 심장 살펴보는 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 수소경제 시동…"규모의 경제 실현"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직접 울산으로 내려가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단연 눈에 띄는 점은 '규모의 경제' 실현을 약속한 부분이다. 그동안 부족한 인프라로 인한 높은 차량 가격은 수소전기차의 약점으로 꼽혀왔다.
충전소 등 인프라 부족이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떨어뜨리고 결국 '차량 판매량 저하 → 생산량 저하 → 높은 생산비'라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수소전기차와 수소충전소 인프라 보급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수소승용차를 올해에만 4,000대 이상을 보급하고 2025년까지 연 10만 대 양산 체계를 구축한다. 정부는 양산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경우 현재 가격의 절반인 3,000만 원대에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미 국산화율 90%를 넘긴 수소전기차의 국산화율을 100%까지 달성해 시장성을 확보하면 2030년 약 85만대 정도의 내수기반을 갖출 것으로 전망했다. 최종 목표연도인 2040년엔 내수 290만 대, 수출 330만 대 등 총 620만 대 생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수소전기차 확산의 핵심인 수소충전소도 2022년까지 310곳을 만든다. 30억 원이라는 높은 설치비용을 고려해 보조금을 지원하고 이후로도 운영보조금을 주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 기존 액화석유가스(LPG)와 압축천연가스(CNG) 충전소를 수소충전이 가능한 융복합 충전소로 만든다.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사진=연합뉴스)
◇ "숙제 남아"…전기차와 공생(共生) 체계로미국과 일본, 독일 등에 비해 다소 늦은감은 있지만 정부가 세계시장 석권을 목표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면서 수소 산업계도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수소연료의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또 수소전기차만이 아닌 전기차와의 공생 체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수소전기차에 쓸 수 있는 수소로 '부생 수소'가 꼽히지만 양이 극히 제한적이다. 부생 수소는 석유화학이나 제철공장에서 나오는 찌꺼기 격인 수소로 석유화학이나 제철소가 망하지 않는 한 연료로 활용할 수 있지만 양이 적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연간 25만 대 정도 수준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경일대학교 신재생에너지학과 박진남 교수는 "수소충전소가 보급되는 초기에는 현재 산업에서 발생한 부생 수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이후 수백 기의 수소충전소가 운영될 경우 대량의 수소를 적정한 가격으로 안정적으로 공급할 방안을 고민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100% 친환경 방식인 '수전해 수소 생산'이 최종 대안으로 꼽히지만 높은 생산단가를 해결해야 한다.
결국 업계 전문가들은 전기차와의 공생 체계로 가야 한다고 설명한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두 차량의 장단점이 뚜렷한 만큼 '투 트랙'으로 나아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다.
전기차는 저렴한 가격과 운영비가 강점이지만 전기차에 쓰이는 전력은 화석 연료로 만들어져 100% 친환경으로 보기 어렵고 또 전기차가 주 운송수단이 될 경우 그 많은 전력을 어디서 충당하느냐도 문제다.
여기에다 전기차는 충전 시간이 길고 주행거리도 짧아 트럭이나 장거리 운송용 차량, 대중교통에는 적절치 않다.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는 "전기차의 경우 주행거리가 600km가 되려면 배터리 무게만 800kg에 달한다"며 "장거리 수송용 트럭 등에는 전기차가 부적합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전력소모량도 많아 전기차 1~2만 대가 돌아다니는 상황에는 모르겠지만 주 운송수단이 될 경우엔 전혀 다른 얘기가 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수소전기차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만큼 업계 관계자들은 전기차가 이를 보완하는 식인 투 트랙 전략을 고려해야한다고 설명했다.